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간’민호~ 유니폼은 우짜노…?

지난달 말 부산 사직구장 1층 자이언츠샵. 롯데 자이언츠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대호와 손아섭의 사인이 각인된 갈색 사인볼이 가득 담긴 나무 상자 사이로 유독 텅 빈 곳이 눈에 띄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롯데 ‘안방 마님’이었던 강민호의 사인 볼이 진열돼 있던 자리다. 자이언츠샵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강민호의 이적이 확정되자마자 본사 지침에 따라 매장에 있던 모든 상품의 판매가 중지됐다”고 전했다. 이 직원은 “이대호 다음으로 많이 팔리던 사인볼이 강민호의 사인볼”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스토브리그는 FA(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친정’을 떠난 프랜차이즈 선수들이 이어지면서 야구 팬들의 속앓이가 유독 깊었다. 10만 원대를 호가하는 유니폼에 선수 이름을 새기는 등 이른바 ‘굿즈(goods·상품)’를 구입해 열띤 응원을 펼치던 팬들은 ‘다시 유니폼을 사야 하느냐’며 울상을 짓고 있다.

사직구장 1층 자이언츠샵
강민호 ‘굿즈’ 판매 중지
유니폼에 이름 새긴 팬들
“이제 더 이상 못 입어” 울상

민병헌 유니폼 곧 제작

프로야구 굿즈 중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은 역시 유니폼이다. 롯데는 올 시즌 이름이 인쇄돼 있지 않은 구단 유니폼을 판매했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 이름이 새겨진 일명 ‘마킹지’를 민무늬 유니폼에 덧대어 자신만의 응원 유니폼으로 만든다. 주로 구단의 프랜차이즈 선수가 가장 인기가 높다.

입단 때부터 줄곧 롯데 소속이었던 강민호의 이적에 많은 고정 팬들의 애증이 교차한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다. 15년째 롯데 팬이라는 직장인 안 모(28) 씨는 “유니폼 하나에 10만 원을 호가하는데 이제 강민호 유니폼은 입을 수가 없다. 다시 사야 하는데 금전적 부담도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팀으로 이적한 선수의 유니폼 등 관련 굿즈는 상표권 문제로 전량 폐기 처분된다. 앞서 이대호가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할 때도 유니폼 등이 모두 폐기 절차를 밟았다. 다만 이대호의 이적 당시엔 국내 다른 구단행이 아니라서, 오히려 이대호 관련 상품 문의가 구단에 더욱 빗발치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는 “업체에 제작과 판매 전체를 위탁하고 있으며, 전체 판매량 등을 따로 집계하고 있진 않다”면서 “내년에 구단의 VI를 교체할 것인가를 놓고 논의가 있어, 올해 재고는 최저치로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사직구장 1층 엔제리너스 카페에 내걸렸던 ‘강민호 사인 유니폼’도 얼마 전 철거의 운명을 맞았다. 이 카페는 개업 초창기 당시 롯데 감독이던 제리 로이스터와 강민호의 사인 유니폼을 나란히 매장 벽면에 걸어뒀다. 로이스터 감독이 떠난 뒤엔 강민호의 유니폼만이 자리를 지켰고, 올해 이대호가 롯데로 복귀하면서 이대호 유니폼과 강민호의 유니폼이 함께 내걸렸다. 카페 점장 이동찬(38) 씨는 “카페 오픈과 동시에 6~7년째 강민호의 사인이 적힌 유니폼을 전시했다”며 아쉬워했다. 강민호의 유니폼이 떠난 빈자리에는 손아섭의 유니폼이 내걸릴 예정이다.

한편 최근 롯데에 새로 둥지를 튼 민병헌의 유니폼도 곧 제작된다. 롯데 관계자는 “민병헌의 유니폼 제작 시기는 미정이다. 아마도 시즌 전 3월 정도일 것”이라고 전했다.

민소영 기자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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