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악취에 뿔난 정관 주민… 행정은 ‘뒷짐’만?

‘친환경 생태 신도시’인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 하지만 역설적으로 대단지 아파트 단지 근처에 의료폐기물 소각장과 산업폐기물 매립장,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이 있다. 부산 전역의 의료폐기물을 처리하는 의료폐기물 소각장은 3000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와 직선으로 200m 떨어져 있다.

역한 냄새를 견디다 못한 정관신도시 주민들이 급기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감염성 의료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이 근처에 있어 주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하지만 시설 이전을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 관계 기관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의료폐기물 소각장 등 3곳
대단지 아파트 인근에 위치
연간 악취 민원 1000건 육박

주민들 5일 대규모 집회
가동 중단·폐쇄 촉구 예정

이전 강제할 법적근거 없고
비용·부지 부담에 해결 난항

정관신도시 주민 1000여 명은 5일 오전 의료폐기물 소각업체인 N사 앞에 모여 신도시 내 3개 폐기물 처리장의 가동 중단과 시설 폐쇄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4일 주민들은 “수년간 관계기관을 방문해 근원적인 악취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인구 8만 명 돌파를 앞둔 정관신도시에서는 해를 거듭할수록 악취 민원이 증가한다. 부산시가 접수한 악취 민원 건수는 2012년 250건에서 2015년 609건으로 껑충 뛰었고, 지난해에는 918건을 기록했다. 부산시 환경보전과 관계자는 “정관신도시에 신축 아파트가 잇달아 들어서면서 특히 의료폐기물 소각장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해당 시설의 이전을 요구한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이전 비용과 부지 등에 대한 부담으로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상황이 이런데도 담당 지자체와 행정관청은 현실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심지어 “우리 지역만 아니면 된다”는 식으로 님비(NIMBY) 현상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찍이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인구 10만여 명 유입을 예상했던 정관신도시에 병원성 폐기물 소각시설이 어떻게 허가를 받을 수 있었을까.

정관읍 용수리에 있는 의료폐기물 소각업체인 N사는 정관신도시 조성 공사가 한창이던 2005년 4월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의료폐기물 중간처분업 허가를 받아 운영 중이던 Y사를 2015년 말 인수했다.

폐기물처리업은 폐기물관리법과 대기환경보전법 등 여러 법을 적용받는다. 업체가 사업계획서를 관할 구·군청에 제출하면 행정관청은 입지와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방지시설 등을 검토한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를 토대로 사업 인·허가를 결정한다.

N사의 의료페기물 소각장은 앞서 1994년부터 또 다른 업체가 허가를 받고 지정폐기물 처리장을 운영하기도 했던 자리였다. 이 일대는 일찍이 소규모 공장이 다수 자리 잡아 현재까지 가동 중이다. 정관신도시 택지개발은 그 이후인 1997년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면서 진행됐다.

지정폐기물 처리업 허가를 담당하는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정관신도시 의료페기물 소각장은 당시 입지와 시설 등에서 법적 기준을 맞춰 기장군의 적정 통보를 받았다”면서 “주민 민원이 우려된다는 의견만으로 합법적인 시설을 불허하는 것은 자칫 월권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공무원은 “폐기물처리장은 꼭 필요한 시설인데도 담당 관청마다 주민 반대 때문에 짓지 못하고 서로 떠넘기듯 문제를 방관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민소영 기자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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