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금 ‘판도라 상자’ 열리나

1.롯데 자금 ‘판도라 상자’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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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그룹의 재무 담당 임직원들을 동시에 소환 조사하면서 ‘판도라 상자’가 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상 롯데그룹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자금관리 담당 임원 3명과 일선 실무자들까지 줄줄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12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는 그룹 및 계열사 재무파트 실무자 10여 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본부와 롯데쇼핑 등 핵심 계열사 자금 담당 직원들을 불러 계열사 간 자금 이동 규모 및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재무담당 임직원 소환 조사
롯데홈쇼핑 증거인멸 포착

 

호텔롯데 상장 공식 연기
지배구조 개편 지체 될 듯

특히 검찰은 그룹 경영의 ‘브레인’격인 정책본부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정책본부는 2004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만든 조직으로 70여 개 그룹 계열사를 총괄 관리·감독하는 곳이다. 각 계열사의 재무·투자 등 핵심 경영 활동을 보고받고 조율하는 롯데그룹의 핵심이다.

이 가운데서도 정책본부장인 이인원 부회장과 운영실장 황각규 사장, 커뮤니케이션실장 겸 대외협력단장 소진세 사장 등 3명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오너 가신그룹’으로 불리는 이들 3인방은 신 회장의 측근 중 측근이다. 이들의 ‘입’을 열어야 오너 일가의 비리를 파헤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오너 일가의 비리까지 염두에 둔 만큼 이들에 대한 조사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또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그룹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롯데홈쇼핑의 재무부서에서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했다. 롯데홈쇼핑은 매출 누락,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한편, 롯데그룹 비리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진행되면서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지체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복잡한 순환출자에 대한 지적에 따라 한국 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해 왔으나 사실상 무산됐다. 롯데그룹 측은 “1월에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호텔롯데는 오는 7월까지 상장작업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현재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변경신고 등 절차 이행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호텔롯데 상장 연기를 공식화했다.

황상욱 기자 eyes@

 

2.[검찰 ‘롯데 비자금 수사’ 파장] 동부산 테마파크·오페라하우스·시내 면세점에 ‘불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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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시작되면서 부산지역에 펼쳐 놓은 롯데의 각종 대형 사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롯데그룹 측은 검찰 수사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그룹 총수가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여타 대기업들의 전례로 볼 때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롯데월드와 롯데쇼핑이 각각 19.5%와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동부산관광단지 테마파크 사업은 어떤 식으로든지 불똥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롯데월드는 테마파크 건축을 비롯해 완공 후 실질적인 운영까지 맡을 업체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롯데 ‘부산 사업’ 차질 우려

동부산 테마파크
건축·운영까지 맡아 위기감

오페라하우스
1천억 출연 약속 지연 촉각

시내 면세점
특혜 의혹으로 번 질 수도

 

지난달 3일 GS·롯데 컨소시엄과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10년 넘게 끌어오던 사업을 겨우 본 궤도에 올려놓은 부산도시공사는 사태 진행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는 도시공사는 동부산테마파크 사업도 검찰 수사의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동부산테마파크는 GS·롯데 컨소시엄이 진행하는 만큼 이번 수사에 따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롯데월드가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면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도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1천억 원을 출연키로 한 롯데의 약속이 지연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2년 부산시와 오페라하우스 건립 기부 세부 약정을 체결하고 올해 초까지 700억 원을 출연했다. 아직 300억 원의 추가 출연이 필요하지만, 검찰 수사의 파문이 어디로 번질지 모르는 상태다.

 

부산시와 지역 기업들이 남포동 비프(BIFF) 광장에 추진 중인 ‘제3 시내면세점’도 암초를 만났다. 부산시는 면세점 운영 경험이 풍부한 롯데쇼핑의 지분 참여를 유도해왔으나, 이번 수사로 롯데그룹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면 특혜 의혹으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 측은 제3 시내 면세점 추진에 흥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롯데그룹이 1천억 원의 기금을 출연한 부산창조혁신센터의 경우 기금 조성을 거의 마쳐 이번 검찰 수사가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유통망을 이용한 중소 상공인 판로지원 사업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 과정에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고, 각종 투자와 출연 등 지역에서 진행 중인 사업은 수사와 별개로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경제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부산·경남을 연고로 하고 있어 지역 기반 대형 사업들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면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면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되어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국·전창훈·김한수 기자 gook72@ 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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