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찌질해 드립니다~” SNS에 ‘공감 폭발’

찌질함, 분노 등의 감정을 대신 표현해 주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해당 페이지에 올라온 게시글 중 일부. 페이스북 캡처

‘연락해 볼까….’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린 지난달 어느 야심한 새벽. 페이스북에 올라온 5글자밖에 되지 않는 게시물에 순식간에 3000여 개의 좋아요와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린다. ‘나 대신 찌질해 줘서 고마워’ ‘최근에 매일 고민했던 거야’ 등 공감의 메시지를 담은 댓글들이 대다수다. 7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보유한 페이스북 ‘대신 찌질한 페이지’의 이야기다.

찌질함·분노·슬픔 등 감정
대신 표출해 주는 SNS 인기

페북’대신 찌질한 페이지’
7만 명 넘는 팔로어 보유

오프라인 관계 맺기 서툰
1020세대, 공감 얻기 위해
온라인 세계로 우회해 표현

최근 SNS에서 감정을 대신 표출해 주는 페이지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질함(찌질함), 분노, 슬픔, 자랑 등 다양한 감정을 대신 표현해 주는 페이지가 우후죽순 생기고, 팔로어도 각각 수만 명에 육박할 정도다. 현실에서 감정 표현이 서툰 10~20대가 온라인 상에서 감정을 ‘외주화’해 공감을 주고 받는 세태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대신 분노를 표출해 주는 페이스북 ‘대신 화내 주는 페이지’에는 시험기간, 직장상사, 만성피로, 친구관계 등 다양한 테마에 관한 분노가 업로드된다. 예컨대 ‘살쪘다고 징징대지 말던(든)가, 먹지를 말던(든)가. 둘 중 하나만 해’라는 저격 메시지가 익명으로 게재되면 팔로어들이 좋아요와 댓글 등을 통해 공감을 표현한다. 자신의 친구들을 여럿 태그해 ‘내 이야기구나. 앞으로 징징대지 않을게’라고 댓글을 다는 식이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허세, 자랑, 슬픔 등을 대신 전달해 주는 페이지도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단순히 메시지만 대신 전달하는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셈이다.

대학생 정 모(20) 씨는 “친구는 물론이고 선배, 가족 등과 SNS 친구를 맺다 보니 내 계정으로 솔직한 글을 쓰기가 부담스럽다”며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데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실에서 감정 표현이 서툰 1020세대가 ‘좋아요’로 대변되는 온라인 세계의 공감을 얻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동아대 윤상우(사회학과) 교수는 “1020세대는 오프라인 세계에서 관계 맺기에 서툴지만, 그렇다고 해서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간 본연의 욕구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며 “본인이 채우고 싶은 감정을 SNS 유명 페이지를 통해 우회적으로 대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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