[부산 시내 공공도서관 열람실 현황] ‘교육 1번지’ 동래구? 학생 100명당 1좌석도 안 돼

공부 공간 확보에 대한 고민은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의 주민편의시설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최근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들은 대부분 독서실을 기본 주민편의시설로 확보하는 추세다. 부산 동래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독서실. 김경현 기자 view@

부산지역 학생들의 공부 공간 부족은 현실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 열람실 태부족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본보는 최근 부산광역시시민도서관넷과 부산시교육청 자료를 통해 부산 시내 각 구·군별 초·중·고등학생 1인당 공공도서관 열람실 개수(영어·디지털 도서관 제외)를 분석했다. 그 결과 소위 ‘교육 1번지’로 불리며 문화교육특구로 지정된 동래구가 가장 열람실이 모자라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공공 ‘공부 공간’인 도서관 열람실
동래·강서·사상·사하 등 태부족
학생들, 할 수 없이 사설 독서실로

서울, 구립 독서실 88곳 운영 중
부산은 30곳에 불과… 확대 시급

동래구는 학생 100명당 한 자리의 열람실 좌석(0.79개)도 갖추지 못했다. 동래구 외에도 학생 100명당 열람실 좌석은 강서구(1.04개), 사상구(1.1개), 사하구(1.23개), 남구(1.64개) 순으로 열악했다.

구별 인프라 차이도 현저했다. 해운대구의 경우 최근 인문학도서관의 개관으로 열람실이 늘어나 1000석 가까운 좌석을 확보하고 있었다. 부산진구의 경우 시립도서관이 있어 1445석에 달하는 공부할 공간을 확보했다. 그러나 청소년 수가 각각 3만 명 내외인 남구와 동래구는 각각 486석, 252석의 열람실밖에 없었다.

특히 동래구는 학생 수가 동래구의 3분의 1 수준인 1만여 명의 영도구(254석)보다 더 공부할 공간이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래구의 한 대학에서는 주말이면 고교생들이 대학 교재를 들고 몰래 들어가 공부를 하는 통에 대학생들과 마찰을 빚는 현상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 빈자리는 사설 독서실이 메우고 있었다. 동래구의 사설 독서실 개수는 44개. 해운대구(55개)에 이어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동래구청 관계자는 “선거 때마다 동래구에 도서관을 짓겠다는 공약이 나오지만, 실질적으로 도서관 건립으로 이어진 적이 없다”면서 “현재로선 도서관을 지을 땅도 예산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새로 짓는 도서관은 전 연령 평생교육을 지향하며 열람실 수를 줄이고 컴퓨터실이나 회의실 등을 늘리고 있어 청소년 공부 공간 부족 해소에는 역부족이다.

반면 서울지역은 이러한 청소년 공부 공간 부족 현상을 줄이기 위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구립 청소년독서실 혹은 구립 청소년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 500원만 내면 소득에 상관없이 청소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총 22개 구에서 100~600석 규모의 청소년독서실 88개를 구립으로 운영하고 있다. 부산지역이 13개 구가 50석 내외 공부방 30곳 정도를 운영하는 것과는 천양지차다.

특히 ‘목동 학군’으로 잘 알려진 서울 양천구를 부산지역 지자체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도드라진다. 양천구에는 6만여 명의 초·중·고등학생이 거주한다. 학생 수는 동래구의 배이지만 올해 구립 청소년독서실 운영에 동래구보다 30배 많은 예산을 운용한다. 서울 양천구는 647석의 구립 청소년독서실 운영을 위해 지난 3월부터 3개월 동안에만 1억 6486만 원을 썼지만, 동래구는 그나마 부산에서 가장 큰 88석의 구립 청소년공부방을 운영한다면서 1년 통틀어 1450만 원의 예산만 투입하고 있다.

조소희 기자 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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