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왕복 6차로 도로엔 공사 트럭이…안전은 없었다

산성터널 개통 이틀째인 19일 오전 부산 금정구 장전초등학교 앞. 까만 터널 입구가 눈앞에 보이는 왕복 6차로 도로 오른쪽 가장자리에 책가방을 멘 초등학생들이 줄줄이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등교 중이었다. 흰색, 주황색 플라스틱 방호벽 몇 개를 사이에 두고 아이들 키의 세 배쯤 되어 보이는 대형 공사 트럭이 ‘콰쾅’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이날 초등학교 3학년 딸의 등교길에 함께 나선 학부모 박 모(37·여) 씨는 “아이들이 대형 차량이 드나드는 차로를 걸어 다녀야 하는 것이 너무 불안해, 터널 개통 날 아침부터 아이와 등하교를 함께 하고 있다”면서 “통행로 확보 등 최소한의 안전 기준도 내팽개치고, 차로 공사만 서둘러 하면 그만인 건지 답답할 따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산성터널 개통에도 불구
금정 방향 접속도로 공사 중
장전초등 위험천만 등하교
학부모·아이들 손 잡고 동행

시 “보행로 조기 완공” 약속

금정산을 관통해 부산 북구와 금정구를 잇는 산성터널이 18일 개통했지만, 금정구 방향 접속도로는 아직도 공사가 한창이다. 산성터널 장전동 진·출입로 바로 옆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가 인접한 데다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가 밀집해 있지만, 제대로 된 보행로가 완성되기 전에 차로에 차량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소중해야 할 아이들의 안전이 도로에 내몰리자 주민과 학부모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에 이날 오전 임경모 부산시 건설본부장 등 시 관계자들이 터널 개통 이후 처음으로 등굣길 현장을 찾았다.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들이 거세게 사고 우려를 제기하며 항의했고, 부산시 측은 공기를 앞당겨 다음 달 말까지 장전역 주변에 이르는 보행로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보행로도 갖추지 않은 채 대규모 차로가 뚫리는 일이 벌어진 배경에는 산성터널과 주변 접속도로의 착공·준공 일자가 제각각인 ‘무계획 행정’이 있었다. 부산시는 화명대교에서 화명 쪽 접속도로와 산성터널을 거쳐 금정구 장전동을 잇는 8.1㎞ 길이 산성터널을 지난 18일 0시를 기해 개통했지만, 3개 구간으로 나뉜 금정구 방향 접속도로(3.24㎞) 공사는 구간별로 내년 9월이나 내후년 봄이 되어야 준공될 예정이다.

북구 화명대교에서 금정구 장전동을 연결하는 산성터널과 접속도로 공사는 이번 개통구간만 해도 8.1㎞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산성터널은 민간투자법 BTO 방식(수익형 민자사업)으로 2013년 8월 공사에 들어가 5년여 만에 준공했다.

그러나 금정구 방향 접속도로는 부산시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면서 국비 마련 등의 문제로 산성터널 개통과 준공일을 맞추지 못했다. 장전동 진출 연결로와 마주한 1공구는 2013년 8월 착공해 내년 9월 준공 예정이다. 3공구인 회동IC(번영로)까지 지하차도는 2020년 3월에나 개통할 예정이다.

부산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국비 등 사업비 확보에 난항을 겪다 보니 공사 구간이 불가피하게 나뉘어, 한꺼번에 공사가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장전초등이 인접한 1공구의 경우 지하 구조물 등이 포함돼 있다 보니 공사 기간이 길어졌다. 통학로만이라도 10월 말까지 공사를 서둘러 마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민소영 기자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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