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깡깡이마을의 핫플레이스, ‘양다방’에 가 보셨나요?

23일 낮 12시 부산 영도구 대평동 깡깡이마을 어귀의 한 다방. 조용한 동네에 유일하게 북적이는 곳이다. 외국 선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선주, 사진 찍는 20대, 20년 만에 가게를 찾아왔다는 60대 어르신까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이 일상이 된 2018년, ‘양다방’은 진한 쌍화차와 환상 비율의 원두커피로 깡깡이마을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SNS에 양다방은 ‘복고 다방’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쌍화차 파는 옛날 다방이 영도에 있다’는 이야기는 2030 ‘카페세대’에겐 문화 충격이었다. 그렇게 양다방은 40년만에 깡깡이마을에서 ‘꼭 가봐야 하는 장소’가 됐다. “조선소 직원, 원양어업 하는 뱃사람 같은 남자만 득실거렸던 다방에 지난해 말부터 여자 손님들이 이따금씩 찾아온다”는 양다방 사장 이미애(52) 씨의 말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양다방의 위상이 엿보였다.

40여 년 한자리 지키며
선원들 애환 함께하던 곳
“쌍화차 파는 옛날 다방 있다”
SNS 화제 젊은 발길 북적

1970년대 생긴 양다방은 40년 동안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을 넘어 마을 사람들의 아지트로 자리매김해 왔다. 깡깡이마을에서 원양어선 선주들이 선원을 구할 때 제일 먼저 찾는 곳은 양다방이었다. 일할 곳을 찾는 선원들은 일자리를 양다방에 문의하고 선주들은 양다방에서 소개받은 선원을 믿고 쓰는 구조였다.

양다방이 동네 유일한 다방으로 남은 깡깡이마을에는 1970년대 50m에 하나 꼴로 다방이 줄지어 있었다. 원양어업이 침체되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거리에 있던 다방들은 하나둘 자취를 감췄다. 다방 대신 마을 곳곳에는 커피자판기가 자리했다.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40년 새 양다방도 주인이 두 번 바뀌었다.

다방에 있는 나무테이블, 옛 공중전화, 낡은 도자기 장식품은 그대로지만 안타깝게도 4년 전부터 다방을 가득 채운 이야기들은 조금씩 바뀌었다. 배를 수주한 이야기, 늘어난 어획량 이야기 대신 ‘경기가 안좋다’, ‘예전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그렇게 양다방은 동네의 어려움, 불황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옛 추억을 나누는 사람부터 옛날이 궁금한 사람까지 다방에 발길이 이어지면 동네도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요?” 양다방 잘되는 것보다 동네 잘되는 것을 바라는 양다방 사장의 말에는 동네와 동고동락하는 ‘다방’만의 진한 향기가 담겨 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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