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철 다가오는데.. ‘구멍’ 여전한 테트라포드

테트라포드에서 실족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5~8월이 다가오고 있지만 통제구역 지정은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실족 사망 사고가 발생한 부산 수영구 남천동 메가마트 앞 테트라포드. 김경현 기자 view@

테트라포드를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하는 부산시 조례가 공포된 이후 4개월이 지나도록 통제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여름 ‘낚시철’을 앞두고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지역 내 설치된 테트라포드에서 74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달에 두 번꼴로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사고 대부분은 여름 휴가철인 5~8월에 집중됐다. 모두 39건으로 전체의 52.7%를 차지했다. 사고 장소는 남항 동방파제 인근(11건), 마린시티(11건), 청사포항(6건), 민락항(6건), 두송방파제(6건) 순이다.

안전사고 과반 5~8월에 집중
몇몇 지자체 조례 제정 불구
법적 ‘통제구역’ 지정은 전무

올 여름철도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여전하지만, 테트라포드 출입을 통제하는 법적 근거는 미비한 실정이다. 앞서 서구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낚시통제구역을 지난해 12월 공포(본보 지난해 12월 5일 자 2면 보도)했으나 아직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은 안 된 상태다. 해운대구에서도 지난달 30일 자로 관련 조례를 공포했으나, 지정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주민 의견을 수렴해 내달 초에는 지정·고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현재 기장군이 조례 제정을 위한 주민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테트라포드 사고 빈발지역인 수영·영도·사하구 등 나머지 지자체는 구체적인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출입통제구역 지정 권한이 있는 해양경찰청도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모양새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테트라포드에 오르는 사람 대부분이 낚시객이므로 지자체 차원의 낚시통제구역으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일반인 전체를 상대로 규제하는 것은 불필요한 규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테트라포드를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하더라도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되면 과태료(1차 20만 원, 2차 40만 원, 3차 80만 원)를 부과할 수 있지만, 오직 낚시 행위에 대해서만 제재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취객 등이 못 들어가도록 테트라포드 출입 자체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의대 소방방재학과 류상일 교수는 “아무리 위험하다고 적어 놔도 자신은 괜찮을 거라 생각하며 테트라포드에 올라갔다가 사고가 발생한다”며 “출입 자체를 막을 강력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시민 의식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한수·서유리 기자 y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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