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블랙박스 제보에 택시기사들 ‘덜덜’

택시기사 김 모(60) 씨는 최근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교통법규를 2건 위반했다고 경찰서로 오라는 것이었다. 경찰서에서 블랙박스를 확인한 김 씨는 쓴웃음을 지었다. 김 씨의 뒤차가 3~4㎞를 바짝 붙어 쫓아오면서 좌회전 때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은 것, 끼어들기를 한 것을 촬영해 경찰에 신고한 것이었다. 김 씨는 “블랙박스 영상을 보니 손님을 태우기 위해 갑자기 정차한 것에 화가 난 시민이 경찰에 신고한 것 같다”며 “내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너무하다 싶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교통위반 행위에 대한 공익신고가 크게 늘고 있다. 차량용 블랙박스와 녹화가 가능한 스마트폰이 보편화한 영향이다. 거의 대부분 차량이 감시카메라 역할을 하면서 도로 위 무법행위를 줄이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택시업계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교통위반 공익 신고 급증
택시 관련이 상당수 차지
하루 딱지 10장 끊긴 업체도

3일 경찰청에 따르면 교통위반 행위와 관련한 공익신고는 최근 들어 급증했다. 2011년 9만 5744건, 2012년 16만 792건, 2013년 20만 424건, 2014년 44만 5511건, 2015년 65만 5291건, 2016년 109만 1320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택시에 대한 신고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일부 택시 기사들이 일삼는 난폭운전과 급정거, 무리한 끼어들기 등의 피해를 겪은 시민들이 신고한 것이다. 공익신고로 하루에만 평균 10장 이상의 ‘딱지’가 끊기는 택시업체도 여러 곳이다.

부산의 한 택시업체 관계자는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것이 먼저이겠지만, 손님의 무리한 요구로 불가피한 상황도 있다 보니 기사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공익신고 제도가 난폭운전 등을 줄이는 효과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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