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하나 생기나 했는데 그것마저.. 명지동 맘들 ‘유치원 앓이’

가뜩이나 유치원이 부족한 부산 강서구 명지오션시티에 개원 예정이던 유치원마저 불법 논란에 휩싸여 원아 모집을 중단했다. 이미 입학금까지 넣은 학부모들은 당장 3월부터 아이들을 보낼 곳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내년 개원 준비 사립 유치원
불법 적발돼 원아 모집 중단

“어렵게 붙었는데 웬 날벼락”
부모들, 조건부 승인 간청

부산 북부교육지원청은 지난 21일 명지오션시티에 있는 A유치원에 원아 모집 중지와 입학금 반환 등의 행정조치를 내렸다. A유치원이 부산시 교육감 최종 설립인가 승인을 받기 전에 원아를 모집하고 입학금까지 받은 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이다. 지원청 관계자는 “승인을 받지 않은 곳에서 원아를 모집하는 것은 유아교육법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이라고 밝혔다. A유치원은 내년 3월 개원을 목표로 지난 9일 원아를 사전 모집했고, 이달 중순께에는 원아 추첨까지 했다. 일부 학부모는 입학금까지 낸 상태다.

A유치원 원장은 “학부모들로부터 아이들 언제 받느냐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지만, 승인이 계속 미뤄져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원청은 현재 한 민원인이 A유치원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소유권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 승인을 섣불리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갑자기 A유치원 개원이 불투명해지면서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A유치원에 자녀 입학을 신청했던 이 모(34·여) 씨는 “여기가 아니면 1시간 거리에 애들을 보내야 한다”면서 “이번 행정조치로 유치원 승인을 못 받으면 어쩌나 마음 졸이는 엄마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유치원에 입학금까지 낸 정 모(44·여) 씨는 “다른 곳 다 떨어지고 여기에 겨우 붙었는데 이게 웬 날벼락이냐”며 “명지의 유치원 부족 상황을 교육청이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토로했다.

강서구 명지동에는 현재 8개의 공립·사립 유치원이 있다. 총 73개 학급, 1754명의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그러나 명지동의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어 유치원 학급 수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2019년에는 유치원에 다닐 아이들이 381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2056명의 아이를 수용할 82학급 규모의 유치원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교육청은 2019년까지 총 82학급의 유치원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A유치원의 경우 소유권 분쟁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다음에도 승인이 어려운 실정이다. 학부모 등은 강서구 상황을 고려해 ‘조건부 승인’이라도 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원청 관계자는 “조건부 승인해서 원아를 먼저 모집했다가 앞으로 승인이 취소되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진다”며 “A유치원 승인 여부는 법률적 검토 이후에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서유리 기자 y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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