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뚱 오피스텔’ 옆 건물, 주민 몰래 공사 재개

9월 22일 부산 사하구 하단동의 한 오피스텔을 기울게 한 인근 신축 공사장의 공사가 지난 8일 재개됐다.

 

속보=부산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렸던 부산 사하구 ‘기우뚱 오피스텔'(본보 지난 9월 22일 자 11면 등 보도)과 관련해 건물을 기울게 한 주범으로 지목된 인근 신축 공사장의 공사가 재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청은 정밀 안전진단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허용해 주민 반발을 사고 있다.

“자문위서 안전하다 결론”
사하구청, 최근 재개 허용

“정밀진단 결과 안 나왔고
주변 건물 피해 계속돼”
주민들, 구청 처사에 반발

26일 부산 사하구 하단동 D오피스텔 옆 공사 현장. D오피스텔은 올 9월 건물이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어 붕괴 우려를 낳았던 곳이다. 당시 기우뚱 오피스텔 사태의 원인으로 인근 신축 건물 공사가 꼽혔으며, 9월 22일 즉각 이 공사가 중단됐다. 그러나 이날 현장은 포클레인 등 대형 장비가 바쁘게 철근을 옮겼다. 이미 곳곳엔 2층 가까이 건물이 올라가 윤곽을 드러냈다.

사하구청에 따르면 공사재개는 지난 8일 이뤄졌다. 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공사 중지 이후 건축안전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연약지반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3차례나 ‘안전하다’는 결론이 나 공사 재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청은 공사 재개를 결정하면서 불안에 떨고 있는 주민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현재 D오피스텔뿐 아니라 인근 빌라 등도 주변 공사로 인해 기울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를 호소하는 건물주들은 지난달 29일 비상대책위까지 구성하며 면밀한 원인조사와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구청은 비대위에도 공사 재개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건물 곳곳이 갈라지는 등 피해를 보고 있는데도 전혀 공사 재개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면서 “공사장에 사람들이 드나드는 것을 본 뒤 구청에 문의하자 그제서야 말해 주더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청은 공사 재개에 대해 주민들에게 알릴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청 측은 “D오피스텔이 기울어진 당시 공사를 중지한 이유는 연약지반에 대한 기초점검을 실시하기 위해서였다”면서 “주민 안전을 우려해 공사를 중지했던 것이 아니므로 주민들에게 공사 재개 사실을 알릴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울어진 건물에 사는 주민들이 여전히 불안에 떠는 상황에서 너무 성급하게 공사 재개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현재 주변 기울어진 건물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인근 건물에 사는 강 모(50·여) 씨는 “그런대로 이 일대에서는 대형 공사인데 혹시나 또 인근 건물이 주저앉지 않을까 염려된다”면서 “우리 건물도 현재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벽에 금이 가고 복도의 타일도 부서졌다”고 말했다.

사하구의회 전원석 의원은 “안전성 여부가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공사를 재개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구청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글·사진=서유리 기자 y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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