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일식 체험기] “내 인생 첫 개기일식 너무 행복”…미국 전역 흥분의 도가니

사진/시카고=김한수 기자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일 개기일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해요.”

21세기 처음이자 미국에서 99년 만에 기회의 문이 열린 개기일식(일식에서 태양이 달에 의해 완전히 가려지는 현상)이 21일 오전(현지 시각) 진행되면서 미국 전역이 열광했다. 미국인들은 거의 한 세기만에 찾아온 자연 현상을 지켜보며 인생 중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21일 오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애들러 천문대 앞은 오전 7시부터 1만 명이 넘는 행렬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21일 오후 진행될 예정인 개기일식을 맞이해 천문대 측이 제공하는 태양 관찰 안경을얻기 위함이었다. 천문대 측은 이번 행사를 위해 시민들에게 태양 관찰 안경 3만 개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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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취재진은 2㎞에 걸친 긴 대기 행렬을 기다린 끝에 안경 배부 시간인 오전 9시 30분에서 30분이 지난 오전 10시쯤에 행사장에 도착했다. 행사장 안에는 이미 1만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개기일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천문대 주변은 개기일식을 관찰하려는 시민들과 현지 취재진, 해외 관광객들로 들어찼다. 10만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천문대 곳곳에 마련된 그늘을 찾아 자리를 펼쳤다. 일부 시민들은 천문대와 인접한 미시간 호수에 발을 담근 채 99년 만의 개기 일식을 맞이하고 있었다.

천문대 인근에서는 개기일식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태양광·태양열 체험 행사와 관찰기구 제작 행사 등을 마련해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21일 진행되는 개기일식을 앞두고 미국 전역은 오래전부터 들썩였다. 미국 현지 방송사들은 일주일여 전부터 뉴스 방송때마다 개기일식 중계 소식을 수차례 알렸다. 50센트에 판매되던 태양 관찰 안경은 21일에 임박하면서 개당 20달러까지 치솟았다. 심지어 일부 시민들은 21일 당일 애들러 천문대 측이 제공하는 태양 관찰 안경을 선점해 10달러에 파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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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께 강한 햇빛이 내리쬐던 천문대 인근 공원엔 뜨거운 햇살 대신 어둠이 찾아왔다. 밝게 빛나는 태양을 달이 점점 가리기 시작한 것이다. 달은 태양의 오른쪽 상단부터 가리기 시작해 1시간여 후 태양을 완전히 가렸다. 태양은 가장자리 하얀띠만 남긴채 완전히 사라졌다. 이 순간 천문대 측이 제공한 태양 관찰 안경을 낀 시민들은 일제히 탄성을 터뜨렸다. 가족·연인과 함께한 시민들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I love you, bless you(사랑해, 행복해)”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달이 해가 가리자 부모들과 함께 나온 아이들은 크게 소리치며 개기일식을 즐겼다. 일부 시민들은 아무말 없이 개기일식을 지켜보며 자신의 소원을 비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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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만에 찾아온 우주쇼는 1시간 30분여 만에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으며 끝이 났다.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3시간여 차량을 타고 일리노이 주 인근 위스컨신 주에서 온 존 슈와버 씨(48) 씨는 “정말 미치도록 개기일식이 보고싶어서 천문대가 있는 시카고로 왔다”며 “정말 인생에서 잊지 못할 순간을 맞이해 너무 기쁘다”고 박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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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항공우주국(NASA) 측은 이날 미국 전역에서 2억여 명이 이번 개기일식을 직접 지켜봤으며, 440만 명이 TV를 통해 시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의 다음 개기일식은 오는 2024년에 있을 예정이며, 이번과 같은 대륙횡단 개기일식은 2045년에 진행된다.

미국(시카고)=김한수 기자 han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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