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끝났는데..현수막은 ‘나 몰라라’ 방치

14일 오후 2시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한 도로. 대형 할인마트 앞 횡단보도를 중심으로 6·13 지방선거 관련 현수막이 10개 넘게 걸려 있다. 연산교차로, 수영교차로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도 마찬가지였다. 소위 ‘현수막 명당’이라 불렸던 곳인데 선거 현수막이 수없이 널려 있었다. 당선 감사 현수막을 새로 내거는 이도 상당수 있었으나, 현수막을 스스로 철거하는 모습은 좀체 찾기 어려웠다.

출마자 ‘지체 없이’ 철거
규정에도 직접 회수 드물어
구청 행정력 동원하는 현실

“철거 가이드라인도 있어야”

14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출마자는 법적으로 선거일 다음 날 0시부터 지체 없이 현수막을 철거해야 한다. 부산시선관위 관계자는 “명확히 정해진 철거 기간은 없다”며 “철거에 대한 안내를 지속적으로 한 뒤 그래도 철거가 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을 경우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문다. 또 정당, 당선인, 낙선인은 오는 26일까지 당선사례 또는 낙선사례 현수막을 정해진 개수만큼 내걸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출마자가 직접 현수막을 철거하는 사례는 드물다. ‘지체 없이’라는 규정이 모호해 과태료를 물리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선거에 떨어진 사람에게 과태료까지 물릴 수 있겠느냐는 정서도 한몫한다.

결국 선거 현수막 철거는 지자체 공무원들의 몫이다. 선거 현수막으로 인한 생활 불편 민원이 쏟아지는 곳은 구청이기 때문이다. 부산진구청은 주민센터에서 차출한 공무원 등 50여 명으로 특별반을 구성해 곳곳에 설치된 선거 현수막을 철거한다. 연제구청은 민원이 접수될 때마다 즉각 투입할 수 있는 현수막 철거 인력을 두고 있다. 다른 지자체도 비슷한 방법으로 행정력을 투입해 선거 현수막을 철거하는 실정이다.

부산의 한 구청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올 때 선관위를 통해 각 선거사무소에 민원을 전달해 봤지만 대부분 들은 체도 안 한다”며 “일부 출마자는 가로수에 묶은 밧줄을 그대로 두고 가는 등 대충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청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 정 모(40) 씨는 “선거가 끝나고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 현수막을 볼 때면 짜증이 솟는다”면서 “선거 현수막 설치는 물론 철거에도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안준영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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