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노인요양원이 기름 섞인 농업용수를 생활용수로 사용한 사실’ 알고도 방관했다

3개월간 농업용수 사용한 노인요양원 물탱크 내부 (사진=연합뉴스)

요양원 “시에 지난해 7월에 알려”..시 “이후 확인 미흡”

경남 양산시가 지역 내 한 노인요양원이 지하수 부족으로 농업용수를 설거지와 목욕 등 생활용수로 사용한 사실을 알고도 제때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노인요양원은 지난해 7월 가뭄으로 지하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자 시에 상수도 연결이나 지하수 추가 공사를 요청했다고 11일 밝혔다.

하지만 시 측은 상수도를 연결하려면 10억원이 넘게 든다며 난색을 표시, 요양원 시설 보강사업비로 해결하라고 전했다.

요양원 측은 당시 사업비 7천만원 중 일부로 지하수 공사를 하려고 했지만, 공사비보다 지하수량이 부족하자 설계를 미루며 차일피일했다.

이 과정에서 요양원은 당장 물 수요가 많은 생활용수 확보를 위해 인근 농업용 저수지와 연결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요양원 물탱크로 연결한 농업용수관

요양원과 시는 공사 효과와 예산 타령을 하다 지하수 공사는 설계반영이 늦어졌고 지난해 확보했던 예산은 올해로 이월돼 버렸다.

요양원 측은 “지난 연말과 올해 초까지 가뭄이 계속됐고 부족한 사업비에다 공사 효과도 떨어져 미루다 보니 이런 상황을 자초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시 역시 요양원 측의 지하수 확보가 어려워 농업용수를 쓰고 있는 점을 알고도 그동안 뒷짐을 지고 있었다.

그동안 요양원이 쓴 농업용수와 물탱크 안 수질 검사도 전혀 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지하수 사용에 문제가 있었을 때 즉시 시설개선을 하지 않고 이후 확인도 미흡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노인요양원 측이 9개월째 기름 성분이 섞인 농업용수를 사용한 사실이 보도로 알려지자 이날 뒤늦게 현장 조사에 나섰다.

시는 일단 요양원의 물탱크 내 물을 채수해 수질 검사를 의뢰하고 옴 등 피부병 발생 환자 등의 진료기록도 확인하고 있다.

이 시설에서는 농업용수를 사용한 후인 지난해 8월 초와 9월 말에 잇따라 전염성이 강한 옴이 발생, 한 달간 해당 건물에 있는 어르신들을 격리한 사실도 시가 이날에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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