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알바님들’ 어디 없나요” PC방·편의점 점주들 아우성

“요샌 ‘야간알바님’이라 부릅니다.”

지난 13일 오전 10시 20분께 부산 북구 한 PC방. 두 아이 엄마인 사장 A(46·여) 씨는 며칠째 PC방에서 숙박하고 있다. A 씨는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이후 야간 알바생 모집 지원자가 거의 없다”면서 “심야 때 술 먹고 들어오는 손님만 보면 사장인 나도 흠칫한다”고 말했다. 인근 한 편의점 점주 이 모(55) 씨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근무할 지원자가 열흘째 없다”면서 “비상벨도 있고 시급도 더 주겠다고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알바를 꺼린다”고 말했다.

서울 ‘PC방 살인사건’ 이후
공단·유흥가 일대 중심으로
야간 알바 ‘기피’ 두드러져

취객 “죽고 싶냐” 멱살잡이
부산 알바생 위협 느껴 관둬

점주 “시급 올려도 지원 없어
알바 보호4법 조속 통과를”

PC방 아르바이트생이 무참히 살해당한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이후 야간 아르바이트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인적이 드문 공단이나 유흥가 등 우범지대로 꼽히는 곳 위주로 젊은이들 지원이 급격히 줄어 점주들이 부심하고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A(26·부산 해운대구) 씨는 지난달 새벽시간에 한 취객으로부터 위협을 받았다. 봉툿값 10원을 요구하자 그는 “××야, 시비걸어? 죽고 싶냐”며 A 씨 멱살을 잡은 것이다. 행인이 들어와 간신히 말렸지만, 하마터면 주먹세례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A 씨는 “취업 준비 기간에 원룸 월세 등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하루 두세 번씩 이런 일이 반복돼 결국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동안 취객 위협을 견뎌 온 점주와 아르바이트생들은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 대해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최근 발의된 ‘야간알바 보호4법’ 등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법은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이다. 편의점, PC방 등에 ‘종업원을 괴롭히면 신고가 됩니다’는 식의 경고문을 부착하고, 비상벨 의무설치화 등을 골자로 한다. 현재 편의점엔 비상벨이 있지만 사후 대책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편의점 매대 뒤 대피공간 마련 방안 등도 담고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빠른 시일 내 법이 통과해 아르바이트생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시행 이후 실효성이 있는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눈에 잘 띄는 곳에 범죄 예방 경고문을 부착하면 범죄 심리를 차단시킬 수 있는 효과가 크다”면서 “‘폭력’ ‘체포될 수 있다’ 등 자극적 문구는 억하심정으로 변질되는 ‘점화 효과’ 부작용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태섭 의원 측은 “현재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접수된 상태”라며 “취지와 의도가 좋은 법안인 만큼 좋은 결과를 기다린다”고 전했다.

글·사진=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