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장화에 꽃이!… 도심 수놓은 ‘헌 신발 화분’

26일 오후 5시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쥬디스태화 인근 지하도 입구. 헌 신발과 삽을 든 수상한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저 사람들은 대체 뭐 하는 거지?” 행인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들을 지켜봤다.

잠시 뒤 이들은 엉뚱하게도 신발에 흙을 채우고 꽃과 식물을 심더니, 이 희한한 화분을 지하도 계단에 놓고 총총히 사라졌다. “우와, 하이힐 화분 예쁘다!”, “야, 이거 아이디어 좋은데! 집에 가서 나도 해 볼까?” 시민들의 반응도 좋았다.

체르노빌 사고 30년 맞아
부산그린트러스트 수강생
서면 등서 ‘게릴라 가드닝’

이날 열린 이 기상천외한 행사의 이름은 ‘게릴라 가드닝’이다. ‘총 대신 꽃을 들고 싸운다’라는 모토 아래 방치된 땅이나 콘크리트 틈에 꽃과 식물 등을 심어 도시에 활력소를 불어 넣는 환경운동이다.

‘게릴라’라는 말처럼 해당 공간에 대한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들이 비밀스럽게 모여 버려진 공간을 가꾸고 흩어지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날 행사는 부산그린트러스트가 체르노빌 원전 사고 30년(26일)을 맞아 열었다. 이 단체가 진행 중인 ‘마을과 도시의 정원사’ 양성 프로그램 수강생 40여 명이 현장실습으로 부산도시철도 서면역과 범일역에서 게릴라 가드닝에 나선 것이다.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은 “체르노빌 사고가 남긴 비극과 재앙의 메시지를 시민들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평소 안 신는 신발도 재활용하고, 삭막한 도시에 새 생명을 심는 의미 있는 한 걸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헌 신발을 화분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자영 기자 2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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