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메르스 공포’에 빠진 대한민국, 현재 부산은…


11일 오전 출근시간에 맞춰 지하철을 타고 등교하던 대학생 김정민(23·가명) 씨는 자신을 의식하는 시선들 때문에 갑작스레 위화감을 느꼈다. 감기에 걸린 탓에 간헐적으로 기침을 한 것이 원인이었다. 김 씨는 “기침소리가 나자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내게로 쏠렸다”며 “단순 감기 환자이기 때문에 억울한 면이 없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도 접촉자 14명 확인
메르스 확산 불안감 고조

아이 둔 엄마, 공공장소 회피
병원 곳곳 안내문 내걸리고
공항에선 방역작업 강화
백화점·마트엔 소독제 비치

3년 전 전국을 혼란에 빠뜨렸던 ‘메르스 공포’가 시민들 사이로 다시 번지고 있다. 메르스 밀접 접촉자 1명과 일상 접촉자 13명이 부산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되자 메르스 확산을 우려하는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특히 어른보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가 있는 집은 긴장의 끈을 더욱 죄고 있다. SNS를 비롯해 인터넷 육아 커뮤니티 등에는 메르스를 우려하는 글들이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다. 3살짜리 아이를 둔 주부 정미영(33) 씨는 “당분간 여러 사람이 모이는 키즈카페, 수영장 등은 가지 않을 것”이라며 “몇 달 전부터 예약해 둔 대학병원에도 갈지 말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병원업계는 메르스 관련 안내문을 건물 곳곳에 내붙이고 손 소독제를 확대 배치하는 등 환자들의 불안감을 없애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보건의료단체에 내원 환자를 대상으로 위험국가 방문 이력을 철저히 확인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관광객과 외국인이 드나드는 공항은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는 기존 월 2회 실시하던 시설 방역작업을 월 4회로 늘리고 대기실 의자를 비롯한 편의시설에 대한 소독작업을 강화하며 메르스 대응에 전력을 쏟고 있다.

추석 대목을 앞둔 유통업계도 2015년의 메르스 악몽이 재연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2015년 당시 소비자들이 다중밀집지역 이용을 꺼리면서 롯데백화점과 이마트 등의 부산지역 점포 매출은 10%가량 급감한 바 있다.

지역 유통가는 추석 연휴와 코리아세일페스타, 중국의 쌍절(중추절, 국경절) 연휴 등 유통업계 최대 성수기와 맞물려 메르스 사태가 발생해 확산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소독제 비치와 청결 유지 등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한편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메르스 관련 제품들의 매출은 뛰고 있다. 편의점 GS25의 지난 주말 위생용품 판매량은 직전 주말에 비해 배가량 증가했다. 마스크가 148%, 소독용품이 107.5%, 손 세정제 등 세정용품이 85% 늘었다.

강희경·안준영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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