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암수술 위해 대출한 552만원 분실…경찰 추적 사흘만에 찾아

지난 3일 낮, 부산 영도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장 모(48) 씨는 순간 ‘앗차’하며 주변을 살폈다. 팔에 품고 있던 갈색 손가방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손가방에는 현금 500여만 원이 넘게 들어있었다. 아내의 암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대출받은 돈 등이 담겨 있던 소중한 가방이었다. 마지막 기억을 더듬어 보니, 자신의 1t 트럭 운전석에 오르기 전까지만 해도 손에 가방을 들고 있던 장면이 머릿속에 스쳤다.

태풍 ‘쁘라삐룬’이 북상하면서 비바람까지 몰아치던 날이었다. 망연자실한 장 씨는 그길로 영도경찰서로 달려갔다. “가방을 잃어버렸다”는 장 씨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영도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 공윤식 경감과 진승태 경위 등은 그 길로 장 씨의 가게 앞 CCTV를 살폈다.

20초마다 한 번씩 돌아가는 카메라가 찍은 녹화 영상 속엔 장 씨가 1t 트럭에 탑승하면서 손가방을 도로에 떨어뜨리는 장면이 남아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남성이 다가와 도로에 떨어진 손가방을 가져가는 것으로 의심되는 장면도 때마침 희미하게 찍혀 있었다.

거센 비바람으로 몸을 가누기 힘든 날씨인데도, 우산도 없이 걸어와 차로 한가운데 떨어진 가방을 줍는 이 남성을 경찰은 주목했다.

문제는 역시 날씨였다. 범행 장면으로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비바람이 치는 탓에 CCTV 영상 화질이 맑지 않아, 해당 남성이 누구인지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비슷한 시간대에 인근 도로를 지난 차량 40대를 뒤졌다. 마침내, 한 시내버스 블랙박스 영상에서 승용차에 탑승하는 A(34) 씨의 인상착의를 확인했고, 차량 번호 조회와 통신수사 끝에 지난 7일 검거했다.

경찰은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A 씨를 입건했다. A 씨는 가방을 주워간 사실을 처음엔 시인하지 않았지만, 경찰이 증거를 내놓자 “죄송하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현금 552만 원이 들어있는 손가방은 무사히 장 씨에게 돌아갔고, 장 씨의 가족도 치료를 잘 받을 수 있었다. 장 씨는 “휴일도 반납한 채 가방을 찾기 위해 애써주신 경찰분들의 노력 덕분에 정말 소중한 돈을 찾을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민소영 기자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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