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청 75층 복합청사 개발 ‘보류’

낡은 구청사를 허물고 그 자리에 공공임대주택과 복합문화시설을 갖춘 초고층 복합청사를 짓겠다는 부산 서구청의 장밋빛 청사진(본보 지난 1월 1일 자 12면 보도)에 제동이 걸렸다. 민선 7기 들어 이어지고 있는 기초지자체의 신청사 건립 러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부산 서구청은 서구청사 복합개발 계획을 잠정 보류한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31일 열린 신청사 복합개발 관련 자문위원회에서 결과 ‘회의적’ 시각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이날 자문위원들은 이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돼 왔으며,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자문위원으로 참가한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은 “구청이 LH의 장사 속셈에 속아 넘어간 셈”이라며 “현재 구청 부지는 공공용지로서 지켜야 할 최후의 보루이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문위원인 경성대 이석환(도시공학과) 교수는 “공공청사라면 20~30년 뒤까지 내다봐야 한다”며 “향후 원도심 통합 논의가 다시 일 수도 있는 만큼 성급히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임대주택·상업시설 등 포함
주민 의견 수렴 안 해 민원
원도심 통합 가능성도 고려

이에 따라 서구청 기획감사실 관계자는 “자문위원들의 주된 지적 사항을 바탕으로 사업을 원점에서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앞서 서구청은 지난해 연말 국토교통부의 ‘노후청사 복합개발사업’ 공모 사업에 선정돼 현재 서구청 부지 1만 760㎡에 지하 6층~지상 75층 규모의 복합청사(개념도)를 지을 계획이라 밝혔다. 지상 7층까지는 청사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상업 시설을 들이고, 8층부터 75층까지는 청년층 임대주택 700세대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구청은 올 1월 3일부터 전담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

하지만 주민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사업을 진행한 것이 결국 문제가 됐다. 구청 관계자도 “당시 공모 신청 기간이 길지 않아 우선 공모 사업을 제출하는 데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신청사 복합개발 소식을 뒤늦게 알게 된 주민들은 구청으로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막대한 재정 부담도 구청의 발목을 잡았다. 당초 구청은 국토부와 LH에서 청사 건립비를 지원해 구청에 재정 부담이 없을 것으로 홍보했지만 신청사의 규모에 따라 구청에서 부담해야 할 금액이 최소 50억 원에서 많게는 1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구청 관계자는 “애초 구의 재정부담이 없을 것이란 기대로 공모 사업에 신청했으나, 다른 지자체 사례를 보니 구의 재정이 상당 부분 투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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