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평가항목에서 ‘고정장애물 제외’ 파장 확산

[가덕 신공항이 답이다] 같은 용역사가 인천공항 땐 넣고 이번엔 뺀 이유 뭔가

 

국토교통부가 실시하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의 평가항목에서 ‘고정장애물’이 빠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지역 민심은 폭발 직전에 이르고 있다. 특히 같은 용역기관이 인천공항 용역 당시엔 ‘고정장애물’ 항목을 포함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번 용역에서 삭제한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 소속 단체 회원들이 4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를 방문해 동남권 신공항 부산 유치를 위한 결의문을 발표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 소속 단체 회원들이 4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를 방문해 동남권 신공항 부산 유치를 위한 결의문을 발표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인천공항 땐 고정장애물 반영해 놓고

 

이번 용역 평가항목에서 제외돼 논란이 되고 있는 ‘고정장애물’은 1990년 인천국제공항 입지 선정 용역 당시에는 독립적인 평가항목으로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입지선정 용역에는 현재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전신인 ADP가 참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같은 용역기관이 인천 용역 때는 넣고, 이번 용역에는 제외한 데 대해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DPi 전신 ADP社 참여한
인천 용역선 ‘주요 항목’ 반영

“공항 기본 ‘안전성’ 외면
‘정치적 입김’ 작용한 것”
부산 민심 폭발 일보 직전

 

새누리당 이헌승 의원은 7일 “1990년 인천국제공항 입지 선정 정부용역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공항의 일반적 입지요소로 ‘장애물 요건’이 ‘공역’ 다음 두 번째 항목으로 반영됐다”고 밝혔다. 1990년 정부 용역은 프랑스 ADP와 네덜란드 NACO, 한국 유신설계공단이 공동으로 참여해 진행됐다. 이번에 동남권 신공항 연구용역을 맡은 ADPi는 ADP의 자회사로 공항설계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다. 1990년 용역 당시 ADP 등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미국연방항공청(FAA) 등 국제기구 연구 결과를 참조해 입지 선정 기준을 마련한 결과, 장애물 요건을 독립적인 평가항목으로 적용했다.

 

이와 관련, 이헌승 의원은 “고정장애물은 기본적인 항목이며 공항 안전에 필수적인 항목이므로 인천국제공항 입지 선정 용역과 마찬가지로 이번 동남권 신공항 용역에서도 독립적인 평가항목으로 채택돼야 한다”면서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 선정을 위해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K 실세라인 입김 정말 없었을까

 

부산시민과 공항 전문가들은 외국의 전문 용역기관이 실시하는 용역에서조차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현 정권의 공항 정책 라인을 장악하고 있는 TK(대구·경북)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부산 중구에서 물류업을 하는 이 모(47) 씨는 “비행기를 타고 해외에 자주 나가는 편인데 비행기 안에서 기도하는 사람들 모습을 자주 본다”면서 “안전에 대해 무엇보다 가중치를 높여야 할 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 장애물 항목이 빠졌다는 것을 정치적인 요인 말고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동구에서 20년째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박 모(54) 씨는 7일 자 본보 기사를 SNS로 지인들과 공유하면서 TK에 대한 성토를 이어가고 있다. 박 씨는 “이런 사실을 접하고도 정치적인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부산시민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외국의 전문 용역기관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용역을 하고 있는 것은 물밑에서 TK 세력이 움직이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 서구 의회 류차열 의장은 “아침에 부산일보 기사를 접하고 ‘황당하다’는 생각뿐이었다”면서 “객관과 공정이 왜 무너졌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항 입지 평가의 핵심으로 모든 공항 용역에 포함된, 심지어 ADP가 인천 공항 용역에서도 포함시킨 ‘고정장애물’ 항목을 이번 용역에서 뺀 것은 외부의 ‘특별한 주문’이 없이는 이뤄지기 힘든 일”이라며 “공정성에 대한 심각한 훼손과 평가 결과에 대한 불복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상윤·김종우·조소희 기자 nurumi@busan.com

 




[가덕 신공항이 답이다] “용역 불복” 총공세 나선 더민주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당 위원장,최인호 가덕 신공항유치 추진추진위원회 위원장,김해영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신공항 평가와 관련,정부가 빼버린 고정장애물 평가기준이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박희만 기자 phman@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당 위원장,최인호 가덕 신공항유치 추진추진위원회 위원장,김해영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신공항 평가와 관련,정부가 빼버린 고정장애물 평가기준이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박희만 기자 phman@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연구용역에서 ‘고정장애물’ 항목이 제외된 사실이 드러나자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용역 결과 불수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나섰다.

더민주 부산 의원들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공기 안전을 무시한 불공정한 평가기준”이라며 “잘못된 동남권신공항 입지 선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영춘 최인호 김해영 의원 등 더민주 소속 부산 의원들은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에서 항공기 안전과 직결되는 고정장애물이 독립 평가항목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밀양의 신공항 입지 선정에 절대 유리한 것으로, 공항 안전성을 무시한 채 특정 지역에 손을 들어주기 위한 불공정한 평가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신공항 입지 선정과정에서 일반적인 국제 기준과 다른 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박근혜정부가 객관성과 투명성을 상실한 채 불공정하게 몰고 간다면 동남권 신공항 건설 국책사업은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과 같이 졸속 추진에 따른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전 무시 불공정한 용역”
부산시당 비상본부 출범

 

최인호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밀양으로 신공항 지역을 사실상 결정해 놓고 진행하는 짜맞추기식 용역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신공항을 결정하는 국토교통부 장관, 항공정책실장 등 정부 라인이 대부분 TK(대구·경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조만간 더민주 수도권 의원들도 가덕신공항 지지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더민주는 8일에는 부산시당 가덕신공항 유치 비상대책본부 출범과 함께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한다. 이날 오후 2시 부산역 광장에서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당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대책본부 출범 기자회견과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9일에는 오전 11시에 시당 부산부활추진본부 산하 가덕신공항 유치 추진위원회(위원장 최인호)가 가덕신공항 예정지 현장을 방문해 신공항 유치를 위한 결의를 다질 예정이다. 부산시당은 이날 가덕 방문에 문재인 전 대표도 참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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