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대신 잡담·노래 퍼진 토익 수험장…응시생들 분통

사진=연합뉴스

부산에서 치러진 토익 듣기평가(LC)에서 방송 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피해를 본 응시생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시험 관리 주체인 한국토익위원회의 대응은 엉성하기 짝이 없어 응시생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토익위는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지 않아 이와 유사한 사고가 또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오전 10시 10분께 부산 사하구 당리중에서 실시된 토익 시험장. 듣기 평가 중 “커피 한잔 하자”는 사적인 대화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왔다. 시험장은 당황한 수험생들 술렁임으로 가득 찼다. 학교 중앙통제실은 토익 방송사고 매뉴얼에 따라 안내방송을 송출하고 독해평가(RC)로 전환했다. 사고는 이후에도 반복됐다. 이번에는 독해평가 시간에 스피커를 타고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독해 평가가 끝난 후 다시 진행된 듣기 평가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

듣기평가서 방송사고 반복
카세트 음향도 고르지 않아
한국토익위 시험관리 허술
안일한 대처에 수험생 분통

각 반에 비치된 카세트 플레이어의 음향이 고르지 못한 상태에서 듣기 평가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현장에 있던 한 응시생은 “듣기평가에서 독해평가로 전환되면서 이미 집중력이 흐트러졌다”며 “응시료도 비싼데다, 누군가의 인생이 걸려 있는 시험일 수 있는데 대처가 너무 안일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한국토익위는 “보상 받고 싶은 사람은 고객센터에 문의하라”는 식으로 대응해 당장 토익 점수가 필요한 응시생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게다가 한국토익위는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토익위 관계자는 사고 원인에 대해 “외부의 어떤 사람이 무전기를 사용하거나 무선 마이크를 쓴 게 내부로 송출된 걸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토익 시험 듣기 평가 사고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중앙방송통제실인 방송실에 방송담당 학교 측 1명, 한국토익위 직원 1명 등 총 2명이 들어가 방송을 통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한국토익위의 시험 관리가 허술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취업준비생들은 지적한다. 회사원 김진용(29·부산 해운대) 씨도 “수년 전 듣기평가 한 문항이 잘 들리지 않아, 다시 들었던 경험이 있다”고 회고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수능은 듣기 평가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면 초까지 정확한 시간을 재 손해가 없도록 치른다”며 “시험방송 과정을 철저하게 하는 등 사전 대책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곽진석 기자 kw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