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청 7개월 만에… 내려앉은 부산지검 서부지청 ‘실화냐’

▲ 16일 개청한 지 7개월 된 부산 강서구 부산지검 서부지청 건물 서편에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해 보도블록들이 내려앉고 건물과 틈이 벌어져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개청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은 부산지검 서부지청 건물에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해 법무부가 조사에 나섰다. 인근 대규모 아파트의 터파기 공사, 건물 자체의 졸속 시공 등 침하 원인을 두고 여러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지검 서부지청 건물 서편. 외벽과 맞닿아 있는 보도블록들이 내려앉아 있었다. 건물 밑 철골과 흙이 훤히 보일 정도로 땅이 꺼진 상태. 건물 뒤편과 동편 일부 등에서도 이 같은 지반 침하 현상이 목격됐다. 법무부는 지난달 중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건물 하자 검사’를 통해 현상을 확인하고, 민원인이나 직원의 접근을 막는 통제선을 설치했다.

지난해 문 연 강서구 청사
건물 서편 지반 무너져 내려
내부 골조까지 훤히 드러나
침하 원인 둘러싼 논란 예고

서부지청은 지난해 10월 23일 완공돼 운영되고 있다. 개청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하면서, 그 원인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법무부와 청사 시공사인 A사는 청사 서편 맞은편에 짓고 있는 대규모 아파트 공사를 원인 중 하나로 추정하고 있다. 아파트 공사의 ‘터파기 작업’이 땅 아래의 펄층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지반 침하가 해당 공사와 가까운 서편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A사 관계자는 “외력이 없더라도 청사 주변 일대가 연약지반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지반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주변 공사의 터파기 공사가 최초 침하 현상이 목격된 시점과 비슷한 점을 볼 때 주변 공사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A사에 따르면 청사의 지반은 최대 15~20㎝ 내려앉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아파트 공사를 맡은 B사는 터파기 공사의 영향은 없다고 주장한다. B사 관계자는 “만일 우리가 공사가 문제라면 건너편 청사뿐 아니라 우리 공사장 주변에도 지반 침하 현상이 일어났을 것”이라면서 “자체 조사 결과 우리 공사 주변 지반은 기울어짐 현상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청사의 ‘졸속 시공’ 가능성도 제기한다. 바로 옆 서부지원과 준공일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앞당겨 진행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청사는 건물 설계 당시 권장 공사 기간인 28개월보다 짧은 24개월이 걸려 준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

법무부는 우선 A사, B사 등과 함께 건물 경사도를 측정하는 ‘수직계’를 설치해 추가 침하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일단 추가 침하가 없다면 보강 공사를 바로 진행할 것이며, 원인 파악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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