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점검에서 A등급 받았던 ‘만화교’, 사실 최악 상태..

교량 이음장치 불량으로 올 6월 차량 수십 대가 무더기로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한 부산울산고속도로 만화교가 그동안 안전점검에서 계속 ‘A등급(최상의 상태)’ 또는 ‘B등급(보조부재 경미한 결함)’을 받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만화교 이음장치의 결함은 적시에 하자 보수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헌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만화교에 대한 정밀안전점검은 한국도로공사가 2010년과 2013년에, 민간 용역사가 2016년에 실시했는데, 2010·2013년 점검결과는 A등급(최상의 상태), 2016년에는 B등급이 매겨졌다.

2010년부터 세 차례 점검
중대결함 없는 A·B 받아

국토교통위 이헌승 의원
“고등급에 제때 보수 안 돼”

문제는 당시 A, B 등급을 받을 때에도 하자가 여러 군데에서 발견됐다는 점이다. 2013년 점검 때에는 한쪽 교대부 협착 하자가 지적됐고, 2016년 점검 결과에서는 교대, 신축이음쇠, 바닥판, 교량받침 등 주요 구조물에서 모두 협착과 유간(이음매의 레일 상호 간에 두는 틈) 부족 문제가 나타나 하절기 온도상승에 따른 파손이 우려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주요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한 경우, ‘시설물 안전등급 기준’에 따르면 D등급을 매기도록 돼있다.

그러나 높은 안전 등급을 받아 하자가 방치됐던 만화교는 올해 6월 사고 이후 국토교통부 조사에서는 중대한 결함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관리주체인 ㈜부산울산고속도로에 즉시 정밀안전진단 실시와 교대 유간 확보 조치가 내려졌다.

이와 관련, 한국시설안전공단은 2016년 만화교 정밀안전점검 보고서를 토대로 ‘부등침하 등 중대결함이 의심되며, 측량·비파괴검사 등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그동안의 안전진단 결과가 부풀려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와 관련, 2012~2018년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터널·교량에서 총 1만 7617건의 하자를 발견해 시공사에 보수를 요구했고, 이 중 31%인 5455건이 미조치된 상태로 남아 있다. 반면 2018년 기준 고속도로 구조물 안전등급은 A등급이 45.6%, B등급 52.7%, C등급 1.7%으로 D 또는 E등급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고속도로 터널·교량 2개소당 하나꼴로 하자보수가 필요한 실정임에도 A·B등급이 98%에 육박하는 것은 안전등급이 부풀려 매겨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제2의 만화교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하자 보수, 안전점검 내실화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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