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돈 빼앗기고…부산서 1년간 신고 건수만 모두 104건

삼촌, 할머니와 함께 사는 A(20·지적장애 1급) 씨는 매일같이 술을 마시는 삼촌에게 구타를 당해 왔다. 이웃의 신고에도 폭행은 계속됐고, 결국 골반 부근이 골절돼 걷기 어려운 상황까지 치달았다. 삼촌은 철창 신세를 지게 됐지만, A 씨는 돌봐 줄 사람이 없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뇌병변장애 1급인 B(34) 씨는 자립 후 금전 관리와 일상생활 지원을 활동지원사인 김 모 씨에게 맡겼다. 그러나 김 씨는 B 씨 몰래 통장에서 국가지원금 등 뭉텅이 돈을 수시로 인출해 사용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김 씨의 소속 기관이 경찰에 신고했다.

부산장애인권익옹호기관
지난해 9월 개소 이후 1년
신고 건수 모두 104건
경제적 착취 사례 가장 많아

최근 1년간 부산에서 발생한 장애인 학대 신고 건수가 1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가해 의심자 절반 이상이 친인척이나 특수학교 종사자로 나타나는 등 주거지나 장애인의 일상생활에서 학대가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지난해 9월 개소 이후 1년간 장애인 학대 신고 건수를 종합한 결과 모두 104건에 달한다고 12일 밝혔다. 기관에 따르면 104건의 신고 건수 중 학대 사례로 최종 판정된 것은 63건이다. 나머지 41건은 학대라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해 판정하기 어려운 경우였다. 월 평균 신고 건수는 8건이며, 지난해 9월 2건에서 올 9월 11건으로 매달 신고가 늘어나는 추세다.

학대 유형으로는 경제적 착취(39건)가 가장 많았으며, 휴대폰 명의 도용이나 사기 개설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하거나, 무단으로 장애인 지원금 등을 빼돌리는 경우도 있었다. 성폭력 등 신체적 학대도 34건(32.7%)에 달했다.

학대 가해 의심자는 친인척이 39건(37.5%)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친구 등 타인(39%), 장애 관련 기관 종사자(22%) 등의 순이었다. 특히 친인척 중에서는 부모에 의한 학대가 59%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의 장애 유형은 지적 장애가 50%로 지체 장애(16%), 뇌병변 장애(11%) 등보다 훨씬 많았다. 기관 관계자는 “언어나 청각, 안면장애의 경우에도 학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나 한 건도 신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정책팀장은 “보호 기관에 대한 홍보를 늘리고 보복 등에서 안전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