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마비” 볼멘 롯데

 

檢 칼날에 부산롯데 애간장

 

 검찰 수사에 호텔롯데 상장 연기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호텔롯데가 13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롯데 그룹과 오너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상장 일정이 연기된 것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016.6.13     hama@yna.co.kr/2016-06-13 17:07:58/
(서울=연합뉴스) 

부산 지역 롯데 계열사들이 14일 검찰의 추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는 소식에 한때 ‘패닉’에 빠졌다.

이 소식에 부산롯데호텔과 백화점 부산본점 직원들은 “부산 계열사까지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는 것이냐”며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부산롯데호텔·백화점 등
압수수색 소문은 해프닝

日 주주 이윤 극대화 논란
검찰 수사 대상으로 언급돼

 

호텔 측은 내부 CCTV를 총가동하고, 각 층과 엘리베이터에 직원을 추가로 배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수도권 이외 백화점을 총괄하는 영업 2본부가 위치한 롯데백화점 부산본점도 임직원 대다수가 사무실에 대기하며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언론사 취재진 10여 명도 이날 호텔 정문 앞에 진을 치며 취재 경쟁에 돌입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검찰이 부산 쪽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확인하면서 이날의 혼란은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부산 롯데 관계자는 “오전에 본사에서 부산 계열사도 포함된 것 같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롯데 측이 검찰 동향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와전된 내용이 확대되면서 빚어진 촌극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부산롯데호텔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자꾸 언급되는 배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핵심은 부산롯데호텔이 2014년 매입한 호텔롯데의 지분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2013년 롯데제주·부여 리조트를 헐값에 인수토록 하는 등 여러 계열사 자산을 상장을 앞둔 호텔롯데 쪽에 집중시킨 정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배임 의혹이 제기된 이런 조치가 이 회사의 지분 99% 이상을 보유한 롯데홀딩스, 광윤사 등 일본 대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부산롯데호텔 역시 롯데홀딩스 등 일본 대주주들이 99% 이상 지분을 보유해 ‘국부 유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도 검찰의 주목 대상에 떠오른 또 하나의 이유로 지목된다.

부산롯데호텔은 호텔롯데 외에도 롯데캐피탈 11.4%, 롯데리아 11.2%, 롯데렌탈 10.8%, 롯데손해보험 5.4% 등 10여 개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 호텔롯데와 함께 제2의 지주사 역할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산롯데호텔은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신 회장 일가가 여전히 이사로 등재돼 있고,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부산롯데호텔 사장을 지냈다.

전창훈·최혜규 기자 jch@

 

 

“업무 마비” 볼멘 롯데

 

 롯데그룹 위기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재계 5위의 롯데그룹이 사정당국의 강도 높은 비자금 수사로 창사 70여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등에 등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016.6.12     leesh@yna.co.kr/2016-06-12 14:46:27/ (서울=연합뉴스)

 

검찰의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당한 롯데그룹 정책본부에서 업무가 마비됐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검찰이 이처럼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이 잡듯이 회사를 뒤진다면 ‘먼지 안 날’ 기업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1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그룹의 경영관리 전반을 담당하는 정책본부는 압수수색을 당한 지 나흘이 지난 지금까지 정상적인 업무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방대한 분량의 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는 물론 일부 임직원의 휴대전화까지 압수해 가는 바람에 간단한 문서 작업 외에는 본격적인 일 처리를 하기 어렵다는 것. 그룹 관계자는 “해외 사업과 관련된 사안 가운데 확인할 것이 있어 관련 부서에 요청했는데 담당자가 기억에 의존해 답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통상 압수 자료를 백업한 뒤 하드디스크와 문서 등을 돌려주지만, 압수물의 양이 워낙 많아서 이를 되돌려받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14일 검찰이 주요 계열사에 대한 2차 압수수색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지나친 ‘백화점식 수사’라는 불평이 흘러나왔다.

롯데 계열사 관계자는 “검찰이 기업의 경영활동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주환 기자 jhwan@

5분 빨리 가려고 안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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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먼저 가려다 50년 먼저 간다.”

사고 위험이 높은 도로에 붙어있는 이 구호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가 밀양으로 결정 날 경우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대구·경북(TK)지역은 공항 입지의 가장 중요한 안전성과 직결된 ‘고정장애물’을 무시한 채 오로지 영남지역 등거리 접근성만 주장하고 있다. 과연 접근성은 밀양이 가덕도보다 그토록 뛰어난 것일까.

수요중심지까지 거리 분석
‘밀양 접근성’ 설득력 떨어져

■항공수요 배제한 등거리 접근성?

공항에 대한 접근성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적용하고 있는 ‘수요중심지와 이용객 개념’을 도입해 산정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수요도 없는 내륙에 공항을 지었다가 이용객이 없어 국고를 낭비하는 시행착오를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산발전연구원은 ICAO 기준에 따라 인구밀도와 공항이용 분포비율, 통행수단별 평균 통행시간 분석 등을 통해 영남권 5개 지역의 수요중심지를 산출했다. 그 결과 부산지역 14개 구와 대구 6개 구, 울산 3개 구, 경남 창원시 1개 구 등 모두 24곳의 항공수요 중심지가 도출됐다. 이 24곳에서 가덕도 후보지와 밀양 후보지까지의 평균직선거리를 계산하자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가덕도 후보지까지의 거리가 49.77㎞, 밀양 후보지까지의 거리가 44.17㎞로 나타났다. 두 후보지의 거리 차이는 불과 5.6㎞에 불과했다.

현재 추진 중이거나 공항 조성과 함께 추가로 건설될 도로와 철도 등을 고려하면 가덕도 접근성은 현저히 향상되지만 이를 제외하고 현 상태를 놓고만 분석한 접근성이 이렇다. 밀양의 등거리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주장은 결국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인 셈이다.

 

■국내 이용객 사망 대부분 산악충돌

 

5분 먼저 가기 위해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밀양을 공항 입지로 선택할 경우 참담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이용객의 피해가 컸던 항공기 사고의 대부분이 산악충돌 사고였기 때문이다.

국내 이용객 피해가 가장 컸던 항공기 사고는 1997년 괌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항공기 추락사고다. 당시 항공기는 괌의 니미치힐이라는 산악에 랜딩기어가 충돌하면서 추락해 한국인 193명이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다음으로는 2002년 발생한 중국민항기 김해 돗대산 추락사고. 111명의 한국인 승객이 목숨을 잃었다. 1993년에는 아시아나항공 국내선 항공기가 목포공항 인근 운거산에 충돌해 68명의 승객이 희생됐다.

가덕도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 김희로 공동대표는 “고정장애물 평가항목을 제외하고 평면적인 등거리 접근성을 더 중시하는 입지 선정이 이뤄진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며 “접근성 5분이 인생 50년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윤·이자영 기자 nurumi@







[가덕 신공항이 답이다] 신공항, 밀양에 가면 안전·수익 다 놓친다

 

항공 전문가들과 항공업계는 밀양에 신공항이 유치될 경우 안전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공항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기존의 한계를 보완하고 대체하기 위해 짓는 공항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 정부 용역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밀양되면 김해공항 폐쇄 불가피

 

만약 신공항 입지로 밀양이 결정될 경우 향후 동남권 공항 운영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김해공항 폐쇄 △국내선(김해)·국제선(밀양) 분리 △김해·밀양공항 ‘각자 도생안’ 등이다.

 

‘밀양 유치’ 시나리오에
전문가·항공업계 우려감

산악지형·소음 ‘한계’ 많아
김해 ‘쌍둥이 공항’ 짓는 꼴
항공사 “같은 조건이면 김해”

밀양, 죽은 공항 전락할 수도

 

우선 밀양에 신공항이 지어질 경우 김해공항 폐쇄를 전제조건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은 김해공항을 존치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밀양으로 흡수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한국항공정책연구소 허종 고문은 “밀양에 공항이 들어서는 논리 자체가 하나의 통합된 공항이 필요하다는 주장인데 김해공항이 살아남기는 힘들 것”이라며 “밀양공항을 잘 되게 하기 위해서라도 김해공항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 밀양공항 건설 확정 후 이어지는 정책 결정의 흐름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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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 제기되는 밀양공항이 건설됐을 때 김해공항과 공존할 수 있다는 가설은 항공의 운영 논리를 전혀 모르는 억측이라고 전문가들은 꼬집었다. 두 개의 내륙공항을 인접 지역에서 같이 운영하는 해외 사례를 찾을 수 없을 뿐더러 수익을 최우선하는 항공사들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B 항공사 고위 관계자는 “한 지역에서 두 개의 공항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보완재 성격의 공항이 되어야 한다”며 “김포, 인천과 같이 최소한 공항 운영의 기능에서라도 분리가 돼야 하는데 밀양, 김해는 모두 산악 지형에 장거리 노선이 안 될 텐데 무슨 기준으로 분리를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가 김해공항 폐쇄를 밀어붙일 수 있느냐는 점이다. 당장 부산시민들의 격렬한 저항이 예상되는데다 국내선 노선의 수익성이 김해보다 훨씬 떨어져 공항 안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밀양 신공항 수요 창출은 오산

 

부산시민의 저항, 김해공항의 기존 수요 등을 고려해 김해공항과 밀양공항을 각각 국내, 국제선으로 나눠 운영하는 대안도 있지만 이는 동남권 항공 시장의 동반 몰락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밀양에 공항을 짓게 되면 산악지형으로 인해 대형기 이륙의 어려움, 중·장거리 노선 이착륙 안전성 문제 등이 발생해 노선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김해공항의 한계를 그대로 떠안은 ‘쌍둥이 공항’을  하나 더 짓는 꼴이라는 조소도 나왔다.

 

부산의 한 대학 항공공학과 교수는 “김해공항의 한계를 넘고자 신공항을 짓는 건데 24시간 운항도 안 되고, 대형기 이착륙도 안 되는 밀양공항에 국제선을 맡기는 투 트랙 방안은 어불성설”이라며 “김해공항의 한계를 그대로 가진 밀양공항을 짓는다는 발상 자체가 정치 논리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하나의 시나리오로 언급되는 김해, 밀양공항 모두 국내, 국제선을 운영한다는 ‘각자 도생안’에 대해 항공업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방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국토교통부의 갑질”이고 “그야말로 밀양공항은 죽은 공항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A 항공사의 고위직 임원은 “항공사 입장에서 똑같은 조건을 가진 산악지형 공항에서 김해와 밀양 중 선택하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많이 착륙해보고 확실한 수요가 있는 김해를 선택할 것”이라며 “비행기 수급, 고객 수요 분포 등으로 볼 때 밀양공항은 1년 안에 빈 비행기가 뜰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종 고문은 “광주공항의 증가하는 수요를 보완하기 위해 10여 년 전 무안공항을 지었는데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다”며 “밀양 신공항이 생길 경우의 3가지 시나리오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항공 수요가 단순히 공항을 짓는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고 강조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3인 3색 청춘 모여 “사람 냄새 나는 세상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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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대학원 졸업생, 광주에서 온 편집 디자이너, 부산의 대학생이 구성원이다. ‘청춘연소'(https://www.facebook.com/amazingyouth7) 얘기다. 최정원(28) ‘청춘연구소’ 대표는 “주위를 둘러봤을 때 청춘처럼 살아가는 청년이 거의 없다“며 “어떻게 하면 청년이 청춘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연구해보자는 의미에서 ‘청춘연구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꼭 청년 한정은 아니다. 중장년과 노년이 어떻게 하면 청춘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담았다고 한다. 개성이 뚜렷한 3명이 만나 ‘청춘연구소’를 청년답게 꾸려가는 중이다.

 

■같은 듯 다른 우리, ‘청춘연구소’

 

‘청춘연구소’의 출발은 2014년 3월이다. 6명이 의기투합해서 만들었는데 원년 구성원 중에선 최정원 대표만 남았다. 고민 끝에 나머지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고, 대신 뜻이 맞는 새 멤버 2명이 들어왔다. 최 대표는 “하고 싶은 일을 찾다 보니까 생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일단 저질러놓고 보았다”며 “지난 2년 동안 ‘청춘연구소’라는 이름으로 문화 기획부터 시작해 홀몸 어르신 돕기, 가을독서문화축제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평생교육학 석사 최정원 대표
편집 디자이너인 임성은 홍보팀장
촬영·홍보 맡은 대학생 이예진 씨
토크 콘서트·’청춘기획단’ 교육

부산으로 청년들 몰려올 수 있게
성공한 청년단체 사례가 되고 싶어

 

최 대표는 대학에서 행정학과 평생교육학을 전공하고 평생교육학으로 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해까지는 동의대 인문대학 부설 인문사회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일하면서 ‘평생교육’에 눈을 떴고 ‘청춘연구소’가 청춘에, 은 청춘처럼 살고 싶은 사람에게 끊임없이 배움을 제공할 수 있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임성은(27) 홍보팀장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광주에서 조각설치미디어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편집 디자이너로 5년쯤 회사에 다녔지만 항상 ‘어떤 일을 하고 살면 좋을까?’ 같은 의문을 품었다. 임 팀장은 “광주에서 문화 활성화 사업단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꿈을 찾아 일하는 청년들을 보면서 많이 부러웠다”며 “지난해 5·18 기념 프로그램에서 최 대표를 만나 뜻이 맞았고, 아예 직장을 때려치우고 부산에 왔다”며 웃었다.

 

연구소의 막내이자 영상디자이너인 이예진(21) 영상팀장은 현재 대학에 다니면서 일을 병행하고 있다. 대학에선 디지털콘텐츠공학을 전공하고, 영상 촬영과 홍보를 맡고 있다.

 

이 씨는 “지난해 가을독서문화축제 영상팀으로 일하면서 ‘청춘연구소’와 인연이 생겼다”면서 “예전엔 취직을 생각했지만, 지금은 이 일에 전념해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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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청춘연구소’인가

 

‘청춘연구소’ 3인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 또래는 쉴 새 없이 교육을 받고 있는데, 막상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점이다. 혼자만의 생각인 줄 알았는데 주변 청년과 대화를 해보니 대부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탄생한 첫 프로그램이 청년이 고민과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대화가 필요해’다. 마치 셋방 놓는 전단을 붙이듯 부산 지역 대학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모집 홍보지를 붙였다.

 

막무가내 식 모집이었지만 뜻밖에 많은 청년이 모여들었다. 비밀서약서를 쓰고 진솔한 대화가 오갔다. 50회 이상 진행했다. 최 대표는 “역시 청년의 대표적인 고민은 꿈이 없거나, 현실 앞에서 꿈을 위해 사는 게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더라“며 “실제로 대학에 갔더니 교수님들이 ‘토익 공부부터 해라. 토익 점수를 만들어놓고 학과 공부를 해도 늦지 않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던 일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매주 목요일 진행됐던 ‘토닥토닥 수고했어 오늘도(토수오)’ 프로그램에서도 청년들이 비슷한 고민을 털어놨다. ‘토수오’는 ‘청춘연구소’뿐만 아니라 부산 청년 문화기획자들이 ‘프로젝트 THE 놀다’를 결성해 만든 토크 콘서트다. 15회 동안 300명이 넘는 청년이 참가했다.

 

이외에도 ‘청춘연구소’는 위안부 할머니 돕기 프로젝트, 홀몸 어르신의 버킷 리스트를 함께해주는 ‘하루를 선물해드립니다’, ‘문화기획학교 청춘기획단’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문화기획학교 청춘기획단’의 경우 지난달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1기 수료식을 했다. 현재 2기 수강생을 모집 중이고, 앞으로 5기까지 탄생하면 회원 축제를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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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청년이 잘됐으면

 

‘토수오’를 하면서 ‘청춘연구소’는 느낀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새내기 직장인, 고등학생까지 찾아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며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그만한 공간이 없지 않나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6번 진행한 ‘비정상파티’에는 부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청년까지 몰렸다. 하고 싶은 일을 꿈꾸는데 ‘비정상’ 취급을 받는 청년들과 모여 네트워킹하는 파티였다.

이런 일련의 행사를 진행하면서 ‘청춘연구소’는 결국 부산 청년이 잘돼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했다. 최 대표는 “서울로 떠나서 공부하고 일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남아있는 부산토박이로서 ‘청춘연구소’가 부산으로 청년들이 몰려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멤버들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임 팀장은 “‘청춘연구소’가 실질적으로 성공한 청년단체의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며 “하고 싶은 걸 해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많은 청년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 팀장 역시 “셋의 꿈은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사람 냄새 나는 세상을 기획하자’는 ‘청춘연구소’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며 “올해는 ‘문화기획학교 청춘기획단’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통해 수익 모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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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청년과 부산 청년 단체가 살아남을 수 있게 응원하는 일, 그것이 청춘을 대하는 어른들의 자세가 아닐까.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문학으로 채운 집, 감성의 바다에 빠져 볼까

풋풋하고 순수했던 문학 소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문학관 산책. 초여름 따가운 햇볕 아래 마음의 쉼터를 찾아가는 발걸음은 가볍다. 솔 내음보다 진하게 다가오는 문학의 향기를 따라 작가들이 살다간 흔적을 되짚어 보는 일정. 이번 주말에는 부산·울산·경남지역 문학관을 찾아가 감성의 바다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추리문학관
창작교실 등 문화 행사 다양

오영수문학관
관람객 낭송 체험공간 이색

요산문학관
작가의 시대정신 새록새록

이주홍문학관
직접 삽화 그린 잡지도 전시

■추리문학관

추리문학관
추리문학관

미스터리 세계로의 초대. 추리소설 작가 김성종이 1992년 3월에 문을 연 사설 문학관이다. 푸른 해운대를 향해 열린 추리문학관 2층 세미나실에서는 매주 목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김성종 작가가 직접 강의하는 추리 문학 창작 교실이 개최된다. 매월 첫째·셋째 수요일 오후 7시에는 독서클럽이 모임을 갖는다. 가끔 돌아오는 다섯째 수요일 오후 7시에는 영화감상회가 개최된다. 1층 북카페에서는 문학관을 찾는 모든 사람에게 차와 커피를 대접한다. 하지만 문학관 입장료가 5천 원(학생은 4천 원)이라 북카페에서 마신 찻값으로 입장료를 대신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3층 열람실로 올라가면 무려 4만 7천 권에 달하는 각종 문학 도서가 비치되어 있다. 김성종 작가가 이곳을 ‘추리문학 전문도서관’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4층 집필실과 5층 서재는 김성종 작가가 창작 활동을 하는 공간이다.

교통편:도시철도 2호선 장산역에 내려서 마을버스 2, 7, 10번으로 갈아타면 된다.

관람 시간:오전 9시~오후 6시(설, 추석, 1월 1일 외에는 항상 개관).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117번 나길 111.

051-743-0480.

문학으로 채운 집, 감성의 바다에 빠져 볼까 더보기

롯데 자금 ‘판도라 상자’ 열리나

1.롯데 자금 ‘판도라 상자’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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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그룹의 재무 담당 임직원들을 동시에 소환 조사하면서 ‘판도라 상자’가 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상 롯데그룹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자금관리 담당 임원 3명과 일선 실무자들까지 줄줄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12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는 그룹 및 계열사 재무파트 실무자 10여 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본부와 롯데쇼핑 등 핵심 계열사 자금 담당 직원들을 불러 계열사 간 자금 이동 규모 및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재무담당 임직원 소환 조사
롯데홈쇼핑 증거인멸 포착

 

호텔롯데 상장 공식 연기
지배구조 개편 지체 될 듯

특히 검찰은 그룹 경영의 ‘브레인’격인 정책본부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정책본부는 2004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만든 조직으로 70여 개 그룹 계열사를 총괄 관리·감독하는 곳이다. 각 계열사의 재무·투자 등 핵심 경영 활동을 보고받고 조율하는 롯데그룹의 핵심이다.

이 가운데서도 정책본부장인 이인원 부회장과 운영실장 황각규 사장, 커뮤니케이션실장 겸 대외협력단장 소진세 사장 등 3명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오너 가신그룹’으로 불리는 이들 3인방은 신 회장의 측근 중 측근이다. 이들의 ‘입’을 열어야 오너 일가의 비리를 파헤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오너 일가의 비리까지 염두에 둔 만큼 이들에 대한 조사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또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그룹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롯데홈쇼핑의 재무부서에서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했다. 롯데홈쇼핑은 매출 누락,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한편, 롯데그룹 비리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진행되면서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지체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복잡한 순환출자에 대한 지적에 따라 한국 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해 왔으나 사실상 무산됐다. 롯데그룹 측은 “1월에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호텔롯데는 오는 7월까지 상장작업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현재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변경신고 등 절차 이행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호텔롯데 상장 연기를 공식화했다.

황상욱 기자 eyes@

 

2.[검찰 ‘롯데 비자금 수사’ 파장] 동부산 테마파크·오페라하우스·시내 면세점에 ‘불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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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시작되면서 부산지역에 펼쳐 놓은 롯데의 각종 대형 사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롯데그룹 측은 검찰 수사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그룹 총수가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여타 대기업들의 전례로 볼 때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롯데월드와 롯데쇼핑이 각각 19.5%와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동부산관광단지 테마파크 사업은 어떤 식으로든지 불똥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롯데월드는 테마파크 건축을 비롯해 완공 후 실질적인 운영까지 맡을 업체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롯데 ‘부산 사업’ 차질 우려

동부산 테마파크
건축·운영까지 맡아 위기감

오페라하우스
1천억 출연 약속 지연 촉각

시내 면세점
특혜 의혹으로 번 질 수도

 

지난달 3일 GS·롯데 컨소시엄과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10년 넘게 끌어오던 사업을 겨우 본 궤도에 올려놓은 부산도시공사는 사태 진행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는 도시공사는 동부산테마파크 사업도 검찰 수사의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동부산테마파크는 GS·롯데 컨소시엄이 진행하는 만큼 이번 수사에 따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롯데월드가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면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도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1천억 원을 출연키로 한 롯데의 약속이 지연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2년 부산시와 오페라하우스 건립 기부 세부 약정을 체결하고 올해 초까지 700억 원을 출연했다. 아직 300억 원의 추가 출연이 필요하지만, 검찰 수사의 파문이 어디로 번질지 모르는 상태다.

 

부산시와 지역 기업들이 남포동 비프(BIFF) 광장에 추진 중인 ‘제3 시내면세점’도 암초를 만났다. 부산시는 면세점 운영 경험이 풍부한 롯데쇼핑의 지분 참여를 유도해왔으나, 이번 수사로 롯데그룹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면 특혜 의혹으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 측은 제3 시내 면세점 추진에 흥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롯데그룹이 1천억 원의 기금을 출연한 부산창조혁신센터의 경우 기금 조성을 거의 마쳐 이번 검찰 수사가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유통망을 이용한 중소 상공인 판로지원 사업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 과정에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고, 각종 투자와 출연 등 지역에서 진행 중인 사업은 수사와 별개로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경제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부산·경남을 연고로 하고 있어 지역 기반 대형 사업들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면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면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되어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국·전창훈·김한수 기자 gook72@ busan.com

보수동 탐방기 – ‘마음의 양식’ 채운 뒤엔 ‘몸의 양식’

보수동 책방 골목에는 추천도서나 이달의 베스트셀러 코너는 없다. 그저 마음이 가는 책을 고르면 된다. 낡은 책이 좁은 골목 양옆으로 높이 쌓여 있다.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길에는 책이 모였고, 많은 사람이 오갔다.

이 오래된 골목에서 식당 ‘충무로’와 커피집 ‘카페 달리’가 새 식구가 되었다. 보수동 책방 골목을 찾았다 잠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가면 좋은 곳이다.

1. 충무로 

 부산의 '충무로'에서는 맛있는 충무김밥을 맛볼 수 있다.
부산의 ‘충무로’에서는 맛있는 충무김밥을 맛볼 수 있다.



“어머니 충무김밥 비법 전수받아”
디자인 전공한 주인 취향 따라
메뉴마다 화려한 색감 인상적

‘충무로’는 부산 중구에도 있었다. 오재민 대표는 충무김밥을 팔고 있어서 ‘충무로’라고 이름 지었다며 웃는다. 오 대표의 어머니는 동구 수정동에서 오랫동안 충무김밥 장사를 하고 있다. 어머니의 비법을 이어받아서 가게를 시작한 지 일 년이 되었다.

그 밖에도 불고기 덮밥, 해초 비빔밥, 크림카레우동 등 여러 메뉴를 개발해 만들어 낸다. 어머니 솜씨만 가져다 장사를 하기보다는 자신의 색깔을 조금 더 입히고 싶단다.
오 대표는 학창시절 자주 왔던 이 골목길이 좋아서 여기에 가게를 열게 되었다. 이 골목과 어울리는 곳이 되고 싶어서 화려한 간판이나 요란한 치장은 뺐다.

점심시간에 찾아간 가게는 의외로 그리 붐비지 않았다. 직장인이 많은 곳이 아니어서 식사시간이라고 몰리는 현상은 없었다. 가지런하게 만 충무김밥과 김치, 네모난 김밥인 하와이안 무스비가 나왔다. 따끈한 충무김밥과 잘 익은 무김치는 금실 좋은 부부처럼 궁합이 맞는다. 함께 나온 오징어무침과 어묵무침은 바다부터의 인연을 육지에서도 이어갔다.

하와이안 무스비는 채소와 재료의 색상을 조화시켜 댄서들의 화려한 의상이 떠올랐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관련 일을 했던 오 대표는 이제 음식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음식의 색상이 살아 있고 담음새가 깔끔하다고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다. 개나리색 호박 식혜의 시원하면서 달콤한 맛에 기분이 산뜻해졌다.

충무김밥 5천 원, 하와이안 무스비 2천500원, 해초 비빔밥 5천원, 불고기 덮밥 5천 원, 크림카레우동 6천 원, 호박 식혜 2천 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일요일 휴무. 부산 중구 흑교로 46번길 8-1. 051-242-8069.


2. 카페 달리(cafe Dali)

이 골목을 지나다 커피가 생각나서 우연히 들어간 것이 처음 인연이 되었다. 차분한 색상으로 칠해진 벽과 낮게 울리는 재즈 음악에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카페 달리’는 김상엽 대표가 모든 커피를 직접 내려서 판매한다. 커피의 특성에 따른 맛과 향을 잘 살리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 손님은 어떤 원두의 커피를 마실 것인지만 정하면 된다. ‘오늘의 추천’을 마셔도 좋겠다.

그림을 감상하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 달리'
그림을 감상하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 달리’

다달이 새 작가 그림 걸리는 카페
주인이 내린 ‘핸드 드립’만 판매
“커피 맛은 마음과 공간이 결정”

천천히 내리는 커피는 느긋함을 선사한다. 김 대표는 “커피 맛은 커피를 내리는 이의 마음과 공간의 느낌이 보태어져 결정된다”고 말한다.

이곳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새로운 작가의 그림이 걸린다. 그림을 걸기 위해 못을 박고, 다음 전시가 있을 때면 구멍을 메우고 다시 칠하는 정성을 들인다.

이런 일이 번거롭지 않으냐고 물었다. 덕분에 늘 좋은 작품 속에 있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고 답한다.

카페 이름인 ‘카페 달리’도 화가 살바도르 달리를 좋아해서 지은 이름이다. 그림을 전시하는 카페라 잘 어울린다.

커피를 내리기 시작하자 고소한 커피 향이 가게 안을 채운다. 예쁜 잔에 나온 오늘의 커피 원두는 ‘케냐’라고 알려준다. 이날 동행은 카페 비엔나를 주문했다. 진한 커피 위에 높게 쌓아 올린 부드러운 크림이 구름처럼 가볍게 보인다.

이달 말까지 전시되는 그림은 숲과 나뭇잎을 그린 작품이다. 덕분에 가게 안이 초록색 숲 같은 느낌이 든다.

카페를 운영한 3년 동안 25번의 전시를 기획했단다. 이곳에서 사진, 주얼리, 드로잉, 서양화, 설치 비디오 아트 등 많은 전시가 열렸다. 혹시 김 대표도 그림을 그리는지 물었다. 그는 “매번 다른 마음을 담아 커피를 그려 낸다”고 말했다. 어떤 그림을 감상하며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곳이다. 갤러리를 찾아 다니지 않아도 되니 그점도 마음에 든다.

조용한 이 골목과 잘 어울리는 카페가 반갑다.

카푸치노·카페라떼 5천500원, 카페 비엔나 6천 원, 핸드드립 커피 4천500원, 융드립 6천 원. 영업시간 정오~오후 9시. 부산 중구 책방골목길 6. 051-904-0125.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가덕 신공항이 답이다!

 

1.인천공항 용역 ‘잣대’ 밀양은 하나도 충족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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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의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실시하고 있는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전신인 ADP(파리공항공단)가 인천국제공항 입지 선정 용역에 참여한 사실(본보 8일 자 3면 보도)이 알려지면서 인천국제공항 입지 선정 과정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김포공항의 문제 해결을 위한 신공항 조성에서부터 해안공항 입지 선정이라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동남권 신공항 조성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어떤 필요에 의해 어떤 공항을 만들 것인지부터 면밀히 따지고 들어간 인천국제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의 정부 역할이 이번 신공항 논의에서 빠진 것이 아쉽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인천 땐 방향부터 정한 정부
확장 가능성·24시간 운영…
용역 평가항목 ‘기준’ 제시

동남권 신공항엔 아예 손 놔  
수도권과 지방 ‘다른 잣대’
국제적인 ‘웃음거리’ 될 판 


■인천공항, 정부가 방향부터 정하다 



본보가 입수한 인천국제공항 입지 선정 자료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은 1990년 이후 김포공항 수용능력이 한계에 도달할 것이 예상되면서 1980년대말부터 필요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주거지 밀집 지역의 소음민원과 장애구릉으로 인한 김포공항의 확장성 제약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논의가 추진의 출발점이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김포공항의 한계를 극복할 신공항에 대해 △단계별 확장 가능한 최신공항 △육해공 복합운송 기지화 △소음피해 완전 탈피 △전천후 24시간 운영가능 △아시아 최대 허브 기능 발휘 등의 방향을 정하고 1989년 대통령 재가까지 받았다. 수도권 개별지역의 이익과 무관하게 정부가 신공항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으로 확고한 방향을 잡고 시작한 것이다.
정부의 추진 방침에 따라 1989년 6월 ADP와 네덜란드 NACO, 유신코퍼레이션, 대우엔지니어링이 참여한 입지 선정 용역이 1년간 실시됐다.

용역에서는 국내 항공기 운항여건상 한국의 특유한 산악지형 문제로 인해 수도권 동남부에는 여주와 이천 등을 제외하고는 입지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결국 소음과 장애물에서 자유로운 서해안 지역이 대거 후보지로 떠올랐다. 모두 22곳의 후보지 가운데 16곳이 해안과 섬지역이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같은 후보지를 놓고 당시에도 ‘소음문제로 인해 공항이 바다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에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용역사는 공항 입지를 평가하는 요소로 공역을 비롯해 장애물 제한요건, 기상조건, 지형조건, 접근성, 환경적 영향, 토지 이용, 장래 확장성, 지원시설 확보 용이성, 건설비 등으로 잡고 조사에 들어가 영종도 일대를 최종 후보지로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한 공항 전문가는 “확장가능성과 복합운송, 소음탈피, 24시간 운영 등 인천공항의 방향을 현재 동남권 신공항에 적용하면 밀양은 충족되는 게 하나도 없다”며 “정부와 국제적인 용역기관이 수도권과 동남권에 다른 잣대를 적용한다면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권 신공항, 출발점만 같았을 뿐

동남권 신공항의 추진 과정을 살펴보면 인천국제공항과 출발점이 거의 같다. 인천국제공항이 김포공항 수용능력 한계 도달이 예상되면서 추진됐듯이 동남권 신공항은 김해공항의 수용능력 한계 도달이 예상보다 일찍 도래할 것으로 나타나면서 추진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 같은 출발점만 같을 뿐 동남권 신공항은 이후 추진 과정이 인천국제공항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달리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의 방향을 잡는 일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동남권 신공항의 방향도 당연히 김해공항의 한계를 극복하는 쪽으로 설정되는 게 상식이다. 북쪽 산악지형으로 인한 항공사고 발생 위험성을 안고 있고, 소음민원 때문에 24시간 운영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닌 김해공항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공항이 바로 신공항의 방향이다.

그런데 정부가 손을 놓는 바람에 이같은 방향이 마치 부산지역만의 방향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결국 뒤늦게 신공항 조성 논의에 뛰어든 TK(대구·경북)지역은 영남권 한가운데 위치해 모든 지역에서 등거리 접근할 수 있는 공항이 돼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방향을 고집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렇게 국책사업인 신공항의 조성 방향 설정부터 정부가 뒷짐을 지고 지역에 떠넘기는 모양새가 되다 보니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영남지역의 첨예한 갈등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공항 전문가는 “신공항 조성 문제는 기존 공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면서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정부가 기존 공항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성을 장기적 안목으로 설정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상윤·이자영 기자 nurumi@busan.com

 

2. 서병수 시장 “왜곡된 결과 땐 승복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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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용역에서 ‘고정장애물 평가’가 제외된 사실(본보 7일 자 1·2·3면 보도)이 알려지자 “불공정 용역은 수용할 수 없다”는 여론이 부산에서 확산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8일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의 고정장애물 논란과 관련, “그게(고정장애물) 안 들어가서 왜곡된 결과가 나온다면 승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새누리당 부산시당과 부산시의 당정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정장애물은) 반드시 독립된 항목으로 포함돼야 한다”면서 “오늘 당정협의의 결론은 그것(고정장애물)을 넣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시장은 특히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등의 기관에서도 독립(평가) 항목으로 넣은 것을 넣지 않아 왜곡된 결과가 나오면, (새누리당 부산 의원들도) 승복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고정장애물 포함시켜야”
부산시-새누리 부산시당
당정협의서 결론 내려

 

서 시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신공항 용역과 관련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정치적, 정무적으로 결정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국토교통부의 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정책 라인에 대구 출신 인사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서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부산시민들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도 “불공정 용역에 대한 시정 조치가 없으면, 신공항 용역 중단을 선언하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가덕신공항추진 범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오는 13일까지 용역 객관성 보장 조치와 평가기준, 가중치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어 고정장애물을 평가항목에서 제외한 이유 등을 명확히 밝히지 않을 경우 14일 부산역에서 3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박인호 공동대표는 “특정 지역 편을 드는 ‘맞춤형 용역’, 누가 봐도 불공정한 ‘깜깜이 용역’은 승복할 수 없다”며 “불복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 올바른 용역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대선에 대한 경고와 함께 정권 불복종 운동을 불사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희로 공동대표는 “신공항이 밀양으로 가고 부산시장이 사퇴하면, 새누리당은 대선을 어떻게 치르려고 하냐”며 “부산시민은 특정 지역만을 위한 정권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정희 공동대표는 “신뢰를 잃은 용역이 계속되면, 국토부 장관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윤·김종우·이자영 기자 2young@

[제10회 부산일보 골프대회] 지역 클럽 챔프 총출동 ‘최고 대회’ 우뚝!

올해로 10돌을 맞은 지역 최고 권위의 골프축제인 부산일보 골프대회가 7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파인이스트컨트리클럽에서 아마추어 골프 동호인들의 열띤 호응 속에서 치러졌다.

부산일보 DB
부산일보 DB

부산일보사가 주최하고 부산시골프협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동남권의 아마추어 실력자 300여 명이 출전해 기량을 겨뤘다. 경기 진행은 물론 참가자들의 경기력과 매너에 이르기까지 흠잡을 데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대회는 골든블루가 특별후원하면서 행사를 빛냈다. 부산일보 안병길 사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부산시골프협회에 꿈나무 육성기금을 전달했다.

아마추어 실력파 300여 명
통도파인이스트CC서 경합

골프 꿈나무 육성 기금 전달
경기 진행·매너도 최고 평가
 

경기는 전·현직 지역 컨트리클럽 챔피언들이 모두 집결해 실력을 겨룬 남자부 A조를 비롯해 남자부 B조, 여자부 등 3개 조로 나눠 진행됐다. 남자부 A조는 스트로크 방식, 남자부 B조와 여자부는 신페리어(18홀 핸디캡 스트로크) 방식으로 각각 치러졌다.

7일 경남 양산 통도파인이스트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10회 부산일보 골프대회' 시상식에서 남녀 수상자와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7일 경남 양산 통도파인이스트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10회 부산일보 골프대회’ 시상식에서 남녀 수상자와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남자부 A조에서는 70타를 친 박승학 씨가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준우승은 72타를 기록한 황준영 씨에게 돌아갔고, 74타를 적어 낸 김주명 씨는 3위에 올랐다. 롱기스트는 275m를 기록한 김훈 씨, 니어리스트는 핀 95㎝에 붙인 이재일 씨가 각각 수상했다.

 

남자부 B조에서는 김두찬 씨가 그로스 80타, 네트 70.4타로 우승했다. 준우승은 그로스 79타, 네트 70.6타를 기록한 박성철 씨, 3위는 그로스 78타, 네트 70.8타의 백인섭 씨, 베스트그로스(최저타)는 73타를 친 진철호 씨가 차지했다. 롱기스트는 265m를 날린 장용진 씨, 니어리스트는 티샷을 핀 55㎝에 붙인 이길안 씨가 각각 수상했다.

여자부에선 그로스 96타, 네트 70.8타를 친 장미리 씨가 우승했고, 73타를 기록한 박선미 씨가 베스트그로스, 노원희 씨가 그로스 82타, 네트 71.2타로 준우승, 한혜숙 씨가 그로스 84타, 네트 72타로 3위를 차지했다. 롱기스트는 225m를 친 박형숙 씨, 니어리스트는 볼을 핀 1m10㎝에 붙인 김귀남 씨가 각각 수상했다.

부산일보 DB
부산일보 DB

앞서 대회 시타에는 안병길 부산일보 사장과 이해동 부산시의회 의장,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 이동형 부일CEO총동문회 초대회장, 나동연 양산시장, 최태순 부일CEO 9기 회장, 박정오 ㈜삼정기업 회장, 오종수 부일해양CEO 초대 회장, 김양제 부산일보닥터Q포럼 회장, 이시영 한국문화교류재단 이사장, 최영국 청목건설 대표이사 겸 부산일보 독자위원, 이경신 바르게살기운동부산회장 겸 부산일보 독자위원, 최영호 나라의료재단 이사장 겸 부산일보 독자위원회 부위원장, 백승용 ㈜삼주 회장, 김중웅 부산시골프협회 회장, 김성한 롯데호텔 대표이사, 신경수 부일CEO4기 회장, 김종배 부일CEO6기 회장 등이 참여했다.

대회 주요 참가자는 김영탁 동주대학교 총장과 이만수 동원개발 부회장, 채창호 대성문건설 대표이사, 홍부진 ㈜모리앤 대표이사, 송정호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점장, 정건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점장, 정철상 한진중공업 상무이사, 오정근 조은클래스 전무, 채창일 경성리츠 대표이사, 이경욱 부일CEO총동문회 초대 사무총장, 정종석 ㈜삼주 전무, 고정한 부일CEO 6기 사무총장, 박태원 부일CEO총동문회 신임사무총장, 오성호 BNK부산은행 홍보부장 등이다.

부산일보 안병길 사장은 “부산일보 골프대회가 지역의 대표적인 골프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이 대회가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의 정보 교류와 친목 도모의 장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여자부 우승 장미리 씨 “첫 우승 영광이고 얼떨떨해요”

 

여자부 우승 장미리 씨
여자부 우승 장미리 씨

 

“첫 우승을 부산일보 골프대회에서 하게 돼 영광입니다.”

여자부에서 우승한 장미리(46) 씨는 “대회 전날 잠도 설치고 대회 장소에도 급하게 오는 바람에 제대로 공을 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큰 상까지 받게 돼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 씨는 구력 10년 차에 핸디 15다. 남편 권유로 골프를 치게 된 뒤 너무 재미가 있어 가족들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골프를 권하는 ‘골프 전도사’가 됐다. 슬하의 3남매 중 두 아들도 어렸을 때부터 골프를 치게 해 수준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몸이 안 좋아서 골프를 2년 정도 쉬었는데 당시 너무 필드를 나가고 싶었습니다. 다시 골프채를 잡은 지 1년 만인 올해 가야CC 마이골통배 프로암골프대회에서 상위 5명에 들어 2차 대회에 진출하게 됐고, 이번에는 이렇게 우승까지 하게 됐습니다.”

장 씨는 이번 대회에 남편, 시동생과 함께 출전했다. 시동생은 남자부 B조에서 3위를 했다.

배동진 기자



남자부 A조 우승 박승학 씨 “운이 좋아 실력파 멤버 꺾었죠”

 

남자부 A조 우승 박승학 씨
남자부 A조 우승 박승학 씨

 

“워낙 쟁쟁한 멤버들이 많아 우승할 줄 몰랐는데 운이 좋았습니다.”

이번 대회 남자부 A조에서 70타로 우승한 박승학(60) 씨는 골프 입문 11년 차다. 다소 늦은 쉰의 나이에 골프에 입문한 그는 길지 않은 구력임에도 아마추어 골프대회 우승만 벌써 7~8번에 달할 정도로 수준급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박 씨는 우승 비결을 묻자,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 등 다양한 운동을 많이 한 덕분에 하체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 때문에 골프를 배우면서 단기간에 실력이 늘어났다”면서 “골프 샷 연습도 중요하지만 하체 운동과 근력 운동을 많이 하면서 안정된 샷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의류 제조도매업을 하는 그는 골프의 매력에 대해 “골프는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을 겸비해야 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드라이버를 칠 때는 태풍이 몰아치듯 거칠게 하고 어프로치나 퍼트를 할 때는 섬세하고 정교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배동진 기자

 



남자부 B조 우승 김두찬 씨 “감 좋았지만… 믿기지 않습니다”

 

남자부 B조 우승 김두찬 씨
남자부 B조 우승 김두찬 씨

 

“오늘 첫 홀 드라이버가 너무 잘 맞아서 감이 좋았는데 우승이라니….”

남자부 B조에서 80타로 정상에 오른 김두찬(63) 씨는 아직도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골프 동호회에서 우승은 몇 차례 했지만 부산일보 골프대회 같은 큰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 B조로 참여해 우승을 놓쳤죠. 오늘은 드라이버 샷과 아이언 샷에서 큰 실수가 없었고, 어프로치 감각도 나쁘지 않아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습니다. 부산일보 20년 독자인데 우승 상품으로 냉장고까지 받아 아내가 좋아할 것 같네요.”

주류도매업을 하는 김 씨는 “평소 인도어 연습장은 거의 가지 않고 스크린 골프로 연습을 대신하고 있다”면서 “스크린 골프장은 어프로치 연습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골프는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고, 부부가 같이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입니다. 골프채를 들 수 있을 때까지 골프를 칠 생각입니다.”

배동진 기자

용역 평가항목에서 ‘고정장애물 제외’ 파장 확산

[가덕 신공항이 답이다] 같은 용역사가 인천공항 땐 넣고 이번엔 뺀 이유 뭔가

 

국토교통부가 실시하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의 평가항목에서 ‘고정장애물’이 빠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지역 민심은 폭발 직전에 이르고 있다. 특히 같은 용역기관이 인천공항 용역 당시엔 ‘고정장애물’ 항목을 포함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번 용역에서 삭제한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 소속 단체 회원들이 4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를 방문해 동남권 신공항 부산 유치를 위한 결의문을 발표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 소속 단체 회원들이 4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를 방문해 동남권 신공항 부산 유치를 위한 결의문을 발표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인천공항 땐 고정장애물 반영해 놓고

 

이번 용역 평가항목에서 제외돼 논란이 되고 있는 ‘고정장애물’은 1990년 인천국제공항 입지 선정 용역 당시에는 독립적인 평가항목으로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입지선정 용역에는 현재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전신인 ADP가 참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같은 용역기관이 인천 용역 때는 넣고, 이번 용역에는 제외한 데 대해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DPi 전신 ADP社 참여한
인천 용역선 ‘주요 항목’ 반영

“공항 기본 ‘안전성’ 외면
‘정치적 입김’ 작용한 것”
부산 민심 폭발 일보 직전

 

새누리당 이헌승 의원은 7일 “1990년 인천국제공항 입지 선정 정부용역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공항의 일반적 입지요소로 ‘장애물 요건’이 ‘공역’ 다음 두 번째 항목으로 반영됐다”고 밝혔다. 1990년 정부 용역은 프랑스 ADP와 네덜란드 NACO, 한국 유신설계공단이 공동으로 참여해 진행됐다. 이번에 동남권 신공항 연구용역을 맡은 ADPi는 ADP의 자회사로 공항설계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다. 1990년 용역 당시 ADP 등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미국연방항공청(FAA) 등 국제기구 연구 결과를 참조해 입지 선정 기준을 마련한 결과, 장애물 요건을 독립적인 평가항목으로 적용했다.

 

이와 관련, 이헌승 의원은 “고정장애물은 기본적인 항목이며 공항 안전에 필수적인 항목이므로 인천국제공항 입지 선정 용역과 마찬가지로 이번 동남권 신공항 용역에서도 독립적인 평가항목으로 채택돼야 한다”면서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 선정을 위해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K 실세라인 입김 정말 없었을까

 

부산시민과 공항 전문가들은 외국의 전문 용역기관이 실시하는 용역에서조차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현 정권의 공항 정책 라인을 장악하고 있는 TK(대구·경북)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부산 중구에서 물류업을 하는 이 모(47) 씨는 “비행기를 타고 해외에 자주 나가는 편인데 비행기 안에서 기도하는 사람들 모습을 자주 본다”면서 “안전에 대해 무엇보다 가중치를 높여야 할 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 장애물 항목이 빠졌다는 것을 정치적인 요인 말고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동구에서 20년째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박 모(54) 씨는 7일 자 본보 기사를 SNS로 지인들과 공유하면서 TK에 대한 성토를 이어가고 있다. 박 씨는 “이런 사실을 접하고도 정치적인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부산시민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외국의 전문 용역기관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용역을 하고 있는 것은 물밑에서 TK 세력이 움직이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 서구 의회 류차열 의장은 “아침에 부산일보 기사를 접하고 ‘황당하다’는 생각뿐이었다”면서 “객관과 공정이 왜 무너졌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항 입지 평가의 핵심으로 모든 공항 용역에 포함된, 심지어 ADP가 인천 공항 용역에서도 포함시킨 ‘고정장애물’ 항목을 이번 용역에서 뺀 것은 외부의 ‘특별한 주문’이 없이는 이뤄지기 힘든 일”이라며 “공정성에 대한 심각한 훼손과 평가 결과에 대한 불복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상윤·김종우·조소희 기자 nurumi@busan.com

 




[가덕 신공항이 답이다] “용역 불복” 총공세 나선 더민주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당 위원장,최인호 가덕 신공항유치 추진추진위원회 위원장,김해영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신공항 평가와 관련,정부가 빼버린 고정장애물 평가기준이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박희만 기자 phman@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당 위원장,최인호 가덕 신공항유치 추진추진위원회 위원장,김해영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신공항 평가와 관련,정부가 빼버린 고정장애물 평가기준이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박희만 기자 phman@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연구용역에서 ‘고정장애물’ 항목이 제외된 사실이 드러나자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용역 결과 불수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나섰다.

더민주 부산 의원들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공기 안전을 무시한 불공정한 평가기준”이라며 “잘못된 동남권신공항 입지 선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영춘 최인호 김해영 의원 등 더민주 소속 부산 의원들은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에서 항공기 안전과 직결되는 고정장애물이 독립 평가항목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밀양의 신공항 입지 선정에 절대 유리한 것으로, 공항 안전성을 무시한 채 특정 지역에 손을 들어주기 위한 불공정한 평가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신공항 입지 선정과정에서 일반적인 국제 기준과 다른 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박근혜정부가 객관성과 투명성을 상실한 채 불공정하게 몰고 간다면 동남권 신공항 건설 국책사업은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과 같이 졸속 추진에 따른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전 무시 불공정한 용역”
부산시당 비상본부 출범

 

최인호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밀양으로 신공항 지역을 사실상 결정해 놓고 진행하는 짜맞추기식 용역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신공항을 결정하는 국토교통부 장관, 항공정책실장 등 정부 라인이 대부분 TK(대구·경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조만간 더민주 수도권 의원들도 가덕신공항 지지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더민주는 8일에는 부산시당 가덕신공항 유치 비상대책본부 출범과 함께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한다. 이날 오후 2시 부산역 광장에서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당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대책본부 출범 기자회견과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9일에는 오전 11시에 시당 부산부활추진본부 산하 가덕신공항 유치 추진위원회(위원장 최인호)가 가덕신공항 예정지 현장을 방문해 신공항 유치를 위한 결의를 다질 예정이다. 부산시당은 이날 가덕 방문에 문재인 전 대표도 참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

[장성시장의 재발견] 단골이 점주되는 이상한 시장

 

[장성시장의 재발견] 단골이 점주되는 이상한 시장

sda▲ 삶은 변화다. 아니 변화를 요구한다. 어떤 장소에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작은 변화가 시작된다. 낡은 상가 건물 2동이 옹색해 보였던 부산 금정구 장성시장에도 젊은이들이 찾아들면서 새 기운이 돌고 있다. 장성시장에 가장 먼저 둥지를 튼 '나유타' 카페 옆 모습

부산 금정구 수림로 61번길 장전놀이터 인근의 장성시장. 어느 순간부터 빈 점포가 늘면서 파리 날리는 시장으로 변했다. 그러다 2년 전쯤부터 20~30대 불안한 청춘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중이다. 

장성시장이란 빈틈을 처음으로 ‘발견’한 대안문화행동 ‘재미난복수’의 김건우(35) 대표와 비건 채식 카페 ‘나유타’의 터줏대감이자 일본인 싱어송라이터 나카(본명 사사키 나쓰카·27) 씨. 두 사람은 지난달 늦깎이 결혼식을 올렸다. ‘수없이 많은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부단히 애쓰는 이들 부부가 장성시장에 작은 공간을 연 사연과 그들이 꿈꾸는 세상을 들어봤다.

 

 

■’재미난복수’와 장성시장

 

“2008년 문 닫은 유치원을 리모델링해서 인디 문화 공간 ‘아지트’를 만들었는데 2014년 건물이 팔리면서 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당시 아지트엔 레코딩실과 연주실, 갤러리, 영상작업실, 게스트하우스가 있어서 함께 자고 일어나면서 창작을 하고, 놀았습니다.”

 

‘아지트(AGIT·재미난복수가 운영하는 공간 프로젝트명)’를 대신할 공간을 물색하다가 빈 점포가 많았던 장성시장이 눈에 들어왔다.

 

김 대표는 “우리가 갤러리(B갤러리)를 만들고, 일본에서 건너온 나카 씨가 ‘나유타’ 카페를 열었어요. 아지트 입주 작가였던 또 다른 2명은 ‘우리동네목공소’와 리사이클링 숍 ‘B SHOP’을 각각 열었고요. 그리고 칵테일 바, 책방 등이 속속 들어서게 된 거죠“라며 2년 전 분위기를 설명했다.

 

현재 B갤러리는 장성시장 인근으로 옮겨 공연·전시 공간 ‘B홀’로 재탄생했다. 주택을 임차한 게스트하우스 ‘B하우스’, 사무 공간인 ‘B OFFICE’도 장성시장 근처에 있다. 장성시장 안에는 아카이브 ‘컨테이너’ 개장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이 모든 게 뛰어서 3분 거리!”라는 말로 물리적인 공간의 거리를 설명하려 애썼다. 다만, 우리동네목공소와 B SHOP은 CNC 선반 기기 문제로 새로운 장소로 옮겨갔다.

 

김 대표는 “처음 시작은 예술가들이었는데 지금은 일반인으로 확장되고 있다”면서 “소비자로 왔다가 잠재적인 생산자로 전환되는 구조도 참 재밌다”고 말했다. 아닌 게 아니라 칵테일 바 ‘개인의 취함’ 단골손님은 하와이언 코나 맥줏집을 열 요량으로 인테리어 공사 중이다. 또 다른 단골손님도 최근 시장 내 공간 임대차 계약을 마쳤다. 우리동네목공소는 기존 회원 중 한 사람이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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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타’ 카페 나카 씨가 사는 법

 

나카 씨는 현재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이다. 노래하는 게 본업인 만큼 공연은 이어가고 있다. 오는 11일 부산 서구 동대신동 카페 ‘산복도로프로잭트’에선 길고양이들을 돕기 위해 마련되는 일일주점 형식의 ‘고양이를 부탁해’ 공연에 함께하고, 26일은 ‘또따또가’ 입주 공간인 ‘따뜻한 시도’에서 마련하는 ‘북 보다 콘서트’에도 참여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죠. 부산이, 젊은 예술가들이 먹고살기에 힘든 면도 없지 않지만 각자가 가진 이상과 비전을 생활에서 실천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건 채식 카페를 하는 것도 그 일환이고요. 핵과 지구 환경, 젠더 문제, 가난한 사람과 부자의 간극 등 우리 앞에 놓인 여러 가지 문제들도 생각하면서요. ‘파트너'(나카 씨는 남편을 이렇게 표현했다) 건우와 함께 우리 아이들도 행복하게 키워야 하고요.”

 

– 미래가 불안하진 않을까?

 

“가끔은 불안해요. 카페 일도 하고, 공연도 참가하고, 일본어 선생·통역도 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고 있어요. 아이 낳는 일에 대해선 조금 다른 생각이에요. 당연히 아프고 힘들죠. 하지만 생명이 이 세상에 나오는 일인 만큼 행복하게 생각해야죠. 종교를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우주랑 관계하는 것 같은 예쁜 시간이었거든요. 5명까지 낳고 싶은데 건우랑 3명만 낳자고 했어요.”

 

나카 씨는 첫아이 민주(2)를 집에서 낳았다. 산전 진찰까지는 산부인과에서 받았지만 자연 그대로 분만하고 싶어 조산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나카 씨가 찾아간 부산의 한 조산원은 첫아이는 집에서 안 된다고 해서 결국 창원(마산)의 산파를 불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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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카 씨가 꾸는 꿈은 도시를 떠나 전원생활을 하면서 자기 손으로 집 짓는 일이다. 김 대표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저는 좀 더 오래 도시에 살고 싶습니다. 젊었을 때 전원생활을 하는 건 조금 비겁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재미난복수가 꾸는 꿈과 고민들

 

재미난복수는 지금도 끊임없이 일을 벌인다. 고민도 많다.

솔직히 저희가 장성시장 안으로 들어오고 2년 반 만에 매매가와 임대료가 많이 올랐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걱정되지 않는 바도 아니지만 시장이 변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재미난복수 아카이브 ‘컨테이너’만 해도 대안적인 유통 시스템을 만들고 싶은 우리들의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부산의 인디밴드들이 앨범을 내거나 책을 발간해도 이를 판매할 오프라인 숍이 없고, 재미난복수가 만든 음악 콘텐츠만 해도 어림잡아 15장에 이르지만 네트워크 단체에 배포하는 것 말고는 별 방법이 없으니까요.”

 

아카이브 구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안만 찾다가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도 긍극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통합적인 플랫폼 구축이 시급합니다. 다들 각개 전투를 하고 있습니다. 힘에 부치면 경제적 분열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지속가능하지 못합니다. 필요한 것은 예술 시장의 단단한 확보이고, 콘텐츠와 잠재적인 소비자와 생산자들 간의 네트워크, 이것을 담을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그에 더해 이미 철거되고 사라진 아지트의 영향력, 부산대학 앞 거리, 온천천 그래피티 공간 등의 연구 작업을 통해 우리가 왜 공간을 매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투기가 아닌 건강한 투자 방식의 사업자협동조합을 고민 중입니다.”

 

[장성시장의 재발견] 개성 만발 가게 돌고 도는 손님 새로운 내일이 시장에 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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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세가 싸다’는 이유가 가장 컸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관계망의 확장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보았다고 했다. 단골손님을 공유한다는, 색다른 시너지 효과다. 

 

비건 채식 카페 ‘나유타’에 온 손님이 책방 ‘아스트로 북스’에 들러서 책을 보고, 칵테일 바 ‘개인의 취함’에서 칵테일을 마시고, 대안문화행동 ‘재미난복수’가 만든 음악앨범을 사거나 공연을 보는 식이다. 새로운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예술가끼리가 아닌 일반인으로의 확장도 놀랍다. ‘물리적인’ 장소가 그래서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점포세 싸서 모인 청년 사장들
채식 카페·작은 책방·칵테일 바 열어

카페 찾은 손님, 책방서 책 사고
술집 고객이 대안공간 관객으로
썰렁하던 재래시장 활기로 북적

 

요일별로 주인이 바뀌는 나유타 카페, 실렉티드 북 숍 ‘아스트로 북스’, 크래프트 칵테일 바 ‘개인의 취함’을 여는 이들을 만나 보았다.

 

 

■장성시장은 공사 중

 

뚝딱뚝딱, 부산 금정구 수림로 61번길 장성시장은 공사 중이다. 2동짜리 낡은 상가건물에 총 점포 갯수도 몇 개 안 되지만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인 곳만 세 군데. 나유타가 처음 장성시장 안에 자리 잡을 때는 더 썰렁했다. 4~5평짜리가 대부분. 이젠 빈 점포가 거의 없다. 

 

시장 안에서 38년째 ‘시장횟집’을 하는 신순점(63) 씨는 “시장 인근 주택들이 하나둘씩 헐린 자리에 원룸이 들어서 학생들 천지가 됐다“면서 “걔네들이 밥 대신 피자 먹고, 닭 시켜 먹으면서 장 볼 일도 없어졌고 거기다 대형 마트까지 생겨서 시장 안에는 문 닫는 점포들이 늘어갔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불점을 하는 정영자(76) 씨도 “한때 이 시장에도 손님들이 바글바글했지만 지금은 다 지난 이야기”라고 추억했다. 최근 1~2년 새 시장 안에 새로운 가게가 들어서고, 젊은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니까 좋지 않으냐고 물었다. 그러자 정 씨는 “가게를 비워 놓는 것보다야 백 번 낫지. 사람이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일 점주 형태의 비건 채식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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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스트어로 ‘세상의 모든 것을 품다’라는 뜻을 가진 나유타 카페를 장성시장에서 처음 시작한 것은 일본 도쿄가 고향인 싱어송라이터 나카(27) 씨가 부산에 정착한 2014년 4월. 처음 문 열 때만 해도 나카 씨 혼자였다. 그러다 3명이 일일 점주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딱 1년’이라고 생각하고 나유타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손님들이 왔다 갔다 하고 멤버들이 추가되면서 책임감이 생겼다고 할까요? 비건 채식 하는 분들이 먹을 곳이 많지 않아 없어지면 아쉽겠구나 싶기도 하고….”

 

취재차 나유타를 찾아간 날은 세 사람의 멤버 중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주인공 주영(29) 씨가 근무 중이었다. 나유타는 매주 월~수요일 ‘리아솜씨’, 목요일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 금~토요일은 ‘나카'(인스타그램 @nacca07)라는 이름을 걸고, 자신만의 메뉴와 레시피, 재료로 손님을 맞고 있다. 공간과 식기는 공유하지만 철저하게 본인이 생각하는 음식을 만들어 판다. 그래도 이들 셋의 음식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채식.

 

고정된 메뉴가 없다 보니 그날그날 만들어지는 음식을 알리기 위해서 페이스북(@nayuta Cafe)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다. 공연이나 전시 등의 일정으로 근무자가 바뀔 경우, 준비한 재료가 떨어져 평소보다 일찍 문을 닫아야 할 때도 이를 통해 알린다. 지나간 SNS만 들여다봐도 나유타의 소소한 일상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동안 나유타를 거쳐 간 셰프는 7명. 몇몇은 개인적인 식당을 운영하기도 한다. 리아솜씨는 나유타 손님으로 왔다가 점주로 변신했다.

 

영업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준비한 재료가 떨어지면 일찍 문을 닫는다. 혼자서 음식을 만들고 서빙, 계산도 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손님을 많이 받지도 못한다.

3명의 점주가 만날 일은 많지 않지만 가끔은 협업으로 코스 요리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달 들어선 휴무인 첫째, 셋째 일요일에 채식 요리 수업을 새로 시작했다. 정확한 시간이나 가격을 알고 싶다면 010-4027-5684로 연락하면 된다.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작은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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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로 북스'(Astro Books)로 향했다. 일단 작다. 5평 규모니 어쩔 수 없다. 500권 남짓 되려나, 새 책도 있고 헌책도 보인다. 인문학 서적이 있는가 하면 소설과 에세이가 보이고, 사진집과 일러스트 책도 눈에 띄고, 일본 서적, 영어로 된 책, 자기계발 서적도 있다. 책방 주인이 직접 쓴 것 같은 손글씨가 붙어 있는 아스트로 북스 베스트셀러도 있고, 추천 도서 코너-이건, 순전히, 책방에 들어선 손님들이 “추천할 도서 없어요?”라고 자꾸만 묻는 바람에 아예 별도 코너를 꾸렸다-도 갖췄다. 같은 책 두 권은 드물지만 ‘팔 자신이 있거나 재미있을 것 같은,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은 두 권인 경우다. 주인을 기다리는 ‘주문 받은’ 책 상자도 있다.

‘도대체 이 서점은 뭐지?’ 국문학을 전공했다는 책방 주인 김희영(36) 씨가 말했다. “제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들을 모아 놓았으니 실렉티드(Selected ) 북 숍’이라고나 할까요? 책은 도매상에서도 받고, 작은 출판사와는 현매로 직거래하기도 하고, 제 책도 있고, 손님이 팔아 달라고 맡긴 책도 있어요.”

 

친구 따라서 나유타에서 밥도 먹고, 개인의 취함에도 들렀던 희영 씨는 점포 세가 싸다는 이유로, 생각만 하던 책방을 지난해 가을 덜컥 시작했다. 정식 개점은 12월 5일. 이 책방의 매력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책방에서 사고 싶은 책을 ‘발견’했으면 좋겠어요!”

 

확실히 작은 책방은 대형 서점에선 느낄 수 없는 ‘발견’의 재미가 있다. 취재 기간 책방엔 세 번 들렀는데 갈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책이 달랐다. 어떤 날은 슈테판 츠바이크가 사랑한 벗들의 기록이라는 ‘우정, 나의 종교’가 눈에 띄었고, 또 다른 날은 ‘100만 번 산 고양이’ ‘사는 게 뭐라고’의 저자 사노 요코의 아들 관찰기 신간 ‘자식이 뭐라고’가 보였다.

 

아스트로 북스는 일~화요일은 쉬고, 수~토요일에만 문을 연다. 8월까지는 오후 5시에 문을 열고 오후 8시에 닫는다. 아스트로 북스의 책 입고 상황과 일상은 희영 씨의 인스타그램(@Astrobooks.1652)에 나와 있다. 철저하게 정가제가 적용된다. 단, 헌책은 주인 마음대로다. 새 책과 함께 꽂혀 있어 분간도 잘 안 되지만 노란 스티커로 구별했다.

 

 

■’개인의 취함’ 혹은 ‘모두의 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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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타보다는 늦었지만 책방보다는 빠르게 장성시장에 들어온 크래프트 칵테일 바 ‘개인의 취함’ 황지용(29) 씨. 그는 지난해 7월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부산으로 내려온 뒤 10개월간 지금의 공간 옆에서 영업을 하다가 가성비를 좀 더 높이기 위해 지난달 17일 ‘시즌2’ 격인 지금의 공간으로 옮겨와 재 개점했다. 그는 서울의 모 대학에서 불문학과 철학을 복수 전공했다.

 

“대학 졸업반일 땐 어떻게든 음악으로 세상을 바꿔 보려는 욕심도 있어서 음악동아리 선배와 학교 앞에서 공연도 하고 맥주도 파는 가게를 함께 운영했어요. 1년 만에 그만두고 6개월간 여행을 다녀왔는데 제 가게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산 집으로 내려왔다가 장성시장을 발견하게 된 거죠.”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땐 나유타에서 손님을 많이 보내주기도 했다. 개인의 취함은 어떤 곳일까? “굳이 말하자면 크래프트 칵테일을 하는 바입니다. 월세가 싸고, 가게 규모가 작다는 이점 덕에 사람들이 다가오기 쉬운 가격으로 좀 더 고급스러운 술을 제공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어떤 술은 이문이 남고, 어떤 술은 그렇지 않은데 계산도 어렵고 해서 그냥 8천 원으로 통일했어요.”

 

외부 음식을 가져와도 된다. “안주로 하루 한 가지 정도는 생각하는데, 주변에 맛집도 많아서 포장해 와도 되고요, 배달 주문도 가능해요. 단, 치킨 무나 피자 피클 등 냄새 나는 것은 싫고요, 종이컵도 사용하지 않았으면 해요.”

 

한편 개인의 취함은 VIP 단골로만 구성된 ‘모두의 취함’이라는 모임도 별도로 꾸리고, 오는 12일부터는 흔히 ‘양주’라고 분별없이 지칭해 왔던 수입 증류주들을 구별하고 적절하게 음용하는 법을 배우는 동시에 개인의 체질과 개성에 맞는 술을 찾아 자신만의 음주 스타일을 찾아내는 5주 과정의 ‘일요 양주학교’ 2기 과정 수강생도 개강한다. 문의 facebook.com/BaradeonBar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