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장실에서 허용치 5배 넘는 라돈 ‘충격’


부산 강서구 대단지 아파트의 여러 세대에서 허용기준치를 넘는 라돈이 검출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한 세대에서는 기준치의 5배가 넘게 검출돼 충격을 준다. 라돈은 1급 발암물질로 폐암을 유발한다.

더불어민주당 북·강서 지역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부산 강서구 신호동 A아파트 8세대를 무작위로 골라 라돈을 측정한 결과, 3곳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됐다. 한 세대에서는 거실 화장실에서 기준치인 4pci의 5배가 넘는 20.4pci가 측정됐다. 또 다른 두 세대에서는 각각 거실 화장실과, 현관 대리석에서 13.4pci, 5.3pci의 라돈이 검출됐다. 조사는 1~2시간 동안 측정기를 두고 나오는 수치를 기록했다.

부산 강서구 대단지 아파트
8세대 중 3세대서 검출돼
1급 발암물질에 불안 확산

“개인이 측정해 오차 가능성”
시공사, 정밀 재측정하기로

이날 조사는 최근 입주민이 자체 측정한 값을 아파트 커뮤니티 사이트에 공개하면서 이뤄졌다. 이 주민은 라돈이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자 직접 측정기를 사서 화장실 선반에서 라돈 농도를 쟀다. 그 결과 ㎥당 1000베크렐(㏃)이 측정됐다. 이는 기준 농도 기준치(200㏃/㎥)의 5배에 달하는 수치. 1pci는 37㏃과 같은 양이다.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은 호흡기로 유입돼 폐암을 유발한다. 평균 농도가 ㎥당 100㏃ 증가하면 폐암 발병률이 약 1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내장재 같은 인공물에서 나오는 라돈은 자연 방출 때보다 인체에 더 해롭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라돈 실태를 모니터링하는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윤영 활동가는 “8월 한 달간 시민 의뢰를 받아 측정한 결과 부산지역에선 30pci가 가장 높게 나왔다”면서 “20pci면 꽤 높은 수치로, 기준치 초과 제품에 대해서는 밀봉해서 폐기처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 김 모(56) 씨는 “집에 고등학생, 중학생 자녀가 있는데 수시로 방사능에 노출됐을까 걱정”이라며 “표본 조사의 3분의 1 이상에 문제가 생겼다면, 전수 조사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주민 김 모(31·여) 씨는 “처음 측정한 주민이 없었다면 이런 사실도 모른 채 계속 살았을 것 아닌가”라고 한탄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강서구의회 이현식 의원은 “구의회 예비비를 통해 측정 기계를 더 구입해 다른 아파트 등도 실태를 파악할 것”이라면서 “검출된 아파트에 대해선 시공사, 구청 측과 정밀점검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아파트 건설사 관계자는 “개인이 측정한 결과는 집 내부 방향제 영향 등으로 오차가 클 수 있다”며 “이른 시일 내로 공신력 있는 기관을 선정해 정밀 재측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