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지대 ‘땡땡이골목’ 100년 만의 변신

부산 북구 구포역 뒤 철길을 따라 나 있는 일명 ‘땡땡이골목’. 좁고 으슥한 분위기로 사건 사고가 잇따랐던 골목길 244m 구간에 도로가 개설되는 등 새롭게 단장됐다. 정종회 기자 jjh@

“땡땡~.”

부산 북구 구포동 한 골목을 100년간 끊임없이 채우던 철길 건널목 경고음. 이 소리에 맞춰 차단기가 내려졌고, 주민들은 손으로 귀를 움켜쥐었다. 자연스레 철길 방음벽을 따라 늘어선 이 골목은 ‘땡땡이골목’, 주변 동네는 ‘땡땡이마을’로 불렸다.

북구 구포동 200여m 골목
소음·악취·범죄 악명 높아

도로 폭 확대·가로등 설치 등
32억 투입 개선작업 마무리
만세거리 잇는 관광거점 조성

비좁은 공간에 사건·사고가 잇따르며 우범지대로 불리던 부산 북구 구포동 땡땡이골목이 100년 만에 변신했다. 10일 오후 3시 땡땡이골목. 200여m 길이의 도로 폭은 8m까지 늘어 차량 양방향 통행이 가능해졌다. 폭 2m의 넓은 인도까지 별도로 마련돼 인근 마을 주민이 안전하게 구포시장으로 향했다. 이전에 없었던 가로등도 곳곳에 설치되고, 악취가 나던 하수구도 깔끔하게 정리됐다. 북구청 관계자는 “구·시비 등 2년간 32억 원을 투입해 최근 8개월여 만에 공사를 마무리했다”면서 “보안등, 미관 개선 등으로 범죄도 예방할 계획이며, 인근 만세거리로 이어지는 관광 중추 도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땡땡이골목은 2m에 불과한 도로 폭으로 인해 응급 상황 발생 시에도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악명이 높았다. 밤이 되면 가로등도 없고, 차량 불빛도 없어 ‘범죄 사각지대’로도 전락했다. 주민 조형국(58) 씨는 “내가 어릴 땐 피해자 비명이 땡땡이 소리에 묻힐 것을 노린 골목 범죄가 잇따랐다”면서 “45년 전엔 승객 20여 명을 태운 33번 버스가 철길 건널목에서 기차에 그대로 받히는 사고도 일어나 ‘땡땡이’ 소리는 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땡땡이마을 주민들은 슬럼화한 골목 새 단장을 위해 25년간 노력해 왔다. 처음 정비계획이 세워진 것은 1992년이다. 구청은 땡땡이마을을 포함한 철길 옆을 정비하는 도시정비계획을 세웠으나, 예산 부족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2005년엔 땡땡이마을 일대가 구포재개발1지구에 포함되는 등 정비가 추진될 것으로 보였으나, 지난해 9월 재개발추진위의 승인 취소가 결정되면서 또다시 무산됐다.

이승훈 기자 lee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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