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말고 카드 주세요 ‘노 캐시 사회’ 확산

#장면1. “어르신, 현금 말고 신용카드는 없으세요?” 18일 부산진구 서면 중심가 한 스타벅스 매장. 아메리카노 커피 3잔을 주문하고 주머니에서 꾸깃꾸깃한 1만 원 지폐 2장을 꺼내던 김 모(66·여) 씨에게 점원은 이렇게 물었다. 지난 16일부터 스타벅스 일부 매장이 ‘현금 없는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점원은 현금 사용을 위해서는 적립카드인 스타벅스 카드를 충전해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옛날에는 현금이 미덕이었는데 요새는 현금이 홀대받는 세상이다”고 말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장면2. 지난 17일 부산 중구 남포동에서 점심 약속이 있던 직장인 박 모(44) 씨. 사설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주차비를 내려 했지만 현금이 없었다. 현금을 찾기 위해 은행 위치를 묻자 주차장 주인은 계좌번호가 적힌 명함을 건넸다. 주차장 주인 최 모(56) 씨는 “현금이 없는 손님이 워낙 많아 계좌로 주차요금을 받기 때문에 현금이 굳이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스벅’ 현금 없는 매장 운영
현금 적립카드 충전해 계산
식당 등 무인계산대 줄도입
주차장선 계좌로 요금 받아

지갑 속 현금이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다. 최저임금 등의 영향으로 신용카드 전용 계산기, 신용카드 전용 매장까지 등장하면서 ‘노 캐시(NO CASH)’ 사회가 가속화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6일부터 전국 103개 매장에서 ‘현금 없는 매장’ 운영에 들어갔다. 부산에서는 주요 번화가 5개 매장이 현금 없는 매장이다. 매장에서 현금을 사용해야 할 경우 자체 카드에 현금을 충전해 써야 한다. 스타벅스가 올 4월부터 서울 3개 매장에서 현금 없는 매장을 운영한 결과 현금 거래율은 0.2% 수준이었다. 3개 매장을 합해 하루 1건 정도가 현금으로 거래됐던 셈이다.

주요 패스트푸드점, 소규모 식당에서도 키오스크(무인계산대)를 도입해 ‘노 캐시 사회’를 앞당기고 있다. 부산 중구 남포동, 서면, 경성대 일대에서 키오스크를 도입한 식당들은 실제 현금 사용률은 전체 매출의 10% 미만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주들은 “현금 고객이 거의 없는데 매대를 지키는 아르바이트를 쓸 이유가 없다”고까지 말한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에는 불법인 ‘신용카드 결제 거부권’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금 이용자가 현저히 줄어든 사회에서 현실을 모르는 대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노 캐시 사회는 자칫 고령층 소외로 확산될 우려도 있다. 올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40대 카드 보유율은 90%를 훌쩍 넘지만 고령층은 60~70대로 갈수록 30%대까지 떨어진다.

경성대 김태훈(금융물류학부) 교수는 “결제 수단이 첨단화하고 다양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현금에 익숙한 고령층의 정보 소외가 발생할 수 있어 카드 사용 인센티브 제도, 고령자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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