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도시철도 여성배려칸에 왜 아직도 남자가… “

 

부산 도시철도 1호선에 여성배려칸이 도입된 지 600여 일이 지났으나 실효성 논란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여성배려칸에 남성 승객이 많이 타는 상황 속에 여성배려칸을 둘러싼 민원은 1400여 건이나 쏟아졌다.

14일 오전 8시 도시철도 1호선 신평행 열차 안은 여느 때처럼 회사와 학교를 향하는 이들로 붐볐다. 여성배려칸인 5호칸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아침 1호선 열차 3대를 확인해본 결과 여성배려칸에 탑승한 남성 승객의 비율은 20% 남짓. 남성이 절반 정도 들어찬 다른 객실칸보다는 남성이 적었지만, 여성배려칸이라는 이름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매일 1호선 하단역으로 출근하는 이 모(28·여) 씨는 “시행 초기보다 확실히 남성 승객이 여성배려칸에 많이 타는 것 같다”며 “지난해에는 여성배려칸을 일부러 찾아서 탔는데 요즘엔 그럴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도입 600일 실효성 논란 여전
관련 민원 총 1467건 접수
반대 1099건· 찬성 231건

男 잠재적 범죄자 취급 불만
펜스룰 적용 전면 분리 의견도

부산교통공사는 2016년 6월부터 출근 시간인 오전 7~9시, 퇴근 시간인 오후 6~8시에 도시철도 1호선 여성배려칸을 운영하고 있다. 1호선을 오가는 열차 51대 모두 5호칸에 여성배려칸이 마련돼 있다. 정해진 4시간 동안에는 여성만 탑승하는 게 원칙이나 강제성은 없어 남성이 탑승해도 별다른 제재는 없다.

14일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2016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1호선 여성배려칸과 관련해 교통공사에 접수된 민원은 모두 1467건에 달한다. 민원 가운데 찬성 의견은 231건, 반대 의견은 1099건, 기타 의견은 137건으로 집계됐다.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약 5배 더 많은 셈이다.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데 불만을 드러내거나 여성배려칸이 현행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민원이 많았다. ‘펜스룰’을 적용해 남성칸과 여성칸을 분리해 달라는 주장도 있었다. 물론 여성 배려칸 신설 이후 도시철도가 더욱 편리하고 쾌적해졌다는 찬성 의견도 다수를 차지했다.

여성배려칸 도입 이후 도시철도 1호선에서 발생한 성범죄는 소폭 줄었다. 부산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2016년 32건이던 1호선 성범죄(성추행, 몰카 촬영 등)는 지난해 26건으로 6건 줄었다. 다만 지난 7년간 1호선 연평균 성범죄 건수가 28.7건인 것을 고려하면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여성배려칸의 효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도시철도 보안관을 출퇴근 시간에 배치하면서 여성배려칸이 적절하게 운영되도록 하고 있다”며 “여성배려칸의 안정적인 정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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