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제자 성관계’ 경남도교육감 알고도 쉬쉬

부산일보

경남지역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제자와 성관계를 가졌다가 들통나 구속된 사건(본보 29일 자 2면 보도)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경남지역 교육계 성추문에 정점을 찍은 듯하다. 본보 보도가 나가자 교육계 내부는 물론 학부모와 학생들도 충격을 받은 표정이 역력했다.

구속 사건 이미 한 달 전 파악
뒤늦게 사과한 경남교육청
재발방지대책 아직 못 내놔
본보 보도에 교육계 등 충격

창원에 사는 한 중학생 어머니는 29일 “경남지역 교육계에서 잇따라 성추문이 나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며 “부모 입장에선 교사들이 학생을 지켜주기는커녕 성추문을 일으켰다는 점이 너무나 충격적으로 느껴진다”고 성토했다. 양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도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하기에는 사안이 너무 놀랍다”면서 “잇따른 성추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처럼 싸늘한데도 도교육청은 이 사건을 한 달여 전부터 파악하고도 숨기고 있다가 언론에 보도되자 공식 ‘사과’하는 등 뒷북대응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교육계 성범죄 예방을 위한 근본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30대 초등학교 여교사의 성 일탈과 관련, 경남도교육청은 29일 공식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29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김상권 교육국장(가운데)을 비롯한 도교육청 간부들이 ‘여교사 초등생 성관계’ 사건과 관련,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교육청 김상권 교육국장은 이날 브리핑룸에서 “지역에서 발생한 충격적 성 관련 사건에 대해 교육을 책임지는 기관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교원 성범죄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엄중 처리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또 해당 교사는 피해 신고 접수 즉시 직위해제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이 사건이 알려지기 하루 전인 28일 박종훈 교육감이 직접 “성 관련 사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담화문을 발표한 상태였다. 당시 담화문은 창원시내 모 여고에서 발생한 교장의 성희롱 훈화와 교사의 몰래카메라 설치와 관련해 이뤄졌을 뿐이다. 문제가 된 여교사 구속 사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여교사 구속 사건은 이달 초부터 해당 학교에 신고돼 도교육감도 모를 수 없던 사안이다.

도교육청은 문제의 여교사 사건이 29일 자로 본보에 보도되고 나서야 성 관련 사건 담화문에 이어 하루만에 ‘사과’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이 때문에 도교육감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으면 숨기고 그냥 넘어가려는 ‘기회주의’ 교육행정을 폈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재발방지 대책도 ‘논의하겠다’는 원론에 그치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날 오후 기관장, 간부, 지역교육장 등이 모여 비상 회의를 열고 (교원 성범죄)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 대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초등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이 연루된 사안인 만큼, 민감해 대외적으로 밝히기 힘들었다”면서 “내부 매뉴얼에 따라 진상조사와 당사자 직위해제, 징계위 회부 등으로 조치했다”고만 해명했다.

백남경·김길수 기자 kks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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