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신공항 땐 국내선 축소로 항공업계 위기”

– 대구공항의 취항 노선 김해공항 6분의 1수준!

 

항공업계는 밀양 신공항 조성이 국내선 축소로 인한 항공업계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김해공항의 노선 확보를 이끌었던 저비용항공사(이하 LCC)들의 러시가 영남권 전체로는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구공항의 운영 형태로 봤을 때 항공업계의 우려는 기우가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glgl한산한 대구공항 (대구=연합뉴스)

■수요 있는 곳에 취항 있다

현재 김해공항에는 42개 노선(국내선 4개, 국제선 38개) 1천976편이 하계 노선 일정(3~10월)을 기준으로 운항 중이다. 대구·경북(TK)의 대표 공항인 대구공항의 경우 7개 노선(국내선 2개, 국제선 5개) 270편이 운항 중이다. 취항 노선 수나 운항 편수로 볼때 대구공항은 김해공항과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수요가 있고 그에 따라 취항 여부를 결정하는 항공사의 자본 논리에서 TK가 선택지가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자선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철저한 조사 끝에 승객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취항을 결정한다”며 “김해가 포화상태이고 대구가 노선이 몇 개 없는 것은 부산권 수요와 TK권 수요를 그대로 나타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공항의 취항 노선
김해공항 6분의 1수준
빈번한 정기편 운항 중단도

 

LCC 김해 신규 취항 열풍

수요 어디 있는지 보여 줘
“승객 없는데 기업 모험 못해”

 

항공업계가 부산 수요를 수도권 이외의 최대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는 점은 2013년 이후 국내외 LCC들의 김해공항 집중 투자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2013년부터 불어온 증편, 신규 취항 열풍은 지난해까지 3년 동안 14개 노선 96편의 신규 취항이 이뤄졌다. 기존 노선에서 증편된 항공기는 32개 노선에 386편이나 된다. 그동안 김해공항에서 갈 수 없던 베트남 다낭, 중국 광저우 등 노선 다양화도 이뤄졌다.

김해공항은 항공사들의 공급 증가로 1천400만 명이 이용하는 국내 제2공항으로 발돋움했다. A항공사 관계자는 “인천에서 2000년대 중반 LCC 노선 경쟁이 붙어 포화가 된 뒤 시장은 곧바로 부산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며 “이윤을 추구하는 항공사들의 선택은 수요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증거”라고 말했다.

 

 

 한산한 대구공항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8일 오전 대구국제공항  청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공항은 그동안 국제선 입국장에만 발열 감지기를 설치했지만 이날 국내선 청사로까지 운영을 확대했다 2015.6.8     psykims@yna.co.kr/2015-06-08 13:17:13/
한산한 대구공항 (대구=연합뉴스) 

 

■공급이 없어서 수요 없다?

밀양 신공항에 대한 항공업계의 우려는 1961년 대구공항이 생긴 이후 있었던 몇 차례의 노선 운항 중단 사태에서도 입증된다. TK권 수요만으로는 제대로 된 국제선 운항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대구공항의 첫 번째 국제선 노선은 1996년 개설된 대구~오사카행, 주 2회 정기편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직항은 아니었다. 대구~부산(김해공항)~오사카로 시작했다가 청주~대구~오사카로 노선이 변경됐다. 이후 청주나 대구나 모두 수요가 없어 오사카행이 1998년 폐지됐고, 지난해 1월 다시 오사카행 노선이 생겨났다. 정기편 운항 중단을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김해공항과는 대조적이다.

 

B항공사 관계자는 “대구공항 취항에 항공사들이 뛰어들지 않는 것은 수요에 대한 자신이 없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항공편을 만들면 수요가 생길 것이라는 주장은 기업에게 ‘모험’을 하라는 것”이라며 “수요가 있어야 항공편을 만드는 게 정상적인 항공사의 조치”라고 말했다.

 

 

■이미 고사한 TK권 국내선

영남권의 미진한 수요로 인한 단항은 국내선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2007년 대구~김포 노선 운항이 중단된 이후로 TK권에서는 비행기로 서울을 갈 수 없다. KTX가 생기며 노선 경쟁력이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KTX로 1시간 30분 만에 서울로 가는 상황에서 항공 노선 이용객은 급감했다. 이 수요는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선다고 해도 되살아날지 의문이다. 부산~김포 노선을 항공사들이 1시간에 한 대꼴로 운항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본보와 MBC가 공동으로 주최한 설문에서 공항을 주로 이용하는 부산 시민 93.3%가 밀양 신공항 조성 시 서울 갈 때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반응(본보 지난달 27일 자 3면 보도)을 보인 점까지 보태면 밀양 신공항은 국내선의 무덤이 될 가능성이 크다.

C항공사 관계자는 “아무리 국제공항이라고 하더라도 국내선이 기능을 해야 공항이 아니겠느냐”며 “밀양에 공항이 생기면 부산권과 TK권으로부터 국내선이 이중으로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상윤·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