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서 배운다] ‘세월호’같은 집단 죽음, 진실규명 절대적으로 필요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설치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세겨진 타일 추모품. 정대현 기자 jhyun@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설치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세겨진 타일 추모품. 정대현 기자 jhyun@

 

한 개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도 세상은 단순히 개인적인 죽음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살아온 시대적 배경과 의료 기술, 사회적 역할에서 주어진 스트레스 등에 다양한 사회적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죽음이 던져준 메시지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회가 발전 가능한 사회라고 믿는다.

순식간에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사건들은 통절한 반성을 요구하기도 한다. 열차 탈선이 나면 승무원 근로 환경을 주목하고, 가스관 폭파 사건 때는 정부의 안전대책 능력을 질타하고 관련 정책 수립을 요구하듯이.

최근 서울의 지하철 화장실에서 한 젊은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자가 휘두른 흉기에 사망했다. 경찰에 붙들린 범인이 “여자들이 자신을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는 바람에 ‘여성혐오’가 중요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여성혐오 의식이 남성 전반에 걸쳐 폭넓게 잠재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정신보건 실태가 심각하다는 것도 이 죽음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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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로 상징되는 2014년 4월의 집단 죽음은 전형적인 ‘사회적 죽음’이다. 한 사회가 수많은 생명을 살리겠다는 ‘적극적 의지(그중 몇 분은 예외)’를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바람에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었기에 필자는 대표적인 사회적 살인 내지 사회적 죽음이라고 본다. 정황상,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환경이었음에도 아이들이 죽도록 내버려둔(가끔 고의성이 있지 않았는지를 의심하는) 이유는 지금도 이해되지 않는다.

집단적 죽음에서 ‘진실 규명’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원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기는커녕 온갖 풍문을 만들어내면서 집단 죽음의 사회적 의미를 왜곡하고 있다.

최근 어떤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팔순의 여인은 시간만 나면 ‘대한민국 헌법’을 읽는다. 이 세상의 모호한 것은 모두 ‘헌법이 담고 있는 가치’로 귀결된다. 드라마는 우리가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알려준다. 사회적 죽음에는 진실 규명이 가장 우선이다. 그다음에 피해자와 유가족에 안겨준 상처를 치유하는 일은 사회적 책무로 남아 있다. 이를 외면하는 사회는 위험한 사회이다. 하나밖에 없는 목숨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나라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 싫다.

 서울 강남역에서 발생했던 여성 살해 사건의 희생자 추모제가 20일 오후 도시철도 부산대역 앞에서 열려 지나는 시민들이 추모의 메시지를 역 앞에 붙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서울 강남역에서 발생했던 여성 살해 사건의 희생자 추모제가 20일 오후 도시철도 부산대역 앞에서 열려 지나는 시민들이 추모의 메시지를 역 앞에 붙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주목 이 사람]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조직위원장 “영화제 정상적 개최 위해 영화계 설득”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조직위원장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조직위원장

24일 부산국제영화제(BIFF) 조직위 임시총회에서 첫 민간인 조직위원장으로 합의 추대된 김동호(79) 위원장은 이날 저녁 공식 무대에 ‘데뷔’했다.

포럼 신사고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연 ‘BIFF의 과제와 전망’ 포럼에 발제자로 나선 것이다.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그는 포럼에서 무엇보다 고령과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나이가 무색할 만큼 또렷한 목소리로, 구체적인 연도와 수치를 빠뜨리지 않고 언급하며 자신의 논지를 펼쳤다.

독립·자율성 무시하면 필패
예산의 투명성·공정성 강조
국비 비중 확대에도 공감해

김 위원장은 “BIFF의 성공 요인은 아시아 신진 작가들을 발굴해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점,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의 관여를 배제하고 독립성을 지켰다는 점, 이 두 가지”라며 “어떤 영화도 상영하고 볼 수 있어야 진정한 세계적 영화제가 될 수 있고, 검열이 있다면 필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1977년 시작된 홍콩영화제가 1997년 중국 정부의 지침에 반하는 독립영화를 초청한 프로그래머를 해촉한 사건을 예로 들었다. 지난해 이스탄불영화제는 정부 요구에 따라 초청작 4편을 상영 취소하자 심사위원들이 이에 반발해 동반 사퇴했고, 올해 유럽영화진흥기구(EFP)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BIFF는 제5회 영화제 때부터 세계 8대 영화제 집행위원장 회의에 참여해왔다”고 말했다. 역사와 예산으로 설명되지 않는 독립성을 BIFF가 입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24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임시총회'에서 선출된 김동호 신임 조직위원장(가운데)과 김규옥 부조직위원장(부시장),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24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임시총회’에서 선출된 김동호 신임 조직위원장(가운데)과 김규옥 부조직위원장(부시장),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김 위원장은 독립성을 높일 실질적 조치도 제시했다. ‘프로그래머와 집행위의 영화 선정·초청에는 조직위원장을 비롯한 누구도 관여하지 못한다’는 조항을 조직위 정관에 명시하는 방안이다. 이는 영화계가 요구하는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반영하는 정관 개정’과 맥을 같이한다.

올해 영화제 정상 개최를 위해 필요한 영화계 설득에도 전력을 쏟겠다고 했다. 범영화인 비상대책위는 BIFF 보이콧 선언을 풀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곧 영화계 대표들을 만나 보이콧 해제를 설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4일 서병수 시장에게 조속한 정관 개정을 요청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관을 개정하는 데 부산시가 동의해야 영화계가 보이콧을 풀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는 전문성을 강조했다. “좋은 작품과 작가를 초청하려면 네트워크와 역량을 겸비한 프로그래머와 집행위원장이 필요하고, 자주 바뀌면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며 “집행위원장만 봐도 베를린은 3명이 64년, 칸은 5명이 69년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BIFF의 조직 사업 예산 회계 등 운영 전반에 대한 혁신 필요성 강조도 빼놓지 않았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했다. 그는 “BIFF에 예산을 지원하는 부산시와 정부가 정기 감사를 해왔고, 업무 처리에 대한 행정지도도 매년 받았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며 “미처 살펴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특별감사와 검찰 고발은 무리한 측면이 있으나 그런 의혹이 없도록 투명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BIFF 예산 중 국비 비중 확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박재율 BIFF발전시민대책위 공동대표의 지적에 대해 김 위원장은 “세계적 영화제 사례를 봤을 때 전체 예산의 절반 정도는 국가가 부담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공감을 나타냈다.

토론에 참석한 이준승 부산시 시정혁신본부장은 “시의 입장은 앞만 보고 내달린 BIFF가 뒤를 점검해 더 나아갈 수 있는 쇄신을 해보자는 취지였다”며 “올해 영화제 성공 개최를 위해 시와 BIFF가 합의를 했기 때문에 정관 개정에 대해서도 이른 시일 내에 협의한다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사진=강선배 기자 ksun@

[‘규슈 올레 여행’] 콧잔등에 땀 맺힐 즈음 ‘차 평원’이 펼쳐졌다

▲ 규슈 올레 야메 코스 출발지에서 3.4㎞ 지점부터 광활한 '야메 중앙 대다원'이 펼쳐진다. 차밭을 가로지르는 두 갈래 길이 만나는 지점에서 잠시 코스를 일탈해 북쪽으로 걸어보자. 봉긋 솟은 언덕 전망대에 서서 광활한 차밭을 눈에 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 규슈 올레 야메 코스 출발지에서 3.4㎞ 지점부터 광활한 ‘야메 중앙 대다원’이 펼쳐진다. 차밭을 가로지르는 두 갈래 길이 만나는 지점에서 잠시 코스를 일탈해 북쪽으로 걸어보자. 봉긋 솟은 언덕 전망대에 서서 광활한 차밭을 눈에 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좋게 말해 ‘언론고시생’, 툭 까놓고 ‘장기 백수’였던 시절. 낙방의 고배를 마실 때면 제주 올레길을 무작정 걸었다.

애써 여행 책자나 스마트폰을 뒤져보지 않아도 길 곳곳에 놓인 조랑말 모양의 ‘간세(‘게으름’의 제주 방언. 말의 머리가 향하는 곳이 정방향이다)’만 봐도 가야 할 길을 알 수 있어, 계획 없이 훌쩍 떠나고 싶은 이에겐 안성맞춤이었다.

초반 3㎞ 반복되는 오르막길
산으로 막힌 갑갑한 풍경…

제주 올레 그리워질 무렵
야메 올레의 ‘하이라이트’
중앙 대다원 넓게 펼쳐져
31만 평 차 밭을 품에 안고
4시간 느리게, 느리게 걷기

삶이 어지러운 건 일본인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맞춰지지 않는 생활의 퍼즐을 뒤로 한 채, 오로지 ‘걷기’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올레길이 일본에도 생기고 있다.

걷기 좋은 이 계절, 일본의 자연을 바라보며 정성스러운 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규슈 올레’에 다녀왔다.

■ 차 밭에서 호연지기 기르다

일본 친구에게 “야메에 간다”고 했더니, 대번 “오챠노 야메!(차의 야메)”라는 감탄이 터져 나왔다. 차(茶)밭을 끼고 걷는 올레길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산뜻했다.

규슈 총 17개의 코스 중 13번째로 개장한 야메 코스는 길이 11㎞에 난이도는 초급인 길이다. 출발지인 후쿠오카 현 야메 시 야마노이 공원에서 종착지인 이와토산 역사문화교류관까지 걸어서 서너 시간 걸린다.

이런! 당일 비 올 확률이 무려 80%였다. 기껏 멀리까지 왔는데 하늘이 도와주지 않아 올레길에 나서지 못할까 걱정됐다. 간절한 마음을 어찌 알았는지, 하늘은 비의 꿉꿉한 기운을 걷어가고 트래킹 하기 딱 좋은 선선함만 남겨줬다. “올레!” 승리의 외침과 함께 첫걸음을 내디뎠다.
초반 3㎞ 구간에서 오르막길이 반복돼 야메 코스의 첫인상이 썩 좋지는 않았다. 산에 가로막힌 풍경 탓에 그저 동네 뒷산을 오르는 느낌이다.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제주 올레가 생각났다면 너무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있는 걸까. 가파른 길을 걷다 보니 콧방울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결국 숲 속에 널브러진 굵은 나뭇가지를 주워 지팡이를 만들었다.

 

 

1시간가량 ‘등산’을 하니 눈앞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야메 중앙 대다원’이다. 31만 평에 이르는 차밭이 드넓게 펼쳐지고, 완만한 내리막길과 평탄한 길이 시작됐다.

야메 코스의 정수는 여기에 있다. ‘밭’이라는 단어론 이곳을 표현하기엔 너무 소박했다. ‘차 평원’쯤 되겠다. 산등성이를 경계로 앞에도, 뒤에도 차 재배지가 펼쳐져 있다. 인적 드문 오솔길에 호젓하게 서 있노라면, 차밭을 모두 빌린 것 같은 호연지기도 느낄 수 있다.

올레에서 파란색과 빨간색은 표준이다. 파랑은 정방향, 빨강은 역방향을 뜻한다. 간세나 화살 표지를 세울 수 없는 곳에는 리본으로 길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이곳에선 잠시 올레의 규칙에서 자유로웠으면 했다.

사람 인(人)자를 형상화한 규슈 올레의 화살 표지. ‘사람이 걷는 길’이라는 올레의 의미를 내포한다.

‘이치넨 절’ 방면 내리막길로 가야 하지만 표지를 무시하고 북쪽으로 향했다. 끝없이 펼쳐진 차밭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언덕에 있기 때문이다. 경로를 이탈해도 괜찮다. 다시 돌아오면 올레길 표지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삶도 올레와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누구도 “느리다”고 재촉하는 일이 없고, 생각을 비운 채 ‘멍 때리며’ 걸어도 곳곳의 이정표가 방향을 알려준다면 말이다.

■사케의 온갖 향에 빠지다

장장 네 시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나니, 차로 10분 거리인 기타야 양조장에서 재밌는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기타야는 아주 작은 양조장이지만, ‘ IWC(국제와인품평회) 2013’ 사케 부문에서 당당하게 챔피언을 차지한 무림의 고수다. 마침 새 술이 나왔다고 알리는 축제인 ‘사카구라비라키’가 한창이었다. 200엔을 주고 사케 잔을 사면 양조장 안에서 무한정 술을 마실 수 있었다.

기타야 양조장에서 200엔을 주고 구입한 사케 잔. 이 잔만 있으면 차가운 술, 데운 술, 병에 담긴 사케까지 무한정 마실 수 있다.

종업원은 분주하게 차가운 술과 데운 술을 담아줬다. 한구석에선 행사 전문 가수가 술꾼들의 흥을 돋우고 있었다. 양조장을 메운 사람들은 작은 술잔을 들고 다니면서 온갖 종류의 사케를 맛봤다.양조장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난장판이다”는 짧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어림잡아 2천 평은 되는 넓은 양조장이 좁게 느껴질 정도로 사람들이 노상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언뜻 봐도 술을 많이 마신 중년의 남성이 연신 “고맙습니다. 올해도 잘 부탁합니다”라고 말을 걸었다. 두 돌도 채 되지 않아 보이는 아기를 데리고 와서 술을 마시는 부부도 있었다. 주신(酒神) 앞에서는 평소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정갈한 태도를 고수하는 일본인도 도리가 없나 보다.

정돈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일본 사람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사카구라비라키 기간에 양조장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세계 챔피언의 명성에 걸맞은 사케의 맛은 덤이다.

야메(일본)/글·사진=이혜미 기자 fact@busan.com


교통부산에서 후쿠오카를 갈 때는 배편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쾌속선인 ‘비틀’을 타면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3시간 만에 하카타 항에 닿는다. 비틀은 주중 2회, 주말 2회 운항하며, 왕복 23만 원. 문의는 JR규슈고속선 051-469-0778.

시간 여유가 있다면 바다 위에서 1박하는 고려훼리의 ‘뉴카멜리아’를 타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된다. 매일 오후 10시 30분에 부산에서 출항해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면 일본에 도착한다. 운항 정보는 고려훼리 홈페이지(www.koreaferry.kr).

후쿠오카에 도착해서 야메 코스로 가기 위해서는 하카타 역으로 이동, JR가고시마본선을 타자. 하이누즈카 역에서 호리카와 버스를 타고 우에야마우치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2시간가량 걸린다.

여행 TIP

야메(八女) 시는 후쿠오카 남동부에 위치한 인구 7만 명의 작은 도시다. 야메는 시즈오카 현의 오카베, 교토의 우지와 함께 일본 3대 교쿠로(옥로)차 산지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4시간 동안 올레를 걸었다면 특산품인 말차 아이스크림을 먹는 건 어떨까. 관광물산관 토키메키에서 300엔이면 진한 말차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다. 차뿐 아니라 말차 카스텔라, 말차 초콜릿도 판매해 선물용으로 좋다.

통신사에 따라 1일 9천~1만 원(부가세 불포함)에 데이터 로밍 상품을 사용할 수 있다. 일본을 여행할 땐 우리나라의 에그와 유사한 ‘포켓와이파이’를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1일 7천 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언제 어디서나 LTE급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 인터넷에서 신청한 뒤 김해공항이나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의 창구에서 수령한다.

이혜미 기자

[NOW] 입양에 대한 모든 것- 입양 A to Z

 

#1. 입양특례법 개정 4년 버려진 아이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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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은 11번째 맞은 ‘입양의 날’이다. 하지만 정부의 국내 입양 장려 취지가 무색하게 2012년 개정된 입양특례법 시행 이후 국내와 해외 입양 모두 입양 건수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반면, 버려지는 영아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새로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입양 건수가 2011년 총 2천464건(국내 1천548건, 해외 916건)에서 2014년 1천172건(국내 637건, 해외 535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2012년 8월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입양 신고제에서 법원 허가제로 바뀐 이후 발생한 현상이다. 부산에서도 2011년 총 221건이던 입양이 2014년 126건, 지난해 72건으로 역시 반 이상 축소됐다.

법원 허가제로 바뀐 이후
입양 건수 절반 이상 감소
영아 유기는 4배 폭증세
입양 막는 특례법 보완 절실

이렇게 공식적인 입양은 줄어들었지만 영아를 유기하는 사례는 급증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유기된 영아 수는 69명이었지만 2012년 법 개정 이후 2013년 225명, 2014년 280명으로 이전과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늘었다.

특히 전국의 교회 단 2곳에서 운영하는 ‘베이비 박스’에 버려지는 아기는 갈수록 늘고 있다.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기는 2010년 4명에서 2011년 22명, 2012년 67명, 2013년 220명, 2014년 280명으로 입양특례법 시행 전과 비교했을 때 10배 이상 늘었다.

고신대 사회복지학과 김향은 교수는 “입양 사례의 90% 이상이 미혼모의 아기인데 출생 신고 의무화로 인해 미혼모들이 아기를 유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해외 입양을 줄이고 입양 아동의 권익 보호를 위해 개정된 입양특례법이 오히려 입양을 가로막고 있어 제도의 보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5년 전부터 연아(가명)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김미애 변호사 역시 “친모가 출생 신고를 하고 동의해야만 입양 요건이 갖춰지는 규정 때문에 입양 대신 유기를 선택하고 그 결과, 죄 없는 아이들의 생명권이 박탈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입양인 활동가 제인 정 트렌카(44·한국명 정경아) 씨는 “입양에 앞서 무엇보다 친모가 직접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정부가 미혼모에 대한 양육비 지원을 과감히 늘려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몇 차례의 법 개정에도 해외 입양인들은 여전히 친부모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캐나다 입양인 샨텔 다머(33) 씨는 “13년 동안 친부모를 찾고 있지만 아무런 정보 없이 버려진 터라 쉽지 않다”며 “친부모를 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전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2. “가야산에 저를 두고 간 어머니를 찾습니다”

          – 입양인 샨텔 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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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샨텔 다머(Chantale Dahmer) 입니다.

1982년 12월 23일 부산 부산진구 가야1동 가야산에 있는 작은 사찰인 가야사 앞에서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진짜 제 생일이 언제인지 모릅니다. 발견된 날이 생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당시 저는 태어난 지 2주도 안 된 신생아였다고 하더군요. 발견했을 때 제가 누구인지 추정할 수 있는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름이나 생년월일을 적은 쪽지조차 없었다고 하네요. 이후 부산에 있는 보육원(해운대구 성모보육원)에서 지냈고요, 1986년 8월에 캐나다로 입양됐습니다.

“트라우마로 비행기 타면 눈물 난다는 샨텔 씨
한국에 있을 친부모 찾기 시작한 지 13년째,
수 차례 인터뷰와 제보에도 결실 못 맺었네요

하지만 다시 캐나다로 돌아갈 시간이 됐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제발 용기 내 연락 주세요”

캐나다로 입양되기 전 6개월 동안 서울에서 위탁 어머니랑 살았다고 합니다. 어렴풋한 기억이 있습니다. 바닥에 누워 잤던 일이나, 집 안 소파 같은 것들 말이죠.

후에 양부모가 된 양아버지가 저를 데리러 왔던 기억도 납니다. 그때 양아버지가 묵었던 호텔도 생각나고, 같이 비행기를 탔던 일도 떠오릅니다.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는 기억 때문인지 지금도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로 돌아갈 때면 영원히 한국을 떠나는 것 같아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곤 합니다.

캐나다에서의 삶은 좋았습니다. 프랑스계 캐나다인인 어머니와 캐나다인 아버지가 저를 입양했습니다.

저는 토론토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워털루라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는데요, 저는 그들의 유일한 자녀였습니다. 그들은 하고 싶은 일은 뭐든지 하게 해 준 좋은 부모님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말이죠, 영어로 말을 할 수 있게 된 순간부터 저는 항상 친부모님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설명하기 어려운데요, ‘나는 누구지,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같은 의문을 항상 품어 왔습니다.

고등학생이 됐을 때 처음으로 한국인을 만났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온 친구나 이민 온 한국인 친구와 만나면서 한국에 대해 더 궁금해졌습니다. 2002년 처음으로 한국에 와서 부산을 방문했습니다. 사람들이 다들 저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한국에 왔고,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친부모님 찾기가 시작됐죠.

샨텔 씨를 가야사 앞에서 발견한 이후 보육원이 작성한 서류. ‘원영신’은 가명으로 샨텔 씨는 한국 이름이 없다. 샨텔 제공

또 한 번은 친아버지로 추정되는 사람이 경남 하동에 산다고 해서 친구와 함께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부산에 살았던 시기나 아이를 낳은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가 일치해서 ‘아버지일지도 몰라’ 하며 기대가 컸습니다. 그는 동네에서도 난봉꾼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는데요,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친부모를 찾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았거든요.

부산일보에도 이메일을 수차례 보내고 인터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유용한 제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이나마 단서를 찾을 때마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습니다. 친엄마로 추정되는 사람이 부산의 계성여상에 다녔을지도 모른다는 제보를 받고 직접 가서 인명부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유력한 사람을 찾은 적도 있습니다. 연락처를 알게 돼 한참을 통화했지만, 알고 보니 그분은 딸이 아닌 아들을 낳자마자 입양을 보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분 어머니(만약 맞았다면 제 할머니죠)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DNA 테스트를 했는데 결과는 불일치로 나왔습니다. 솔직히 실망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이후로도 계속 친부모 찾기에 몰두했습니다.

돌아보니 꽤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2010년부터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2년 동안 영어 강사를 했고요,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 라이어슨대학에서 언론학 석사를 땄습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는 서울에서 영어 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따져 보니 벌써 한국에서 4년이나 살았더군요. 한국에서 사는 것은 좋지만, 이제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인 방송 뉴스 PD가 되기 위해 9월쯤 캐나다로 돌아갈 계획입니다. 아직 친부모님을 찾지 못했는데 캐나다로 떠날 날짜는 다가오고, 마음이 초조합니다.

친부모님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아마도 힘든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딘가에 있을 엄마 아빠, 정말 보고 싶습니다. 조금만 용기를 내서 연락해 주실래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사랑을 담아, 샨텔 드림.

 

#3. 입양인 샨텔 씨 이야기 “5% 혈연관계 찾은 것도 기적인데… 그녀도 입양인”

 

▲ 40대 시절 마거릿 씨. 샨텔 제공
▲ 40대 시절 마거릿 씨. 샨텔 제공

 

6일 본보 인터뷰실에서 샨텔 씨를 만났다. 자신이 근무하는 학원이 쉬는 날 짬을 내어 일부러 부산에 왔다고 했다.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가야사에 갔다 오는 길이라고 했다. 그곳은 샨텔 씨가 부산에 올 때마다 제일 처음 들르는 곳이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마음이 평화로워지거든요. 제가 처음 발견된 곳이라서 그런가 봐요.”

샨텔 씨는 벌써 13년째 친부모를 찾고 있다. 작은 단서가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라도 찾아가고, 2014년에는 2박 3일 동안 부산에서 친부모를 찾는 전단 1천500장을 붙이기도 했다. 그런 샨텔 씨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있었다. 친부모나 형제·자매는 아니지만 유일한 혈육을 찾은 것이다.

샨텔이 찾은 유일한 혈육
마거릿 씨의 사진

“미국서 DNA 분석 통해 혈육 마거릿 씨 찾아
부산 경찰 통해 그녀의 생모 ‘고갑연’ 씨 조회 성공
그러나 사망으로 샨텔의 생모 추적 다시 벽에 부딪쳐
왜 포기하지 않느냐고요?
어떤 입양인도 입양될 것을 ‘선택’하지 않았으니까요”

■기적 같은 이야기

올해 초 샨텔 씨의 친부모 찾기에 큰 진전이 생겼다. 2010년께 미국 PBS의 다큐멘터리 방송을 보다가 알게 돼 DNA 분석을 의뢰했던 웹사이트(www.23andme.com)에서 연락이 왔다. 이 사이트는 DNA 분석을 통해 인종, 혈연관계 등을 알려 준다. 샨텔 씨와 약 5.1%의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는 바로 마거릿 에린 피치하우저(Margaret Erin Fitch-Hauser·62) 씨였다.

 

입양 서류에 첨부된 사진

최근 화제가 된 다큐멘터리 영화 ‘트윈스터스'(한국에서 태어나 각각 미국과 프랑스로 입양돼 서로의 존재를 모르다가 SNS를 통해 상봉한 쌍둥이 이야기)만큼 극적이지는 않지만, 샨텔 씨도 DNA 분석을 통해 혈육을 찾은 것이다. 샨텔 씨는 “‘트윈스터스’를 보면서 지구 어딘가에 내가 모르는 쌍둥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부러웠다”며 “하지만 마거릿 씨를 만난 것만 해도 행운이고 이를 통해 어머니를 찾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샨텔 씨의 13년간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샨텔 씨는 “DNA 분석 결과로 비춰 볼 때 마거릿 씨가 종고모(아버지의 사촌 누이)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더 놀라운 점은 마거릿 씨 역시 샨텔 씨처럼 해외 입양인이라는 사실이다. 마거릿 씨는 지난 2월 우연히 알게 된 이 사이트에 DNA 분석을 요청했다. 샨텔 씨와는 다르게 어머니보다는 자신을 낳은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고 한다. 마거릿 씨는 백인 혼혈로 한국에서 살 때의 사진과 기록이 일부 남았고, 친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아버지는 군인이었을 것으로 추측만 할 뿐 미국인인지, 영국인인지, 혹은 다른 참전국 출신인지 항상 궁금증이 컸다고 했다.

경기도 파주 미군 기지 앞에서 찍은 입양 전의 어린 마거릿

마거릿 씨의 한국 이름은 고남미(高南美)다. 당시 친권 포기 서류에 따르면 마거릿 씨는 1953년 7월 17일에 태어났다. 친어머니 고갑연(高甲連·당시 30세) 씨가 1957년 8월 10일 친권을 포기한다고 지장을 찍은 서류가 남아있다. ‘본적은 경상남도 부산시 범일동 662번지, 현주소는 경기도 파주군 조리면 오산리 140번지’로 기록돼 있다. 특히 본적으로 나와 있는 부산 주소는 샨텔 씨가 발견된 가야동과 약 3㎞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샨텔 씨와 마거릿 씨의 가족이 서로 인근에서 거주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또 마거릿 씨가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파주로 이동한 것으로 미뤄, 마거릿 씨의 친어머니가 군인이었던 마거릿 씨의 아버지를 따라 기지가 있던 파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내 이름은 고남미

샨텔 씨는 “마거릿 씨와 화상 채팅을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마거릿 씨가 학교에 다닌 것은 아니지만, 부산에서 오빠인지 동네 소년인지 모르지만 함께 학교로 걸어가던 기억이나 친어머니가 집 밖에서 군인과 싸우던 모습 등이 생각난다고 하더라”면서 “마거릿 씨도 나를 알게 된 것을 반가워했고, 내가 한국에서 친부모를 찾는 데 도움되도록 자신의 정보 추적을 위한 위임장도 써서 줬다”고 밝혔다.

마거릿 씨는 현재 성공적인 삶을 사는 입양인이다. 5살 때 미국 텍사스에 사는 피치 부부에게 입양돼 좋은 교육을 받았고, 지금은 미국 앨라배마 주에 있는 오번(Auburn)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저널리즘을 가르치는 교수다. 변호사인 남편과 결혼했으며 자녀는 없고 학자로서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장녀 고남미(마거릿 씨)의 친권을 포기한다는 고갑연 씨의 확인서. 샨텔 제공


■끝나지 않는 부모 찾기

샨텔 씨는 지난달 마거릿 씨로부터 받은 서류를 들고 또다시 부산을 방문했다. 구청, 경찰서를 찾아가 서류상 나와 있는 마거릿 씨의 어머니 고갑연 씨의 정보를 추적한 것이다. 아쉽게도 비슷한 나잇대에서 고갑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 2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샨텔 씨로서는 또다시 장벽에 가로막혔다. 샨텔 씨는 “당사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경찰에서 그 이상 정보를 추적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어쩌면 당시 시대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고 씨가 딸의 입양 사실을 숨겼을 수도 있어 고 씨의 가족에게 알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는데 나로서는 정말 속상하고 아쉽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샨텔 씨는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샨텔 씨는 주위에서 왜 계속 친부모를 찾으려고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냥 지금 그대로의 삶을 살면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단다. 그는 “친부모와 양부모 모두 좋은 이유든 나쁜 이유든 간에 나를 포기하거나 키우겠다는 ‘선택’을 했다”면서 “하지만 어떤 입양인도 입양될 것으로 ‘선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샨텔 씨는 “좋은 사람에게도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생기듯 나는 항상 친부모가 힘든 삶을 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친부모의 선택이 부끄럽거나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만나고 싶을 뿐”이라고 전했다.

샨텔 씨는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저나 마거릿 씨가 가족을 찾을 수 있는 정보가 있으신 분은 꼭 좀 연락해주세요. 정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의 부산일보 라이프부 051-461-4196.

‘제43회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 열리다

어린이날인 5일 이른 아침부터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일대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아이들의 고사리손을 잡은 이들은 하나같이 벡스코로 향했다. 이곳에서 부산 최대 규모의 어린이날 축제가 열렸기 때문이다.

부산일보사는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 공동 주최로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벡스코 야외광장과 제1전시장에서 ‘제43회 부산어린이날큰잔치’를 개최했다. 이날 하루 6만여 명의 부산시민들이 이 축제를 다녀갔다. 43년 전통을 자랑하는 부산어린이날큰잔치가 부산을 대표하는 어린이날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벡스코 야외광장 등서 개최
부모·아이들 6만여 명 몰려
과학 콘텐츠 대폭 확대 눈길
자전거 경주장 등 인기몰이

특히 올해 행사는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앞세워 더욱 풍성해졌다. ‘과거로부터 미래 첨단 과학으로의 여행’을 테마로 드론 날리기, VR 가상현실 체험, 3D 프린터, 로봇 체험관 등 첨단 과학 관련 콘텐츠를 대폭 추가해 눈길을 끌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실내공연에서는 킥잇(한국 전통 무술과 현대 춤의 접목), 샌드 애니메이션, 레이저 퍼포먼스, 마술 공연 등이 차례로 이어져 벡스코 제1전시장을 가득 메운 1만여 명의 시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야외광장에는 주최 측에서 나눠준 형형색색의 풍선을 든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린이교통안전체험장, 119 어린이 소방안전체험장, 자전거 경주장 등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 부푼 풍선처럼 아이들의 마음도 들떠 올랐다.

행사에 참여한 임준영(9·수영구 광안동) 군은 “엄마, 아빠와 오랜만에 나들이라 너무 행복하다”며 “평소 못봤던 신기한 공연과 체험코스들이 많아서 행사가 하루종일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병길 부산일보 사장과 서병수 부산시장,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함정오 벡스코 사장, 곽국민 파크랜드 부회장, 박재경 BNK 부산은행 부행장, 정길대 부산시어린이집연합회 회장, 옥선자 부산유치원연합회 회장 등 부산의 주요 인사들도 행사에 참여했다.

개회사에서 안병길 부산일보 사장은 “어린이는 우리의 내일이며 소망이다”며 “오늘뿐만 아니라 언제나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자라서 나라를 빛내는 훌륭한 동량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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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어린이날 큰잔치] 이모저모 살펴보기

○…화려한 볼거리들 중 최고 인기는 단연 마술 공연. 마술팀 ‘듀오매직’의 마술사가 미녀 도우미를 공중 부양시키자 아이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어 마술사가 맨 앞 줄에 있던 어린이를 무대 위로 초대해 공중 부양시키자 곳곳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소방관 체험부스에서 방화복으로 갈아입은 아이들은 119 어린이 소방안전체험관에서 소화기를 직접 다뤄보고 심폐소생술도 배웠다. 남부소방서 권기현 소방교는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묵은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관 체험부스에서 꼬마 여경으로 변신한 김민정(10·여·남구 용호동) 양은 “제복을 입고 경찰 오토바이를 타보니 진짜 경찰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과학 기술 관련 체험 부스에 관심을 보였다. VR(가상현실) 체험장에서 고글을 써보고 드론체험관에서는 ‘Syma-5C’ 드론을 직접 띄워보기도 했다.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것은 부산일보가 국내 최초로 구현한 디지털 터치 플레이 신문. 손가락으로 5일자 부산일보 신문을 휘휘 넘겨보던 서 시장은 “부산일보가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선도하는 세계적 언론으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지 못한 장현정(40·여·동래구 온천동) 씨는 스마트폰을 아이들 손에 쥐여줬다. ‘아프리카TV’와 페이스북을 통해 어린이 인형극과 댄스·마술 공연 등 모든 행사가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중계됐기 때문이다. 장 씨는 “아이들 기분이 좀 풀린 것 같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CNN 선정 ‘한국의 아름다운 곳 50’, 부산 삼광사 연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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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2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삼광사에서 연등축제 봉축점등대법회가 열려 4만여 개의 연등이 경내를 수놓고 있다.

삼광사 연등은 CNN이 2012년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곳 50선’에 포함된 바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2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삼광사에서 연등축제 봉축점등대법회가 열려 4만여 개의 연등이 경내를 수놓고 있다. 삼광사 연등은 CNN이 2012년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곳 50선'에 포함된 바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5월 14일)을 앞두고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삼광사에 불을 밝힌 4만여 개의 연등이 경내를 수놓고 있다. 삼광사는 27일 연등축제 봉축점등대법회에서 점등식을 가진 뒤 5월 15일까지 연등의 불을 밝힐 예정이다. 정종회 기자 jjh@

영도 앞바다에 떠밀려온 ‘오션탱고호’ … 시민들의 방제 손길 이어져

▲ 부산에 강풍경보와 풍랑경보가 내려진 17일 오전 영도구 절영해안산책로 앞 해안에 자동차운반선 오션탱고호(3천424t)가 강풍과 높은 파도에 좌초돼 떠밀려와있다. 이재찬 기자 chan@
▲ 부산에 강풍경보와 풍랑경보가 내려진 17일 오전 영도구 절영해안산책로 앞 해안에 자동차운반선 오션탱고호(3천424t)가 강풍과 높은 파도에 좌초돼 떠밀려와있다. 이재찬 기자 chan@

 

18일 오전 10시, 뛰어난 절경으로 올해 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에 선정된 절영해안산책로 옆 해변은 검은 기름띠로 뒤덮여 있었다.

하얀 방제복을 입은 공무원 수백 명이 도로를 따라 줄지어 이동하며 기름띠를 제거하고 있었지만 이도 한계를 드러냈다.

부직포로 바위를 닦아 내고 나면 파도에 달려온 기름띠가 연거푸 바위를 적셨다.
기름은 태종대와 인근 남항으로 번져 나간 것으로 추정돼 바다를 생계의 수단으로 여기는 해녀와 인근 어촌계는 시름에 빠졌다.

인근 어촌계는 “바다 생태계가 오염돼 다가오는 여름과 가을에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날 방제작업에 함께한 해녀들도 검은 바위를 보며 연신 눈시울을 적셨다.
절영로 해변 검게 뒤덮어
태종대·남항까지 확산 우려
추가 기름 유출 대비 초긴장
자갈치 등 오일펜스 설치

지난 17일 새벽 강풍으로 부산 영도 해안에서 좌초돼 상당량의 기름이 유출된 화물선(본보 18일 자 9면 보도)에서 추가로 기름이 유출될 위험성이 높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부산시는 17일 화물선 오션탱고 호(3천t급) 좌초 지점인 영도구 해안가에서 방제 작업을 벌인 데 이어 18일에도 추가로 영도대교와 부산대교 인근, 부산 서구 공동어시장과 중구 자갈치시장 앞바다, 부산 남구 감만시민부두 인근해상까지 오일펜스를 설치했다.

이는 배가 기울어진 상태라 남아 있는 기름 양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오션탱고호에는 자체 탱고 내 연료유 97t에, 경유 10t이 추가로 적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구청에도 비상이 걸렸다. 영도구청은 물론 해안으로 연결된 남구청과 서구청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즉각 투입 가능한 방제 인원을 대기시킨 채 바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에서도 해경 함정과 민간방제선 등 선박 21척을 동원해 사태 악화를 막고 있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18일 오후 2시부터 추가 기름 유출에 대비해 화물선 내 기름을 빼내려고 했지만 좌초 화물선이 점점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작업을 못했다.

3시간 후인 이날 오후 5시께에 겨우 육상에서 호스를 연결해 기름을 옮기고는 있다.

 

 

해경은 배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모두 뽑아낸 후 선사와 보험사 측에 오션탱고호 인양을 맡길 예정이다.

현재 정확한 기름 유출량이 집계되지 않아 보상액과 범위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해경 측은 “오션탱고호를 인양해 과실 여부를 수사한 뒤 보상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오션탱고호의 좌초와 관련해 선장의 과실 여부를 놓고 수사에 나섰다. 해경에 따르면 선박이 장기간 정박할 때 2개의 닻을 바다 밑바닥에 걸어 고정해야 함에도 오션탱고호는 1개의 닻으로만 고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경은 인근 배들과 2차 충돌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선장과 선원, 선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 오상권 서장은 “배에서 기름을 빼내는 작업을 끝낸 뒤, 오는 20일까지는 육상 방제작업을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소희 기자 sso@busan.com

 

지난 17일 강풍으로 부산 영도구 절영해안산책로 앞바다에 좌초된 오션탱고호에서 유출된 기름 방제 작업이 나흘째 이어진 가운데 유조선 등이 선박 안에 남아 있는 기름 회수작업을 하고 있다. 오션탱고호에 실려 있던 107t의 유류는 20일 현재 10t여를 남겨 놓고 대부분 회수됐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 17일 강풍으로 부산 영도구 절영해안산책로 앞바다에 좌초된 오션탱고호에서 유출된 기름 방제 작업이 나흘째 이어진 가운데 유조선 등이 선박 안에 남아 있는 기름 회수작업을 하고 있다. 오션탱고호에 실려 있던 107t의 유류는 20일 현재 10t여를 남겨 놓고 대부분 회수됐다. 정종회 기자 jjh@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당선자 합동 기자회견

여야 부산 정치권이 경쟁시대를 맞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부산 발전을 위한 선제 포문을 열었다.

 

지난 20여년 동안 부산에서 극소수의 국회의원만 배출돼 주로 ‘반대의 목소리’만 내던 제1야당이 5명 당선에 힘입어 구체적인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며 여당과 정책으로 경쟁하는 구도를 일찌감치 만들고 있다.

 

더민주 국회의원 당선인 5명은 25일 부산시의회 브리핑품에서 첫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약이행과 부산발전을 위한 ‘부산부활 추진본부’ 추진을 공식화했다.

 

더민주 김영춘(부산진갑), 박재호(남구을), 최인호(사하갑), 전재수(북강서갑), 김해영(연제구) 당선인은 이날 “4·13 총선은 위대한 부산시민들의 승리로, 부산 발전에 온몸으로 헌신하고 보답하겠다”며 “이를 위해 부산부활 추진본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 25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당선인 합동기자회견에서 5명의 당선인들이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로 큰절을 하고 있다. 김병집 기자 bjk@
▲ 25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당선인 합동기자회견에서 5명의 당선인들이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로 큰절을 하고 있다. 김병집 기자 bjk@

 

 

부산 당선인 5명 기자회견
‘부산부활 추진본부’ 공식화
민생 개선·좋은 일자리 등
공약 이행 5개 추진위 구성

 

“여당과 긴밀하게 협력
경제활성화 견인할 것”

 

부산부활 추진본부는 민생개선 추진위(위원장 전재수)와 좋은 일자리 추진위(김해영), 가덕신공항 유치 추진위(최인호), 경제자유구역 확대 추진위(박재호), 문화부산 추진위(배재정) 등 5개 추진위로 구성된다. 현 시당위원장인 김영춘 당선인을 제외한 4명의 당선인과 현역 국회의원이 각 추진위를 맡는 것이다.

 

민생개선 추진위는 이번 총선 때 여당과 차별화되는 공약으로 들고 나왔던 반값 전기료와 쓰레기 봉투값 및 유료 도로 이용료 인하, 국공립 유치원 확충 등 서민경제 살리기와 보육·교육문제를 집중적으로 챙기게 된다.

 

좋은 일자리 추진위는 일자리가 없어 고통받는 청·장년층의 일자리 확대와 노년층의 노후보장 등에 주력한다.

경제자유구역 확대 추진위는 부산의 중·장기 발전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경제자유구역 확대를 추진한다.

 

가덕신공항 유치 추진위는 국토부 장관 등을 면담해 가덕신공항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등 대정부 활동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최인호 위원장은 “국토부는 예정대로 입지발표를 6월말에 해야 한다”면서 “입지 발표를 연기하거나 용역결과에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부산시민의 저항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화부산 추진위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사태 등 부산의 분화발전과 현안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이날 더민주 당선인들은 BIFF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 방안으로 “김동호 전 집행위원장을 조직위원장으로 추대해 올해 영화제를 준비하자”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추진본부에는 또 원도심 재생추진단(단장 김비오·이재강)과 예산확보 지원단(이정환·정진우)도 꾸려져 이번 총선을 앞두고 약속한 공약들을 실현해 가기로 했다. 부산부활 추진본부 발대식은 다음달 3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더민주 부산시당 관계자는 “경제 활성화가 곧 부산 부활이기 때문에 상징성을 살려 부산상공회의소로 정했다”고 했다.

 

김영춘 당선인은 “시민의 뜻을 받들어 부산발전을 위해 새누리당 당선자들과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새누리당 당선자들과의 모임을 공식 제안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서병수 부산시장과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당선인이 25일 총선 이후 처음으로 부산시장실에서 만나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해영 박재호 당선인, 서병수 시장, 김영춘 최인호 전재수 당선인. 김병집 기자 bjk@
서병수 부산시장과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당선인이 25일 총선 이후 처음으로 부산시장실에서 만나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해영 박재호 당선인, 서병수 시장, 김영춘 최인호 전재수 당선인. 김병집 기자 bjk@

 

“따로 날 잡을 거 뭐 있습니까.

모이신 김에 시장실에서 차 한잔 하시죠.”

25일 오전 부산시청 시장실.

서병수 시장은 더민주 김영춘 부산시당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부산지역 더민주 총선 당선인 5명이 합동 기자회견을 한다는 보고를 받은 뒤였다.

 

더민주 시의회 기자회견 후
서 시장, 당선인 시장실 초대
신공항 유치 등 현안 논의

 

김영춘 위원장과 만나기로 약속을 한 서 시장은 측근들에게 “부산에 시급한 현안이 한둘이 아니고 야권이 정치적 동반자가 돼야 하는 지금, 한시라도 빨리 야권 당선인들을 만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얘기했다.

 

김영춘 위원장을 비롯해 더민주 최인호, 박재호, 전재수, 김해영 당선인은 서 시장과의 약속대로 이날 오후 2시 30분께 부산시청 시장실을 방문했다.

 

부산시의회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부활추진본부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직후다. 선출직 시장 시대로 접어든 이후 처음으로 부산지역 야당 정치인들이 집단으로 시장실을 방문한 것이다.

 

더민주 당선인들이 시장실로 들어오자 서 시장은 이젠 추억이 된 옛 선거 얘기를 꺼내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갔다 .

 

“최인호 당선인은 17대 총선 때 해운대·기장갑 선거구에서 나와 맞붙었는데 투표가 끝난 뒤 출구조사에서 나를 앞질러 가슴이 철렁한 적이 있었지요.” 서 시장의 이 말에 최 당선인은 “제가 출구조사에서만 3번 당선이 됐지요. 그대로만 됐다면 지금 3선입니다”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화제는 올해 부산지역 최대 현안인 신공항 문제로 옮겨갔다. 서 시장이 “신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한 것은 사실이다”며 “난 한번 얘기한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말하자 더민주 당선인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회동에 대해 서 시장이 야권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부산지역 현안을 함께 풀어가려는 스킨십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상윤 기자 nurumi@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개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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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부산 사하구의 관광 명물인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가 개장했다. 

낙조분수는 오는 10월 30일까지 운영되며 올해는 5개 장르의 416곡의 음악이 분수의 움직임에 맞춰 공연된다.

야간 음악분수 공연은 평일 오후 7시 30분~오후 8시 한 차례, 주말에는 오후 8시 30분~오후 9시 두 차례 실시된다.

하절기 휴가기간(7월 23일~8월 21일)에는 평일에 두 차례 공연이 열린다. 또 시민 사연에 맞는 음악분수쇼도 열린다. 사전에 낙조분수 홈페이지(www.fountain.saha.go.kr)에 사연 신청이 가능하다.

멀티미디어부 multi@

 

와, 장화에 꽃이!… 도심 수놓은 ‘헌 신발 화분’

26일 오후 5시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쥬디스태화 인근 지하도 입구. 헌 신발과 삽을 든 수상한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저 사람들은 대체 뭐 하는 거지?” 행인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들을 지켜봤다.

잠시 뒤 이들은 엉뚱하게도 신발에 흙을 채우고 꽃과 식물을 심더니, 이 희한한 화분을 지하도 계단에 놓고 총총히 사라졌다. “우와, 하이힐 화분 예쁘다!”, “야, 이거 아이디어 좋은데! 집에 가서 나도 해 볼까?” 시민들의 반응도 좋았다.

체르노빌 사고 30년 맞아
부산그린트러스트 수강생
서면 등서 ‘게릴라 가드닝’

이날 열린 이 기상천외한 행사의 이름은 ‘게릴라 가드닝’이다. ‘총 대신 꽃을 들고 싸운다’라는 모토 아래 방치된 땅이나 콘크리트 틈에 꽃과 식물 등을 심어 도시에 활력소를 불어 넣는 환경운동이다.

‘게릴라’라는 말처럼 해당 공간에 대한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들이 비밀스럽게 모여 버려진 공간을 가꾸고 흩어지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날 행사는 부산그린트러스트가 체르노빌 원전 사고 30년(26일)을 맞아 열었다. 이 단체가 진행 중인 ‘마을과 도시의 정원사’ 양성 프로그램 수강생 40여 명이 현장실습으로 부산도시철도 서면역과 범일역에서 게릴라 가드닝에 나선 것이다.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은 “체르노빌 사고가 남긴 비극과 재앙의 메시지를 시민들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평소 안 신는 신발도 재활용하고, 삭막한 도시에 새 생명을 심는 의미 있는 한 걸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헌 신발을 화분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자영 기자 2young@