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쫑긋쫑긋…학교 수업 방해꾼 ‘토끼 모자’

자료사진. jtbc 캡처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생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귀가 움직이는 토끼 모자’가 수업 분위기를 망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토끼 모자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할 정도다.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딸을 둔 부산 연제구 A(36·여) 씨는 최근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자녀가 토끼 모자를 쓰고 등교를 하는 것을 자제시켜 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유치원·초등 저학년생 사이
귀 움직이는 토끼 모자 유행

수업시간 서로 귀 팔랑거려
집중 안되고 분위기 ‘엉망’
일부 학교 금지령 내리기도

귀가 움직이는 토끼 모자는 모자 아래쪽에 공기펌프가 달려있다. 이를 누르면 머리 위에 처져 있던 토끼 귀 부분이 부풀어 오르며 토끼처럼 귀가 쫑끗해진다. 이 모자는 유명인들이 착용한 모습이 대중매체 등에 소개되며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을 중심으로 유행이 됐다.

초등학생들 사이에는 인사도 손 대신 토끼 귀를 움직이며 할 정도다. 초등학생들의 최고 인기 아이템인 이른바 ‘핵인싸템’이 됐다.

문제는 수업시간에도 모자를 쓴 채 귀를 올렸다 내렸다 하니 뒤에 앉은 학생도,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도 도무지 집중할 수가 없게 된 것.

심지어 “누가 발표할 사람 없나요”란 질문에 손 대신 토끼 귀를 들어 의사를 표시하기도 한단다. 한 학생이 토끼 귀로 장난을 치기 시작하면 수업 분위기가 엉망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또 선생님들은 모자 자체가 귀를 덮고 있다 보니 수업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는지도 알 수 없어 걱정이라고 토로한다.

한 두명만 쓰고 이렇게 하면 문제가 없는데 너도나도 토끼 귀를 움직이다 보니 선생님 입장에서 ‘토끼 모자 금지령’이라는 강수를 둔 셈이다. 한 교사는 “휴대전화나 남학생 사이에 유행했던 팽이 같으면 압수라도 하겠는데 움직이는 토끼 모자는 몸에 착용하는 옷인데 옷을 뺏을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토끼 모자의 가격 등에 불만을 제기한다.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인터넷에 최저가로 제품을 주문하면 재고 부족으로 1주일 이상 배송이 지연되기도 한다. 배송은 늦어지는데 아이들은 빨리 사 달라고 조르다 보니 이를 노리고 일부 상가와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웃돈을 붙여 팔기도 한다는 것.

한 학부모는 “인터넷 최저가는 4000~5000원 정도인데 학교 앞 문구점에서는 1만 원을 하더라”며 “배송비, 인건비 등을 생각해도 같은 제품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좀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