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찾은 ‘LPGA 스타’ 최혜진] “장하다 혜진!” 전교생 연호에 교정 들썩

 

부산 학산여고 3학년 4반 최혜진이 ‘LPGA 대스타’로 금의환향했다.

20일 학산여고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US여자오픈 준우승을 차지한 최혜진 맞이에 한창이었다. 환영 인사를 시작한 교무실이 A4 용지를 든 교사와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골프 공을 들고 문 앞에 서 있던 한 학생은 “골프광 아빠가 최혜진을 보기 위해 학교에 직접 찾아오겠다는 걸 말리느라 혼났다”고 말했다.

“아빠 따라 연습장 갔다 입문
중2부터 국가대표 합숙
학창시절 추억 적어 아쉽지만
골프선수 꿈이 있어 인내
프로 1차 목표는 신인왕”

중학교 2학년 시절부터 국가대표 합숙 활동을 하느라 한 달에 1~2번꼴로 학교를 찾았던 최혜진이었다. 그러나 이날만은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동문이었다. 전날 고향인 김해에 도착해 친구네 가게에서 돼지국밥까지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돌아왔다는 최혜진은 합창대회가 예정돼 있던 학산여고 대강당에서 ‘최혜진! 최혜진!’을 연호하는 전교생들의 화려한 축하를 받았다.

최혜진은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좋아하는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그날 골프를 처음 접하게 됐다. 그는 “다른 친구들보다 입문도 늦고 첫 시합도 늦게 나간 편인데 금방 실력이 좋아지는 걸 보고 소질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친구들과 어울려 평범한 학창 시절의 추억을 쌓지 못한 게 아쉽기는 하지만 골프 선수로 성공하고픈 욕심도 커 그걸 다 참아낼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프로 전향을 앞두고 스폰서 요청이 쇄도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런 건 아버지가 알아서 하실 것”이라며 해맑게 웃는 모습이 천상 여고생이었다.

줄곧 최혜진의 지도를 맡아온 학산여고 조영석 예체능교육부 부장은 “혜진이의 기량이 공개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외부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많았지만 끝까지 모교에 대한 의리를 저버리지 않았다”며 대견스러워했다

프로 데뷔 전에 ‘대형 사고’로 전세계의 시선을 끈 이 당찬 부산 여고생의 다음 목표는 KLPGA 신인왕이다.

8월 말 프로에 데뷔하는 최혜진은 “프로로 전향하게 되면 잘하고 싶은 욕심이야 커지겠지만 그래도 성적보다는 경험을 쌓는다는 느낌으로 해나가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라 본다”며 “박세리, 박인비 선배처럼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골퍼가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

‘남의 배아’ 이식하고 항암제(착상 방해 성분) 주사까지

부산의 한 불임치료 전문병원에서 시험관 배아 착상 시술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배아를 이식하고,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착상을 방해하는 항암제 성분 주사까지 투여한 사실이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시술을 받은 여성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경찰 조사가 시작될 때까지 전혀 알지 못해 병원이 잘못된 배아 시술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부산 불임치료병원 의사 입건
기록엔 ‘착상 유도제 투여’
시술여성엔 숨겨 은폐 의혹
간호조무사 고발로 드러나

부산진경찰서는 불임치료 전문병원에서 다른 사람의 배아를 이식하고 항암제 성분의 주사를 투여한 뒤 차트에 허위 기록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불임치료 전문병원 의사 A(43) 씨를 20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8일 병원 환자 B 씨에게 배아 이식 수술을 집도했다. 하지만 집도 과정에서 A 씨는 B 씨에게 착오로 B 씨의 배아가 아닌 다른 사람의 배아를 이식했다. 이식 수술이 끝나고 A 씨는 산모가 다른 사람인 것을 그제서야 알아챘다. 복수의 배아를 이식 받아야 할 40대 중반의 B 씨에게 하나의 배아만 이식됐기 때문이다. 이미 배아는 착상 시술이 끝난 상태였다. 통상 배아의 착상 성공을 높이기 위해 37세 이상의 산모의 경우는 복수의 배아를 이식하고, 37세 이하의 산모는 하나의 배아만을 이식한다. 이후 A 씨는 자신의 잘못된 시술을 덮기 위해 B 씨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고, B 씨의 복부에 항암제 성분인 MTX 주사를 곧장 투여했다. 배아의 착상을 막기 위한 주사다. 항암제를 투여한 뒤 전산으로 기록되는 의료 기록에는 정상적인 착상 유도제가 투여된 것으로 기록했다.

다른 사람의 배아를 이식한 뒤 이를 덮기 위해 항암제 성분을 투여한 불임치료 전문병원의 ‘비윤리적 행위’는 이 병원 간호조무사가 경찰에 A 씨를 고발하면서 알려졌다. 간호조무사의 고발이 없었다면 사실상 산모는 자신에게 항암제가 투여된 사실은 물론, 당초 다른 사람의 배아가 착상되는 시술이 이뤄졌다는 것도 알 수가 없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병원 측은 배아 착상을 기다리던 B 씨에게 착상 유도제가 아닌 항암제가 투여된 사실을 뒤늦게 알렸다. 병원 측이 조직적으로 시술 착오를 은폐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경찰 조사에서 병원 간호사들은 “배아를 잘못 시술해 항암제를 투여한 것이 맞다”고 진술했고, 피의자 A 씨는 “배아가 바뀐 사실을 알고 응급조치로 항암제를 투여했고 허위로 기재한 것은 맞지만, 고의성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를 통해 병원 측의 조직적 은폐 정황과 배아가 바뀌게 된 경위, 항암제 투여의 적법성 등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

보령머드축제 내일부터 열흘간…싸이·아이유·산이·터보 등 화려한 라인업

무더위를 잊게 할 보령머드축제가 21일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서 열린다.

올해는 머드광장과 시민탑광장 사이 차 없는 거리 구간(왕복 2.2㎞)에 특화이동수단인 머드트램이 도입, 운행된다. 시민탑광장에서는 열린무대공연장, 포토존, 머드축제 역사관이 자리하며 시민탑광장 등 6개 무대에서는 33개팀이 참여한 가운데 마술, 밴드, 어린이 문화, 노래, 양재기 등 버스킹 공연이 수시로 열린다. 22일 오후 4시에는 블랙이글스 에어쇼도 예정돼 있다.

전국 최고 축제답게 매일 오후 8시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콘서트가 열린다. 24일 오후 8시엔 대천해변열린음악회가 진행된다. 지난해에 이어 가수 싸이의 환상 콘서트가 25일 오후 8시에 펼쳐지고 28일 오후 8시에는 인기가수 아이유와 크라잉넛의 무대가 마련돼 있다. 29일 오후 8시에는 ‘머드힙합레이브파티'(산이/버벌진트/마이티마우스/산체스)가, 30일 폐막식에는 ‘POP 레전드아이돌스페셜'(터보/지뉴션/김현정/DJ.DOC)이 펼쳐진다.

디지털콘텐츠팀 multi@

부산시 ‘정규직 실태’ 3개월째 캄캄

2013년 이후 정규직 비중이 줄면서 부산의 고용안정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시는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부산의 정규직 비중이 70.3%로 전국 평균 66.6%보다 훨씬 높았지만 2013년에는 67.3%로 전국 평균(67.4%)보다 떨어졌다는 자료가 부산발전연구원을 통해 발표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7대도시 평균보다 높았던 정규직 비율이 2015년에는 67.7%로 7대도시 평균 68.5%에 못미치는 수치를 보이는 등 2013년 이후 전반적으로 부산의 고용안정성이 떨어졌다.

전날 상임위 업무보고에서 황보승희 위원장이 해당 자료를 인용해 고용안정성이 낮아지는 이유를 묻자 김기영 일자리경제본부장은 “부발연 자료를 보지 못했다. 파악한 후 말씀 드리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해당 자료는 이미 지난 4월 발표된 자료로, 시가 시 출연기관인 부산발전연구원의 주요자료에 대한 파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일자리경제본부 측은 19일까지 시의회의 질의에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그 현황 파악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준녕 기자 jumpjump@

김해 낙동강서 신원미상 여성 변사체 떠올라

예시 사진 화명대교_ 부산일보

20일 오전 9시 30분께 경남 김해시 대동면 초정리 화명대교 아래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이 숨진 채 물 위에 떠 있는 것을 인근 작업자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여성은 민소매 상의와 청색 반바지 차림이었다.

경찰은 숨진 여성의 신원을 찾기 위해 최근 실종자 등을 파악하는 한편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해)

부산 이열치열 맛집 best 5

7월 중순 더위가 이 정도다. 이번 여름도 참 길 것 같다. 덥다고 찬 음식만 먹다 보면 기운이 빠지고 면역력이 약해지기 쉽다. 단백질로 기운을 보충하고 허해진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삼계탕이 대표적인 여름 음식인 이유도 여기 있다. 부산 삼계탕의 역사를 대변하는 서울삼계탕과, 기본을 지키면서도 세련된 변신을 추구하는 동백삼계탕을 찾아가 봤다.

 

[서울삼계탕]

곰탕처럼 국물이 뽀얀 서울삼계탕의 삼계탕.

’57년 전통’ 진한 국물 맛 자랑

3단계 비법, 정성 들여 우려내

약재 향 그윽, 담백하고 깊어

‘국물이, 국물이 끝내줘요.’

오래전 텔레비전 광고에서 유행한 이 말이 떠올랐다. 서울삼계탕 국물을 한술 떠먹고 나서다. 곰탕 국물처럼 뽀얀 색깔에 감탄하고 깊은 국물 맛에 또 한 번 놀랐다.

서울삼계탕은 1960년 부산 최고, 유일의 번화가였던 남포동에 자리 잡았다. 상호만 그대로 두고 세월과 함께 주인도 바뀌는 노포가 어색하지 않은 부산이지만, 57년을 한 자리에서 꿋꿋하게 대를 이은 집이다.

일요일 낮에 가보니 가게와 함께 노년을 맞는 단골과 중국인 관광객이 쉴 새 없이 가게로 밀려들었다. 대체 비결이 무엇일까 궁금해하며 이 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인 삼계탕을 시켰다. 다른 특별 재료에 가려지지 않은 삼계탕 본연의 맛을 보려는 심산이기도 했다.

공손하게 다리를 모으고 뚝배기에 담겨 나온 어린 닭에게 속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는 국물을 떠먹었다. 약재 냄새가 은은하게 묻어났다. 짜지 않고 담백한데, 깊은 맛이었다.

쫄깃한 가슴살과 구수한 청도산 찹쌀밥을 숟가락으로 떠봤다.

부모님에 이어 1986년부터 가게 운영을 맡은 2세대 윤광철 대표는 이 국물의 비결을 3단계 국물 배합으로 설명했다. 첫 단계는 닭에 찹쌀, 인삼, 대추, 은행, 밤을 넣고 끓이는 생삼계탕이다. 2단계는 국물 만들기다. 닭 목과 머리, 발을 24시간 우리고 닭 넙적다릿살을 넣어 한 번 더 끓인다. 닭 목은 고소한 맛, 머리는 진한 맛, 발은 시원한 맛을 각각 담당한다. 마지막 3단계는 주문이 들어오면 생삼계탕 뚝배기에 국물을 붓고, 한약재를 넣어 한 번 더 끓이는 과정이다.

“전국 어느 삼계탕집을 가도 저희 집처럼 깊고 진한 국물 맛이 나질 않더라고요. 이런 국물은 어디 가서도 맛볼 수 없다고 자부합니다.”

이미 부모님보다 더 오래 가게를 책임진 윤 대표가 자신의 음식을 이렇게 자신 있게 얘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다 싶었다.

김치·깍두기·닭똥집 볶음은 여느 집과 다를 바 없으나, 서울삼계탕에는 국물에 말아 먹도록 국수 사리도 나온다.

평양 출신인 윤 대표 선친은 철도청 공무원으로 부산에서 일하다 전쟁으로 고향을 잃었다. 의지로 고향을 등진 것이 아니었기에 전란 후에도 북에 남은 가족과 만날 방법을 백방으로 찾았다. 결국 제3국 국적을 가지면 북한에 여행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아들 몰래 미국 이민 수속을 밟았다. 서울에서 굴지의 무역회사에 다니는 아들이 가게를 이어받으려 하진 않으리라 부모님은 짐작했을 것이다. 윤 대표 부모님은 며칠만 가게를 좀 맡아달라 하고는 그렇게 미국으로 떠났다. 그 ‘며칠’이 올해로 31년이다.

남미에서 7년간 지사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던 윤 대표는 일하면서 체득한 다국어 소통 능력이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때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업무차 인도에서 온 손님이 삼계탕을 먹고는 “내가 지금껏 먹어 본 닭 요리 가운데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윤 대표의 꿈은 가게 건물 전체를 세상의 모든 닭 요리를 취급하는 ‘토탈 치킨 센터’로 만드는 것이다. 이미 전문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자녀들이 이 가게를 이어받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음식에 대한 윤 대표의 열정으로 보자면 그냥 사그라질 꿈은 아닐 것 같다.

삼계탕 1만 5000원, 옻·홍삼·산삼·전복 삼계탕 각 2만 원. 전기구이통닭 1만 3000원.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30분. 부산 중구 남포길 36(남포동). 051-245-3696.

 

[동백삼계탕]

동백삼계탕의 황금흑마늘삼계탕에 큼직한 코끼리 흑마늘 조각이 얹어져 있다.

흑마늘 분말·진액 넣은 국물

시원하고 구수한 맛 더 강해

탕 위에 얹힌 마늘 조각 ‘달콤’

2011년 해운대 마린시티에서 문을 연 동백삼계탕은 이 지역 주민들은 물론 해운대를 찾는 관광객 사이에서도 제법 입소문이 난 집이다.

넓고 쾌적한 분위기도 좋지만, 동백삼계탕의 강점은 옻이나 전복, 녹두 등을 넣는 기본적인 메뉴 외에도 끊임없이 변화를 꿈꾼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메뉴가 황금흑마늘삼계탕이다.

변수지 대표에게 이 메뉴를 어떻게 개발하게 됐는지 물었다.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흑마늘 진액을 마시다 삼계탕에 넣으면 어떨까 싶어 국물에 넣어 먹어 봤는데 맛이 참 좋더라고요.”

변 대표가 사용한 흑마늘 진액은 미국 캘리포니아 길로이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코끼리 마늘을 미국 특허 기술로 숙성시킨 고가 제품이다. 가격이 부담스러웠지만 맛과 영양 측면에 강점이 있다고 본 변 대표는 손님들의 판단에 맡겨 보기로 하고 테스트 메뉴로 내놨다. 폭발적인 반응을 확인하고 정식으로 메뉴에 포함했다.

야심 차게 미는 메뉴라는 변 대표의 말에 황금흑마늘삼계탕을 주문했다.

겉절이, 닭똥집 볶음, 깍두기, 양파 장아찌, 그리고 된장에 찍어 먹는 고추와 마늘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이 집 마늘은 생마늘이 아니다. 식초와 간장, 설탕 등에 절여 숙성시킨 마늘지다. 아린 맛은 덜하고 새콤하다.

옅은 갈색의 국물은 흑마늘 분말과 농축 진액 덕분에 시원하고 입에 착 붙는 맛이다.

삼계탕 그릇에는 큰 곶감만 한 코끼리 흑마늘 조각이 화룡점정 하듯 얹혔다. 국물 색깔은 흑마늘 분말과 농축 진액이 들어가 옅은 갈색이다. 국물을 한술 떴다. 닭발만 우려내는 이 집 국물은 원래 시원하고 구수한 맛이었는데, ‘천연 양념의 제왕’인 마늘이 들어가니 시원하고 구수한 맛은 더 강해지고 입에 착 달라붙었다. 어떤 잡내도 나지 않았다.

진한 국물과 쫄깃한 살점을 맛보다 아삭하고 상큼한 마늘지와 양파 장아찌를 번갈아 집어 먹으니 반찬과 탕의 궁합이 기가 막힌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계탕 그릇을 비운 뒤 식용 금가루를 뿌린 흑마늘 진액을 한 잔 마시면 입안이 깔끔해진다.

그릇이 거의 비었을 때 흑마늘 조각을 마지막으로 먹었다. 디저트로 나오는 젤리처럼 달콤했다. 이어 메뉴 이름에 ‘황금’을 넣게 한 식용 금가루와 흑마늘 진액을 입에 털어 넣었다. 깔끔한 마무리 음료로 손색없었다.

전통 보양 음식에 관심을 두고 이 가게를 차린 변 대표는 어릴 때 허약 체질이었다. 여름이 아니어도 어머니는 수시로 삼계탕이나 백숙을 끓여 먹였다. 덩치는 커졌지만 식생활 균형이 흐트러지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도 삼계탕은 사계절 꼭 필요한 음식이라고 변 대표는 믿는다. 특히 체내에서 열을 올리는 닭과 마늘이 냉하고 허한 기운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백숙과 볶음탕을 제외하고 현재 이 집에서 내놓는 삼계탕은 6종류. 좀 더 많은 이의 폭넓은 입맛에 맞추려다 보니 실험과 도전을 멈출 수 없다. 주변에 좋은 농·수산물이 있으면 변 대표는 삼계탕과 접목해 꼭 만들어 먹어 본다고 했다. 5~10년 뒤 이 집 메뉴판이 벌써 궁금하다.

동백삼계탕 1만 4000원, 황금흑마늘삼계탕 2만 원, 옻삼계탕 1만 7000원. 토종닭백숙 4만 3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30분.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로 23(우동) 벽산오렌지프라자 3층. 051-900-9933.

글·사진=이호진 기자 jiny@

[예촌한방삼계탕]

한방삼계탕

닭은 현 인류가 가장 친숙하게 소비하는 육류다. 인간이 지구를 점령한 지질 시대 ‘인류세’를 대표할 화석으로 닭 뼈가 꼽힐 정도다. 우리 조상들도 닭으로 백숙을 끓여 즐겨 먹었다. 학계에서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오늘날의 삼계탕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부산 연제구 거제동 법조타운에서 한방 약재 12가지를 넣은 특별한 삼계탕으로 인기를 끌었던 ‘예촌한방삼계탕’이 지난해 연말 도시철도 1호선 교대역 5번 출구 인근으로 옮겼다.

성재승 대표는 가게를 옮기며 한방 약재에 곡물을 더했다. “약재 냄새를 싫어하는 분들도 있어서 그 냄새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다 곡물을 갈아서 넣었더니 효과가 있었다”고 성 대표는 말했다.

땅콩 잣 율무 호두 아몬드 녹두. 이렇게 6가지 곡물을 약간 더했는데 약재 냄새는 줄고 고소함은 더해졌다. 어린이나 어르신들이 특히 이 집을 좋아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이 집이 자랑하는 한방 황칠 삼계탕을 예약했다. 가게 앞에 붙은 ‘즉석요리’라는 글귀는 주문받고 나서 음식을 만든다는 얘기다. 큰 솥에 한꺼번에 끓여 놓았다가 손님상에 오르기 전 한 번 더 가열해 나가는 식이 아니라는 얘기다.

닭다리는 말할 것도 없고 가슴살까지 탄력이 있다.

“끓이는 데 최소 30분 정도는 걸리기 때문에 예약 전화를 해주시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지요.” 삼계탕용 닭과 토종닭을 교배한 황금닭을 매일 배달받아 성 대표가 직접 손질한다. 이렇게 손질한 닭은 빙장해 하루 숙성시킨 뒤 다음날부터 손님상에 오른다.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고, 쫄깃한 살점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황칠나무가 우러난 노란 국물 속에 하얀 속살을 드러낸 닭이 다소곳하게 엎드려 나왔다. 다른 삼계탕용 닭보다 크다. 찹쌀이나 약재가 배 속에 있지 않고 그릇 밑바닥에 깔려 있다. 황칠나무 조각 2개도 형태 그대로 들어 있다.

“혈압을 낮추고 간 기능을 보호하는 데 황칠나무가 좋다더라고요. 보통 수령 10년이 지나면 효과가 있다는데 저는 전남 진도 처가에서 받아 온 15~25년 된 황칠나무를 씁니다.” 성 대표는 황칠나무 효능을 열거하며 신이 났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어 봤다. 과연 한약재 냄새가 은은하고 뒷맛은 고소하다. 맛있는 보약 한 첩 먹는 기분이다. 가슴살마저 전혀 퍽퍽하지 않고 탱탱했다.

이 집은 반찬도 삼계탕에 최적화 돼 있다. 직접 담그는 물김치는 그냥 먹을 때는 청양고추 덕분에 매콤한데 삼계탕과 함께 먹으니 달콤한 맛이다. 화학조미료는 일절 들어가지 않는다. “저희 집 깍두기를 라면과 먹어보면 맛이 없어요. 오로지 삼계탕용 깍두기죠. 모든 반찬을 집에서 우리가 먹는 식으로 만듭니다. 손님들이 반찬을 남기고 가면 왜 그런지 문제점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체구와 달리 예민하게 음식을 대하는 그의 자세는 마치 환자의 건강을 돌보는 의사 같다.

한방 삼계탕 1만 4000원, 한방 옻·황칠 삼계탕 각 1만 8000원(2인 이상 주문 가능).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부산 연제구 중앙대로 1219번길 18(거제동). 051-505-2003

 

[백두봉삼계탕]

산 전복이 꿈틀거리는 백두봉삼계탕의 전복삼계탕.

5년 전까지 해수욕장 앞 대로변에서 10년째 영업하던 백두봉삼계탕이 인근 뒷길로 들어앉았다. 도시철도 계획이 반영돼 미리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기가 버거웠다. 장림 출신인 양명화 대표의 내공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특별한 약수를 기본으로, 깨끗하게 손질된 어린 닭을 공장에서 바로 받아 삼계탕을 끓입니다. 한약재 4~5종도 기본으로 들어가지요”

​산 전복이 꿈틀거리는 전복삼계탕을 먹어 봤는데 잡내나 느끼함은 없었다. 끓는 국물에 살짝 익힌 전복은 쫄깃했고, 한약 냄새 은은한 국물에 적셔 먹는 닭가슴살은 전혀 텁텁하지 않았다.

​양 대표 친정어머니가 직접 키운 상추, 봄동을 새콤달콤한 양념과 버무려 겉절이를 만든다. 배추김치도 소금에 절여뒀다 손님상에 오르기 직전 즉석 겉절이 형태로 바로 내놓아 아삭한 맛이 살아 있다.

무엇보다 매주 빠지지 않고 담그는 깍두기가 이 삼계탕 인기의 숨은 주역이다.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숙성시킨 무의 시원한 맛과 양념이 어우러져 삼계탕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삼계탕 1만 3000원, 전복·한방옻 삼계탕 각 1만 8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부산 사하구 다대로 714-1(다대동). 051-266-1023.

[보수동 보수구이]

보수동에서 20년째 영업 중인 오리 전문집 ‘보수구이’에서는 16가지 약재를 사용한 한방 오리 백숙이 가장 인기 있다.

진보와 보수의 이데올로기는 ‘보수구이’에서 잠시 접어 두자. 보수구이라는 이름을 들으니 이념 논쟁이 먼저 떠올랐다. 알고 보면 보수동에 위치해 ‘보수구이’라는 이름을 썼을 뿐인데, 손님들이 무슨 뜻이냐고 자주 묻는단다.

“찾아오느라 힘들었지요?”

가게 위치를 전화로 몇 차례 묻고 찾아갔더니 정성숙(56) 대표가 인사를 건넸다. 과거 법원이 중구에 있을 때에는 법원 근처의 맛집으로 잘 알려져 찾기가 쉬웠는데, 지금은 랜드마크가 없으니 손님들이 찾아오기가 어렵다고 그는 하소연했다. 그럼에도 단골이 넘친다. 옛 맛을 잊지 못한 것이다.

가게에 도착하기 1시간 전에 미리 유황오리 백숙을 주문했다. 자리에 앉으니 오리 백숙에 앞서 곁들이가 먼저 나왔다. 가지런히 놓인 곁들이는 16가지나 됐다.

모양만 봐도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오리고기

정 대표는 그중 두 가지를 꼽았다. 버섯 간장조림과 매실 견과류였다. 버섯 간장조림은 10년 된 간장을 사용했단다. 감칠맛이 은근히 묻어났다. 매실 견과류는 매실액에 견과류를 조려 강정처럼 만들었는데 상당히 고소했다.

주문한 유황오리 백숙이 나왔다. 16가지 약재를 넣고 푹 고았다. 황기, 헛개나무, 가시오가피, 둥굴레, 구기자 등이 들어 있었다. 약재는 농장과 직거래를 통해 직접 구매한 국산품이라고 했다. 이를 한 번 쓸 양으로 만들어 봉지에 담아 둔다.

오리백숙에는 오리 한 마리가 들었다. 3~4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제일 맛있어 보이는 다리를 뜯었다. 육질이 부드럽다. 혹시나 했는데, 오리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았다. 양념장도 필요 없었다.

정 대표는 좋은 약재를 많이 넣었으니 국물은 다 먹고 가야 한다며 웃었다. 곧 백숙 손님에게만 나온다는 영양죽을 맛보았다. 죽이 고소했다. 그래도 허전해 오리구이를 주문했다. 빨간 양념을 입은 고기가 나왔다. 유황 오리라서 잡냄새가 나지 않고 육질은 부드러웠다. 양념도 매콤달콤하게 잘 배었다.

그는 개업한 지 20년이 됐다며 식당업을 하기를 잘 했다고 뜬금없이 말했다. 왜냐고 물으니 세상 사는 이야기도 듣고 즐겁게 요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방 오리백숙은 1시간 전 예약 필수다.

오리구이 2만 원, 한방 오리백숙 4만 원, 영양죽 1천 원. 영업시간 12:00~22:00. 명절 휴무. 부산 중구 보수동 3가 39-11. 051-256-9794.

[초읍동 3대 수산국수]

3대 수산국수의 닭한마리국수.

‘@@’이란 문자를 받고 궁금해 무슨 뜻인지 물었다.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랐다는 의미란다. 3대 수산국수의 닭한마리국수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이 그랬다. 국수를 시켰는데 통닭 한 마리가 전신 누드로 다리를 꼬고 요염하게 누워 나왔다. 온몸에 발라진 깨는 해변에서 묻은 모래 같다.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먹어야 할지….” 이 국수는 삼계탕과 면을 사랑하는 원성현 대표의 창작 요리다. 단골들은 ‘가성비 끝판왕’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깨와 닭이 어울려 국물이 아주 고소하다.

가오리회비빔국수는 별미다. 양념이 달고 맛있어서 비법이 궁금했다. 비결은 재료에 있었다. 모든 재료를 국산만 쓴다. 중국산 참기름이나 깨소금, 고춧가루를 쓰면 이런 맛이 안 나온다. 손님들도 용케 그걸 다 알아차린다. 구하기 힘든 밀양 수산국수 면을 줄 서서 받아 와 사용한다. 매끄러운 수산국수 맛은 먹어 본 사람만 안다. 3년 된 묵은지가 기막히게 맛있다.

닭한마리국수 7000원, 가오리회비빔국수 6000원, 3대 수산국수 3500원.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 부산 부산진구 초읍천로108번길 10(초읍동). 051-802-5477.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지역 최고 ‘몰형 복합 쇼핑센터’ 재탄생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지하 2층 고메스트리트에 새로 설치된 ‘엘스칼라(계단광장)’가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약속 장소나 쉼터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백화점은 고객 편의 공간 확대라는 점에 중점을 두고 2년간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대대적인 증축 리뉴얼을 마치고 25일 새롭게 영업에 나선다.

롯데백화점은 2년에 걸친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무리짓고 25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다고 19일 밝혔다.

 

2년간 대대적 증축 리뉴얼

25일부터 본격 영업 돌입
연면적 19만여 ㎡로 늘어
신세계센텀시티와 맞먹어
100여 개 신규 브랜드 추가
편의 시설·체험 매장 확대

 

 

부산본점은 그동안 별도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 백화점 건물에 붙여 확장하는 방식으로 리뉴얼을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영업면적이 기존 15만 327㎡(4만 5474평)에서 19만4026㎡(5만 8693평)로 대폭 넓어졌다. 세계 최대 매장이라는 신세계 센텀시티 영업면적(19만 8413㎡)에 육박하는 규모다. 입점 브랜드도 900여개에서 이번에 100여개가 추가되면서 1000개를 넘겼다.

부산본점 이재옥 점장은 “부산본점 리뉴얼은 단순히 상품만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들이 편안하게 머무르며 다양한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틀에서 진행됐다. 특히 고객 편의시설과 체험형 매장을 대폭 확보, 지역 최고의 몰형 복합 쇼핑센터로 고객들과 새롭게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객을 배려한 시설이 곳곳에 생겼다. 지하 2층 엘스칼라, 9층 엘스퀘어, 12층 스카이파크 등 새로운 고객 휴게 공간들이 해당 층 핵심 공간에 들어섰다. 지하 2층 엘스칼라는 프랑스 ‘봉 마르셰’ 백화점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계단식 광장으로 각 테이블과 의자에는 USB 무료 충전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9층 엘스퀘어는 나선형 계단으로 10층 ‘시네마’ 층과 연결되고, 공연이나 전시 등 이벤트도 가능한 곳이다.

펜디까사

부산본점은 이번 리뉴얼로 확장한 공간에 100개 이상 신규 브랜드를 새롭게 입점, 입점 브랜드만 1000개를 넘겼다. 눈길을 끄는 점은 향수 브랜드가 대거 보강된 부분이다. 향수를 사려면 부산본점 1층으로 가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프랑스 브랜드 ‘바이레도’ ‘펜할리곤스’ ‘프란시스커종’, 영국 브랜드 ‘프레데릭말’ 등이 25일부터 영업에 들어가며 ‘르라보’ ‘아뜰리에코롱’ ‘딥디크’ 등도 8~9월에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최근 백화점들이 신규 고객층으로 남성과 영유아 고객에 집중하는데 부산본점 리뉴얼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진행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BMW모터라드사가 협업해 탄생한 4층 남성 전문 편집매장이 대표적이다. 이곳에는 탐험 여행 라이등을 콘셉트로 한 패션 상품과 소품들이 판매될 예정이며 VR(가상체험) 공간도 구성됐다.

6층에는 영유아 대상 완구 체험존과 지능 발달 놀이 특화 매장인 ‘짐보리 플레이앤 뮤직숍’이 지역 최초로 들어선다. 두 시설은 다음 달 7일 오픈한다.

이번 리뉴얼의 체험형 매장으로 애니메이션 영화사인 마블사의 상품과 아이템을 취급할 ‘마블 컬렉션 엔터식스 숍’과 ‘삼성IT숍’이 새롭게 들어왔다.

공식 리뉴얼 오픈에 앞서 최근 문을 연 해외명품 전문관 ‘에비뉴엘’에도 보석 전문점인 ‘드비어스’, 명품 브랜드 펜디의 고급 리빙 가구 브랜드 ‘펜디까사’ 등이 이번 리뉴얼 오픈에 맞춰 문을 연다. ‘쇼파드’ ‘타사키’ ‘불가리’ ‘릭오웬스’ ‘지미추’ ‘주세페자노티’ 등도 추가로 입점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리뉴얼 이벤트도 풍성하게 마련했다. 오픈 당일인 25일부터 사흘간 지하 1층 행사장과 2층 속옷 매장에서 ‘행운의 빨간 속옷을 잡아라’가 진행된다. 빨간 속옷 상품만 10억 원 상당을 준비했다고 한다. 지하 고메스트리트에서는 25일 전 메뉴 선착순 50% 할인 행사에 들어가고, 지하 2층 식품 매장에서는 토니오 김순태 등 유명 세프 초청 행사가 진행된다. SNS 해시태그 이벤트인 ‘부산본점의 새로운 7대 명소를 찾아라’, 28일 오후 3시부터 엘스퀘어에서 진행되는 ‘노래하나 얘기둘’ 라디오 공개방송 등도 고객 발걸음을 이끌 이벤트들이다.

김영한 기자 kim01@

홍라희 리움 전 관장, 부산 해운정사서 이건희 이재용 수륙재

삼성미술관 리움 전 관장 홍라희 여사가 20일 남편 이건희 회장과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위한 수륙재를 지내기 위해 부산 해운대구 해운정사를 찾았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수륙재가 시작됐다. 홍 여사는 조계종에 수륙재를 할 만한 사찰 추천을 요청했고, 조계종에서는 종정 진제스님이 있는 부산 해운대구 해운정사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소영 기자

퇴직금 안 준 동아대 전 총장 1심 징역

동아대 전 총장이 대학 직원에게 정식 직원 임용 전 사무조수로 일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 약 5000만 원을 주지 않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9단독 이승훈 판사는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아대 전 총장 A(71) 씨에게 징역 4개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판결문을 보면 B 씨는 1980년부터 8년간 동아대 사무조수로 일하다 1988년 정식 직원으로 임용됐고, 지난해 2월 말 명예퇴직했다. 정식 직원이 되면서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공단에 가입됐지만, 앞선 근무 기간 중 6개월만 연급 수급 대상 기간으로 소급 적용됐고 나머지 7년 남짓에 대한 퇴직금은 퇴직 이후까지도 정산받지 못했다.

이 판사는 B 씨의 근무 기간 가운데 사무조수로 일한 기간은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이 아니라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이 적용된다고 보았다. 또 사무조수로 일하다 휴직 기간 없이 곧바로 정식 직원으로 임용돼 비슷한 일을 계속한 것으로 미뤄 사무조수 근무 기간에 대한 퇴직금 지급 청구권의 소멸 시효는 B 씨가 명예퇴직한 다음 날부터 따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자의적인 권력을 행사해 근로자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봐야 하고 미지급 퇴직금 액수도 적지 않아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혜규 기자

부산역서 장거리 손님 ‘독식’ 불법 호객·관광영업 일당 검거

2010년 10월 부산역 일대에서 영업이권을 갖고 활동하던 이 모(53) 씨. 그는 부산역 2층 선상주차장 앞에서 택시 기사를 모집해 호객 행위를 하는 A(55) 씨가 새로운 세력으로 떠오르자 ‘일대일 결투’를 신청했다. 두 사람은 한 차례 맞붙었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다. 이 씨는 이후 A 씨에게 술을 먹인 뒤 몰래 대기시킨 ‘식구’ 둘과 함께 폭행해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 이 씨는 부산역 일대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역전 대통령’이라 불렸다.

부산역에서 10년이 넘도록 불법 관광 영업과 택시 호객 행위를 하는 토착 폭력 세력이 경찰 수사로 다시 확인됐다. 도시 관문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이런 악순환을 경찰의 일시적인 단속만으로는 멈추기 힘든 만큼 부산시 등 관계 기관의 더욱 강력한 근절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택시팀·봉고팀 각각 꾸려
차례 무시하고 손님 가로채
승합차로 무허가 영업도
항의하면 위협·폭행 일삼아
경찰, 1명 구속 17명 입건

부산경찰청 형사과 폭력계는 19일 부산역에서 택시와 승합차를 이용한 불법 관광을 일삼는 이른바 ‘부산역팀’ 30여 명의 리더 격인 이 씨를 구속하고 적극적으로 가담한 택시 기사 유 모(51) 씨 등 17명을 폭력행위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씨가 관리하는 팀은 ‘택시팀’과 ‘봉고팀’. 장시간 대기하는 일반 택시와는 달리 이들은 역 앞에 택시를 주차해 놓고 소단위 관광객이나 장거리 손님을 골라 손님을 가로챘다. 항의하는 기사가 있으면 위협하거나 폭행을 서슴지 않았다. ‘택시팀’ 기사 2명은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 자신들의 손님을 태운 40대 모범택시 기사를 집단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주로 50~60대인 ‘봉고팀’ 기사 11명은 외지에서 단체로 온 중장년층을 노렸다. 단체 사진을 찍어 주는 척 접근해 가짜 관광회사 명함을 내밀고, 15만 원에서 20만 원을 받고 불법 관광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아는 식당이나 유람선 등을 소개하고 수수료로 30~50%를 받아 챙겼다. 서비스의 질은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 씨 등은 기사들에게 단속 공무원 접대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해 190만 원을 챙기기도 하고, 고리로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탈퇴한 B 씨는 “한 명이 경찰에 단속돼 벌금이 나오면 십시일반으로 돈을 걷어 80% 정도는 해결해 줬다. 매달 이런저런 명목으로 10만 원, 20만 원씩 돈을 걷어갔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기적으로 단합대회를 열어 성과를 평가하고 실적이 저조한 기사를 질책하기도 했다. 일부 기사는 90도로 인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시로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권유현 폭력계장은 “단합대회에 참석하지 않는 건 바로 눈밖에 나는 일이었다. 구속된 이 씨는 가입과 방출을 반복하며 확실한 통솔 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이런 특혜 때문에 법인과 개인택시 기사까지 알음알음으로 ‘부산역팀’에 들어가려고 애쓰기도 했다.

부산역 일대 상황을 잘 아는 택시 운전사 A 씨는 “다들 보복이 두려워 피해 사실을 신고하거나 진술하지 못한다. 폭력배들이 고발해 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고 털어놨다.

박세익 기자 r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