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면에 담배꽁초 전용 쓰레기통

서울 광진구청은 올 8월 담배꽁초만 들어갈 정도로 구멍이 뚫린 1m 높이의 쓰레기통 24개를 설치했다. 부산진구청이 서면에 도입하려는 쓰레기통도 이와 유사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진구청 제공

 

꽁초 무단투기 감소 vs 쓰레기 되레 증가

밤낮없이 길바닥에 내던져지는 담배꽁초로 몸살을 앓고 있는 부산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 담배꽁초 전용 쓰레기통이 설치된다. 담배꽁초 투기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꽁초 쓰레기통 주변이 오히려 쓰레기 투기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부산진구청은 서면 특화거리 일원에 담배꽁초 전용 쓰레기통을 내년 초에 설치하기로 하고, 세부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작은 구멍 뚫린 스탠드형
부산진구청, 특화거리 설치
보행환경 개선 효과 ‘논란’

쥬디스태화를 중심으로 식당과 술집 등이 모여있는 서면 특화거리는 담배꽁초로 인한 보행환경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다. 매년 서면 일원에서 4000~5000건의 쓰레기 무단투기 신고가 접수되는데, 이 가운데 90% 이상이 담배꽁초 투기일 정도다. 구청 단속원과 담배꽁초를 아무 데나 버린 흡연자의 실랑이도 매일같이 벌어진다.

이에 부산진구청은 담배꽁초 무단투기가 심각한 장소 5곳을 우선 선정해 전용 쓰레기통을 시범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담배꽁초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구멍이 뚫린 스탠드형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것이다. 스탠드형 쓰레기통은 서울 광진구청이 올 8월 식당가와 술집 주변을 중심으로 24곳에 설치해 현재까지 톡톡한 효과를 내고 있다.

부산진구청 관계자는 “흡연자들이 담배를 핀 뒤 담배꽁초 버릴 곳이 없어 무단투기를 하는 경향이 짙다”며 “쓰레기통이 설치되면 담배꽁초 무단투기 단속에 대한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고, 단속원과의 마찰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 섞인 시각도 있다. 쓰레기통 주변에 담배꽁초뿐만 아니라 일반 쓰레기가 쌓일 경우 쓰레기통 주변이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면 영광도서 인근 문화로의 상인들이 구청과 협약을 맺고 담배꽁초 쓰레기통 16개를 길가에 설치했다. 그러나 다른 쓰레기를 넣을 수 없는 담배꽁초 전용이 아니어서 의도했던 담배꽁초뿐 아니라 일반 쓰레기와 각종 오물이 쌓여 상인들이 쓰레기통을 없애고 있는 실정이다.

또 부산진구청은 2016년 서면 일대에 40개의 일반 쓰레기통을 설치했지만, 서면 특화거리 인근 쓰레기통 6개를 치울 수밖에 없었다.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가 훨씬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담배꽁초 전용 쓰레기통 설치 위치를 정할 때 인접 상인들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부산진구청 관계자는 “가정이나 가게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가져와 쓰레기통 주위에 몰래 버리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며 “깨끗한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구청의 정책 시행과는 별개로 성숙한 시민의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