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 신공항이 답이다!

 

1.인천공항 용역 ‘잣대’ 밀양은 하나도 충족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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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의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실시하고 있는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전신인 ADP(파리공항공단)가 인천국제공항 입지 선정 용역에 참여한 사실(본보 8일 자 3면 보도)이 알려지면서 인천국제공항 입지 선정 과정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김포공항의 문제 해결을 위한 신공항 조성에서부터 해안공항 입지 선정이라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동남권 신공항 조성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어떤 필요에 의해 어떤 공항을 만들 것인지부터 면밀히 따지고 들어간 인천국제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의 정부 역할이 이번 신공항 논의에서 빠진 것이 아쉽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인천 땐 방향부터 정한 정부
확장 가능성·24시간 운영…
용역 평가항목 ‘기준’ 제시

동남권 신공항엔 아예 손 놔  
수도권과 지방 ‘다른 잣대’
국제적인 ‘웃음거리’ 될 판 


■인천공항, 정부가 방향부터 정하다 



본보가 입수한 인천국제공항 입지 선정 자료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은 1990년 이후 김포공항 수용능력이 한계에 도달할 것이 예상되면서 1980년대말부터 필요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주거지 밀집 지역의 소음민원과 장애구릉으로 인한 김포공항의 확장성 제약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논의가 추진의 출발점이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김포공항의 한계를 극복할 신공항에 대해 △단계별 확장 가능한 최신공항 △육해공 복합운송 기지화 △소음피해 완전 탈피 △전천후 24시간 운영가능 △아시아 최대 허브 기능 발휘 등의 방향을 정하고 1989년 대통령 재가까지 받았다. 수도권 개별지역의 이익과 무관하게 정부가 신공항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으로 확고한 방향을 잡고 시작한 것이다.
정부의 추진 방침에 따라 1989년 6월 ADP와 네덜란드 NACO, 유신코퍼레이션, 대우엔지니어링이 참여한 입지 선정 용역이 1년간 실시됐다.

용역에서는 국내 항공기 운항여건상 한국의 특유한 산악지형 문제로 인해 수도권 동남부에는 여주와 이천 등을 제외하고는 입지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결국 소음과 장애물에서 자유로운 서해안 지역이 대거 후보지로 떠올랐다. 모두 22곳의 후보지 가운데 16곳이 해안과 섬지역이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같은 후보지를 놓고 당시에도 ‘소음문제로 인해 공항이 바다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에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용역사는 공항 입지를 평가하는 요소로 공역을 비롯해 장애물 제한요건, 기상조건, 지형조건, 접근성, 환경적 영향, 토지 이용, 장래 확장성, 지원시설 확보 용이성, 건설비 등으로 잡고 조사에 들어가 영종도 일대를 최종 후보지로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한 공항 전문가는 “확장가능성과 복합운송, 소음탈피, 24시간 운영 등 인천공항의 방향을 현재 동남권 신공항에 적용하면 밀양은 충족되는 게 하나도 없다”며 “정부와 국제적인 용역기관이 수도권과 동남권에 다른 잣대를 적용한다면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권 신공항, 출발점만 같았을 뿐

동남권 신공항의 추진 과정을 살펴보면 인천국제공항과 출발점이 거의 같다. 인천국제공항이 김포공항 수용능력 한계 도달이 예상되면서 추진됐듯이 동남권 신공항은 김해공항의 수용능력 한계 도달이 예상보다 일찍 도래할 것으로 나타나면서 추진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 같은 출발점만 같을 뿐 동남권 신공항은 이후 추진 과정이 인천국제공항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달리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의 방향을 잡는 일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동남권 신공항의 방향도 당연히 김해공항의 한계를 극복하는 쪽으로 설정되는 게 상식이다. 북쪽 산악지형으로 인한 항공사고 발생 위험성을 안고 있고, 소음민원 때문에 24시간 운영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닌 김해공항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공항이 바로 신공항의 방향이다.

그런데 정부가 손을 놓는 바람에 이같은 방향이 마치 부산지역만의 방향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결국 뒤늦게 신공항 조성 논의에 뛰어든 TK(대구·경북)지역은 영남권 한가운데 위치해 모든 지역에서 등거리 접근할 수 있는 공항이 돼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방향을 고집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렇게 국책사업인 신공항의 조성 방향 설정부터 정부가 뒷짐을 지고 지역에 떠넘기는 모양새가 되다 보니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영남지역의 첨예한 갈등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공항 전문가는 “신공항 조성 문제는 기존 공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면서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정부가 기존 공항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성을 장기적 안목으로 설정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상윤·이자영 기자 nurumi@busan.com

 

2. 서병수 시장 “왜곡된 결과 땐 승복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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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용역에서 ‘고정장애물 평가’가 제외된 사실(본보 7일 자 1·2·3면 보도)이 알려지자 “불공정 용역은 수용할 수 없다”는 여론이 부산에서 확산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8일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의 고정장애물 논란과 관련, “그게(고정장애물) 안 들어가서 왜곡된 결과가 나온다면 승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새누리당 부산시당과 부산시의 당정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정장애물은) 반드시 독립된 항목으로 포함돼야 한다”면서 “오늘 당정협의의 결론은 그것(고정장애물)을 넣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시장은 특히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등의 기관에서도 독립(평가) 항목으로 넣은 것을 넣지 않아 왜곡된 결과가 나오면, (새누리당 부산 의원들도) 승복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고정장애물 포함시켜야”
부산시-새누리 부산시당
당정협의서 결론 내려

 

서 시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신공항 용역과 관련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정치적, 정무적으로 결정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국토교통부의 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정책 라인에 대구 출신 인사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서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부산시민들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도 “불공정 용역에 대한 시정 조치가 없으면, 신공항 용역 중단을 선언하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가덕신공항추진 범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오는 13일까지 용역 객관성 보장 조치와 평가기준, 가중치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어 고정장애물을 평가항목에서 제외한 이유 등을 명확히 밝히지 않을 경우 14일 부산역에서 3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박인호 공동대표는 “특정 지역 편을 드는 ‘맞춤형 용역’, 누가 봐도 불공정한 ‘깜깜이 용역’은 승복할 수 없다”며 “불복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 올바른 용역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대선에 대한 경고와 함께 정권 불복종 운동을 불사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희로 공동대표는 “신공항이 밀양으로 가고 부산시장이 사퇴하면, 새누리당은 대선을 어떻게 치르려고 하냐”며 “부산시민은 특정 지역만을 위한 정권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정희 공동대표는 “신뢰를 잃은 용역이 계속되면, 국토부 장관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윤·김종우·이자영 기자 2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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